길고양이와 많이 친해지면 음식이 없어도 졸졸 따라오는데, 덜 친해진 단계라거나 인간과의 친분에 관심이 없는 고양이는 맛없는 음식을 가져가면 실망해서 거리를 둔다.
그동안 맛있는 거 줬더니, 내가 아무 것도 없이 지나갈 때도 사진 속 저 '은둔의 위치'에서 냥냥거리며 뛰쳐나와서 당황하게 만들더니... 최근 몇 번 성에 안 차는 음식을 줬더니, 오늘은 맛있는 거 가져갔는데도 안 나온다.
애초에 인간의 따스한 체온에는 관심없는 고양이 같고, 먹을 것에만 반응하던 냥이였는데 그동안 내가 가져온 음식 수준에 실망했나보다. 늘 뛰쳐나오더니 오늘은 안 나오니 섭섭하네. 오늘은 양이 적긴 해도 소고기인데...
그래도 내가 이만큼 다가갔는데도 도망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다. 앞으로는 뭔가 냄새를 솔솔 풍기는 맛나는 거 아니고서야 이제 저 위치에서 다시 안 나올 수도 있겠다. '이젠 안 속아!' 이런 느낌??
돌아가던 길에 원래부터도 소고기 부위만 좋아하고 돼지고기/닭고기 류는 안 받아먹던 냥이를 마주쳐 그 냥이가 다 먹었다. 그래도 그 냥이를 만나 다행이네.
이 고양이와는 많이 친해졌지만, 이 고양이도 맛없는 거 가져가면 멀리 가버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먹을 거 없어도 나를 졸졸 따라온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