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행이란 건...






마음에 담고 싶은 풍경을 보자마자 찰칵찰칵 찍어 와서
휴대폰 배경 화면으로 설정해놓고
그 시간을 다시 되돌려보는 행위가 이제는 "여행"의 의미가 된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도착 후 호텔 방 사진 딱 한 장 찍어보고 카메라를 내려놨던 16년 전 홍콩 여행과는 달리
이제는 내가 찍어 둔 수백장의 사진 각각의 위치까지 그대로 기록으로 남는다.





대강 대충 여정만 기억나는 16년 전 여행과는 다르게, 이번 여행은 어느 시간에 내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조차 정확히 남겨져 있다.

사진이 없어도, 
16년 전 홍콩섬으로 공항철도를 타고 온 뒤 계속 실내에 있었으니 무덤덤하다가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밖으로 나가 도시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우와앙, 여기는 미래 도시?' 했던 마음만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이젠 그 "무료 셔틀버스" 도 노선이 달라졌을 테니 내가 그렇게 놀랐던 그 지점이 어디인지도 알아낼 수 없다. 이번 여행같았으면 우와앙 하면서 동시에 한 장 📸 찍어서, 나중에라도 그 위치가 어디인지 자연스레 알아 냈겠지만.

그래도 
그 여행도 이 여행도
그냥 머리속 흐린 장면만 남은 여행도, 모든 기억의 증거가 남은 여행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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