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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후반부터 친분을 다지기 시작했던 동네 고양이가 2021년 들어 이젠 3마리까지 늘어났지만 
사실 처음으로 내 주의를 잡아끈 동네 고양이는 2013년 8월에 만난 이 고양이다.





대부분 남북방향으로 서 있는 우리 단지 아파트들 중에 유일하게 동서방향으로 서 있는 아파트 동 앞에서 마주친 턱시도냥.

당시 싸이월드에 계속 생각나는 고양이라고 글을 남겼었는데... 그러다가 잊고 있었다.

길냥이에게 뭔가를 주려면 길 건너 가서 동네방네 헤매다가
아파트 단지 안에 상주하는 고양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 2020년말 이후... 최근에는 자주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는데
아파트 맨뒷편 고양이 서식지로 가기 전, 사람을 너무 피하는 턱시도냥을 종종 보게 된다.

내가 지나가면 냥! 하고 소리는 한 번 내는데 부리나케 어디론가 숨는다. 먹이를 던져주는 것도 소용없다. 다른 애들은 다 그렇게 먹이주다가 친해졌는데...

길냥이의 수명은 길어야 2-3년이라고 해서 전혀 생각지 않다가...최근에 쟤가 설마 걔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13년에 약간 어린 고양이같았던 그 고양이?!?!




오늘 지나가는 길에 어두운 곳에 그 고양이가 역시나 은둔하고 있기에 한 번 사진을 찍어보았다. 얼굴의 삼각 흰 무늬나 앞발이 모두 하얀 것, 그리고 늘 마주치는 위치 등이 8년 전 그 고양이인가 싶다. (사실 대부분의 턱시도냥이 저렇게 코 주위로 하얀 삼각형 무늬를 갖고 있긴 하다) 

사람을 저렇게 피하면서 어떻게 8년을 산 거니?? 친구도 없이? 밥그릇이 하나 있는 걸로 봐선 누구인지 그 동에 마음이 통하는 주민이 몇 분 계신 듯 하기도 했지만.


그러다 문득 내 모습과도 겹쳤다.
나도 그 시간만큼이나 사람 안 마주치고 만날 사람만 만나며 살아왔지. 내 방으로 호닥닥 들어가면서. 애증으로 맨날 다투면서도 그래도 내 밥그릇도 잊지 않고 놓아주는 엄마가 계시고.

길냥이 답지 않게 예상보다는 깨끗한 털을 자랑하며 친구 몇 마리와 함께 다니는 단지 뒷편 애들과는 달리, 늘 혼자 있고 털이 부슬부슬 모양새가 예쁘지 않은 저 검정 고양이.

남들이 보는 내 모습도 그런 건 아닐지 걱정됐다.
그리고 무엇때문에 그렇게 사람을 열심히 피하는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살아남은 건, 사실상 인간의 보살핌 때문일 텐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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