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해오던 반고흐 물컵 세트가 있는데
소중하게 생각한 것 치고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집 내부에 있다는 것은 안다)
2007년경 백화점 사은품으로 받은 것인데
2007년에 내가 외국으로 떠나면서 나의 모든 물건들은 베란다행이 됐고, 그뒤로 집이 두 번 이사하면서 어디론가 계속 옮겨지기만 했다.
15년만인 작년, 벽장 청소를 하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그 컵들.
사실 15년 전에는, 몇 년이 지나면 내가 내 살림을 꾸리고 이 컵을 잘 쓰게 될 줄 알았는데..여전히 얹혀 사는지라 '나만 쓰는 컵'이 될 수 없어서, 한 번씩만 써보고 다시 내 방에 고이 모셔놨다.
컵에는 반고흐 그림 4개가 인쇄되어 있는데 어떤 컵을 먼저 쓸까 생각하다가 그림이 그려진 연도를 최대한 조사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 4작품 중 가장 먼저 그려진 것으로 조사된 그림이 바로 이 그림이다.
해바라기, 1888년 8월.
해바라기에도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 꽃의 위치와 서명의 위치까지 하나 하나 대조해보고, 영국 Natioanl gallery에 있는 작품과 가장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제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제작된 미드를 보다가, 반고흐 뮤지엄이 나오는 장면을 보니...
내가 가진 컵의 그림은 반고흐 미술관의 해바라기보다는 내셔널 갤러리의 해바라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꽃의 모양이나 서명의 위치 등등을 비교해 볼 때.
반고흐 미술관의 해바라기는 1889년 1월 작품.
그냥, 그랬다구...
영국 프랑스 미국의 미술관이 영화나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는 것은 많이 봤어도 네덜란드 미술관이 나오는 것은 거의 처음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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