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숙박 시 주는 작은 토일레트리들 가져와서
다음 여행 때 쓰거나 집에서 쓰는 걸 좋아했었는데,
2020년대 들어서 거의 모든 나라/호텔 체인들에서 환경을 위해 1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들어갔다.
요즘은 대부분 대형 디스펜서에 담긴 것을 짜서 써야 하는데 2023년에도 의외로 자그마한 토일레트리를 놓아 둔 호텔을 몇몇 있기는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진짜 보기 힘들게 될 듯.
이제는 아마 구시대의 유물이 될 듯한, 마지막 호텔 토일레트리 라서 사진을 남겨 봄.
2023년 7월 중국 션전 인디고 호텔.
이 호텔에서 원래 제공하는 기본 토일레트리 제품은 상하이탕이라는 홍콩 브랜드이고 모두 디스펜서에 들어있었는데, 내가 한 등급 높은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그런가... 욕조 옆에 작은 토일레트리들이 오종종 놓여있었다. 반가워서 다 가져옴. 😊
어떤 유명 브랜드라도 호텔 어메니티는 어차피 중국 공장 대량 생산이기에 품질에 대한 큰 기대는 없이 '새로운 향기'를 써 보는 것에 의미를 뒀었는데, 다양한 브랜드를 택해 왔던 특급 호텔에서도 대형 용기를 생산하는 몇몇 브랜드로 통일되는 경향(바이레도, 딥티크 등으로 몇몇 브랜드만 남음)이 생겨서 그게 좀 아쉽다.
처음 보는 브랜드인 밀러 해리스는 런던을 베이스로 하는 향수 브랜드인데, bath&body 제품도 만드나 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렇게 작은 제품을 다시 볼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 게다가 같은 향 바디 워시 정품 용량은 2차 판매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샴푸가 품질이 좋아서 정품은 어떤지 더 궁금하지만 단종된 라인인지 인터넷 등에서 전혀 찾을 수 없는 귀한(?) 샘플이었다. 이런 류는 아껴써봤자 소용없고 2년 지나면 품질이 완전 저하되고, 다시 구할 수가 없는 아쉬운 제품.🥺
이렇게 호텔에 갈 때마다 잘 모르던 브랜드를 만나서 조금씩 써 보는 재미도 있었기에 아쉽지만, 저런 작은 플라스틱 용기가 수없이 버려지는 걸 생각하면 환경을 위해 참아야겠지.
2023년 11월 호텔 신라.
국내 5성급 호텔도 대부분 대형 디스펜서로 토일레트리 공급을 교체했지만 ... (사실 입구 부분이 제대로 잠겨 있지 않으면 누군가가 다른 제품을 주입할 가능성이라든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커다란 용기의 오염 누적 때문에 디스펜서를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 최고 호텔 자리를 다투는 호텔 신라는 작년 말까지도 소형 토일레트리 제공. 올해는 어떤지 모르겠다.
언니가 5년 근속 포상 여행이 나올 때마다 제주 롯데에 2번 갔었는데, 작년에는 제주에 안 가고 서울 신라에 머물렀다. 제주 롯데도 몰튼 브라운 토일레트리를 주기 때문에 몇 번 써본 제품이라 신선함은 떨어졌고, 명성(??)에 비해 품질이 딱히 인상적이진 않아서 그리 선호하지는 않았던 브랜드.
제주 롯데와 샴푸-컨디셔너는 라인이 같고, 바디 쪽은 다른 향기의 라인을 제공하는데 호텔 신라에서 주는 이 바디 로션이 잔향이 더 마음에 들어 바디 제품만 한 개씩 더 요청해서 가지고 왔다. 2박 3일 일정이기도 했고.
그리고 최근에 어떤 잡지에서 같은 라인 샤워젤 / 바디 로션 100ml을 부록으로 주기에 구입하기도 했음. 🧴
이제 힐튼과 제휴를 종료한 아난티 부산에서는 모든 제품을 비누 형태로 만들어 제공했는데, 이것도 좋았다.
여기서 샴푸 바를 써보고 생각보다 거품도 잘 나고 사용이 편리해서, 최근에는 '동구밭'이라는 회사의 샴푸 바만 쓰고 있다. 뭔가 탈모가 덜 일어나는 느낌.👶
참... 그리고 이런 기억도 있다.
2022년에 파리에 갔을 때, 청소 인력이 너무 딸려서 저녁이 되어서야 배정 받은 방 냉장고에 아마도 남이 넣어둔(?) 캔이 남아있어서 '어휴, 이거 치울 시간도 없었나봐.' 한 적이 있다. (파리의 3성 호텔엔 원래 냉장고가 없고, 4성 호텔은 3곳 갔는데 다 냉장고가 다 비워져 있었음.)
그래서 안 건드리고 내가 수퍼마켓에서 구입한 물을 마시며 1박을 했는데...
그런데 몇 달 뒤에 알고 보니 이게 호텔에서 제공하는 물이었다.
No plastic water 이런 거.
캔 = 맥주이거나 탄산 음료일 것이고, 물은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을 거라는 선입견으로 냉장고를 열어서 캔을 살펴 보지도 않은 내가 우스워짐.
플라스틱보다는 캔 제품이 환경을 덜 오염시키나 보다. 저기에 넣어서 주는 걸 보면.
다른 4성 호텔에선 물 속에 뭔가가 둥둥 떠다니는😖 재활용된 유리병에 든 물을 줬었다.
다들 이렇게 환경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요즘 지구의 날씨는 심상치 않다.
내가 몇 살까지 4계절을 제대로 겪어가며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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