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인간 관계도 폭넓지 않지만
난 내 생일을 축하받는 것도 민망해해서 친구들에게 생일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가족들끼리 식사 자리를 갖거나 엄마가 괜히 신경 쓰신다고 미역국을 끓이거나 잡채(몇 년전부터 꼭 이것만)를 만드시는 것도 죄송해서, 몇년 전부터는 그냥 5-6만원 대의 호텔을 예약해 혼자 생일을 보내는 것이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생일이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메일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가입한 사이트에서 "XX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라며 야단스럽게 꾸민 메일들이 몇 통씩 도착해있곤 했다. 아주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일 당일에는 "XX동문님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가 날아오면, 내가 이 학교를 졸업했었구나..하는 것을 오랜 만에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시대가 바뀌어...
요즘은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앱, 특히 카페 브랜드 앱에서 "생일 기념 무료 아메리카노 쿠폰" , "생일 기념 3000원 커피 할인 쿠폰" 이 나도 모르는 새에 몇 개씩 쌓여있는 것을 보니,
아 이제 생일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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