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은 소식은...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만나자마자 유난히 다리에 몸을 부벼대며 사람을 잘 따르는 길냥이가 있었다. 




덩치도 제일 큰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다른 고양이에게 맞고 살았다. 그 모습이 좀 짠했는데... 작년 10월에 갑자기 말을 거신 동네 아줌마께서 "검은 고양이는 동물보호소에서 데려갔다나 그렇대요" 라고 하셨다. 

다른 고양이한테 맞고 다니고 기를 못펴서 그랬나?? 이제 우리 아파트를 떠난 걸 알고 나니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다른 길냥이는 오래 같이 놀다보니 얘들도 내가 싫어하는 건 점점 안 하는 눈치가 있다는 걸 알겠는데(점점 발톱에 긁히는 횟수가 줄었다), 이 검정 얼룩 냥이는 그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흙이 묻은 몸을 계속 다리에 비비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윽..내 바지에도 묻었어.... 그래서 나도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아파트 여기저기에 붙은 전단지를 보았다.





처음엔 그 고양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 우리 아파트를 배회할 고양이라면 내가 알던 고양이 아닐까 해서 예전에 찍어둔 얼굴 사진과 비교해봤다.




(내가 보는 방향에서) 왼쪽 눈을 덮은 얼룩, 오른쪽 눈 꼬리에서 이어진 검정 털... 어머, 그 아이잖아.

수술로 인해 한쪽 다리가 없다고?
ㅜㅜ
그래서 누군가 데려갔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많이 다쳐서...

오랜만에 듣게 된 소식이 이런 소식이라니.
한쪽 다리가 없으면 거동도 불편할 텐데 어디서 살다가 뛰쳐나온 거니...

처음부터 사람을 너무 잘 따르고 들러붙어서, 애초에 사람과 살던 고양이이고 다시 입양되고 싶어서 이렇게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안락한 거처에서 왜 또 나온 건지. 내 예상과 다르게 길 위의 삶이 더 편했던 건지...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