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후로 안 보여서 먼길 떠났구나.. 싶었던 은둔냥이가 그 자리에 다시 나타났다.
냐앙 냐앙 냐앙
예전에 내가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도 집을 좀 비운 다음에 다시 만나니 계속 오래오래 냥냥거렸었는데
이 고양이도 계속 오래 오래 말을 건다.
내가 집 방향으로 가려고 해도 냐앙냐앙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이 계속 울어서 자리를 떠날 수가 없다.
오랜만에 만났다는 걸 얘도 아는 것 같다.
우연히 마주쳤기에 줄 게 없어서
집에 다시 들어갔다가 불린 북어포를 갖다줬지만 잘 먹지는 않는다. 유난히 소고기를 좋아하던 냥이.
마지막 만났을 때, 소고기의 기름진 부분을 많이 줬던 터라 그동안 죄책감이 있었다. 기름진 음식이 고양이의 췌장에 안 좋다고 하던데... 그날 그렇게 냥이가 유독 욕심내서 먹던 기름 부위 때문에 병을 얻어 죽은 건 아닐까 하고ㅡㅡㅡ
그런데 다시 나타나니 안심이 된다. 그리고 여전히 자기가 안 좋아하는 건 골라먹을 줄 아는 걸 보니 배가 많이 고프진 않나보다.
지난 3개월간 이 고양이가 늘 있던 자리를 지나갈 때마다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서 허전했었는데,
그래도 그 자리에 동네 사람들이 준 밥그릇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탓에 '살아있는 거 아닐까?' 했었다.
정말 살아있었구나.
날이 더워서 물을 줬더니 잘 마신다.
누군가 잠시 데려갔다거나, 어디가 아파서 좋은 분들이 치료하러 입원시켰나 하기에는 ...
행색은 더 초라해졌다. 대체 그동안은 어디 갔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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