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집안일은 빨래이고,
제일 싫어하는 것은 요리.
언젠가부터 저녁식사 준비가 내 몫이 되었는데
(얹혀사는데 당연한 거지만)
요리(라고 해봤자 밀키트 뜯어서 몇 분 볶고 끓이고 하는 게 최선이지만)의 모든 과정을 싫어하기 때문에, 아예 집에서 하는 식사에 대한 식욕을 모두 잃었다. 밥 먹는 행위 자체에 행복이 하나도 없다.
생전 한번도 살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음식 장만하는 자의 괴로움을 모르는 언니의 반찬 투정과 음식 맛 지적까지...😔
설거지도 너무 싫고.
그래서 그냥 밥 먹는 게 괴로움이 되었다.
어쩔 땐 눈을 뜨자마자 밥 준비 생각에 괴롭다.
반찬이 많이 만들어야 제대로 식사가 되고, 덩달아 설거지 그릇까지 많이 나오는 한식은 아예 정이 떨어져 요즘 웬만한 한식은 땡기지도 않는다. 외국에 잠깐 살아본 결과 국물있는 음식을 그리워한다는 걸 깨닫고 역시 한국인이구나 싶긴 했지만 그것도 샤브샤브나 우동을 좀 더 그리워했다.
이걸 평생 해오신 한국의 어머니들은 대단하다. "여자들" 일이라고 누구 하나 부엌일 도와주지 않는 환경 속에서.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