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 있다.




일정 나이가 되니, 친구의 부친상, 모친상을 다녀와야 하는 일도 잦아지고
최근 한국에는 전염병이 엄청 돌고...(치사율은 낮지만)
언제나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것도 아니던 일상이 확확 바뀌는 순간...


이제 거의 봄에 이르러
막바지 겨울 세일 최종가(?)의 여름 원피스를 하나 샀다.
작년 여름 끝무렵에, 지나가듯 본 제품인데 반년이 지나면서 가격이 70% 이상 떨어졌더라.🤩

지금 방 한 켠에 조용히 걸려있는데, 아마 6월 정도 날씨가 될 때까지는 못 입을 듯한 여름 옷.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겨 저 옷이 그냥 남는다면, 저 옷이 참 슬퍼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은 사라지고, 한 번도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그냥 남겨질 옷.

사두고 한동안 못 입을 옷을 보니 괜시리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겨울에 여름 옷을 미리 사두고 나면 여름이 두근두근 기대가 됐었는데, 지금은 뭔가 희망이 없나보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혼자 남게 될 슬픈 흔적은 참 많지.

"Cuando alguien se va, él que se queda sufre más..."

<콜레라 시대의 사랑> ost 중에서 샤키라가 부른 노래 가사가 갑자기 생각났다.


여태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차례로 지나가는 전염병 많이 겪었는데, 소셜 미디어가 고도로 일상에 침투한 시대를 살아가는 2020년은 뭔가 전염병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더 큰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