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친구를 만나서 인생 푸념을 좀 했는데,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너무 내 얘기만 떠들었다. 다음엔 네 얘기도 좀 들어야 하니 곧 만나자.'라는 식의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아냐. 또 어딜 가서 ㅇㅇㅇ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니. 무사히 들어가고 다음에 곧 만나'라는 식의 답이 돌아왔다. 그래, 솔직히 남의 인생 얘기 듣는 거 고역일 수 있는데 내 얘긴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았나보다. 그 경험이 좀 특이하긴 하지. 말이라도 저렇게 해주니 너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뭔가 다른 사항을 확인할 게 있어서 그 메시지 창을 다시 열어 보니 ... 놀랍게도 그 문자는 "지금 아니면 언제 또 ㅇㅇㅇ 이야기를 '하겠니' 그동안 고생 많았어"라는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었다. 😲😳
인간은 늘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왜곡해서 사실을 본다는 것은 알지만, 이 정도까지 내가 아전인수를 하고 있는 줄을 몰랐다. 어떻게 글자가 그렇게 다르게 읽혔지?? 아마도 내 친구는 '얘가 이걸 어딘가에 가선 풀어야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내 얘기를 참을성있게 들어준 것이었다. 내가 보고싶은 내맘대로 본 것처럼 '어딜 가서 이런 독특한 얘기를 들을까'라는 마음에서 들은 것이 아니었다. 🙇♀️
참 신기하다.
이렇게 메시지 내용을 다르게 읽은 것을, 이번에는 발견했지만
뒤늦게라도 발견하지 못한 채로 내맘대로 해석하고 넘어간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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