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왕은 나야.



작년 봄에 우리 아파트 바로 다음 블럭이지만 자주 다니지는 않는 길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고양이 두 마리가 반갑게(?) 다가왔다.

두 마리의 무늬가 우리 아파트에서 자주 보는 그 조합이라서, "아니 너네들 여기까지도 너네 구역인 거야? 그런데 너네 둘은 아파트 안에선 서로 같이 안 있잖아? 때리고, 피해다니고?"

처음 보는 사이에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서 내가 알던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다른 무늬였다.




제일 나를 잘 따르던 그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얼굴도 다르고 꼬리가 주는 느낌이 특히 달랐다.

'다른 애들이구나.. 너무 닮았네. 혹시나 우리 아파트 고양이의 형제인가?!? 그런데 너네는 나 왜 아는 척 하는 거야?'



1년이 지나고, 오랜만에 아파트 다음 블럭 골목길을 걸었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숲길이 나온다.

그 길을 돌아나오던 중에 길 한가운데 함초롬히 앉아있는 처음 보는 고양이도 있었고, 인간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그 고양이를 동네 꼬마가 쓰다듬어 주고 가는 것도 봤다. 평소에 아는 사이인 듯 했다.






길의 끝이 등산로인, 막다른 골목이라 차량 왕래가 드물어서 그런지 길냥이가 도로 한가운데 앉아있는 것도 보게 되네. 그리고 처음 보는 인간이 지나가도 호닥닥 피하지도 않은 채 사진도 찍혀주고.


그 골목에서 다른 아파트 앞을 지나는데, 대문 안에 고양이 한 마리가 위풍당당하게 앉아 있다.





어머, 안녕 반가워. 너도 이 구역을 접수했나보구나.




집에 와서 사진을 확대해 보니 표정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 "고양이의 보은"에라도 출연한 고양이같다. 🐈
그런데 얼굴 무늬를 자세히 보니 작년 봄에 본 그 고양이같다?!?! 
특히 안경테라도 있는 듯한 눈 주의의 무늬가?!? 


여전히 작년에 보이던 그 골목 근처에 있는 걸 보니, 진짜 고양이는 구역 동물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덩치는 더 커진 듯하다.
작년에 봤을 때는 청년 고양이였던 걸까?




작년에는 앉으면 다리가 이렇게 짧았는데??
어린 고양이라서 인간에게 경계가 덜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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