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큰돈을 벌어보질 않아서 좀 궁상맞게 사는 면이 있다. 과시형 인스타그램도 아니고, 비교적 솔직하게 쓰는 블로그인데도 여기에도 차마 쓸 수 없는 '돈 아끼려고 하려다가' 부가적으로 발생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돈 아낀다고 그 노력을 하느니 돈을 더 벌기 위해 노력해봐" 라고 충고해 줄 사람들이 널렸기 때문에 궁상맞은 이야기는 남에게 안 하는 게 좋기도 하다.
오래 된 음식 버리기를 아까워 하셔서, 아무리 말려도 그게 늘 입으로 들어가는 엄마를 보면, 이 궁상맞음이 유전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나마 나는 소화 기관이 약해서 오래 된 음식을 먹지는 않는다. 미련없이 버린다.
난 기본적으로는 추억을 너무 중시하고 과거에 사는 사람이라 물건을 못 버리기도 하지만, 음식을 포함 몇몇 물건들은 잘 버리는 편인데, 이게 스리랑카 생활 때부터 시작됐다는 생각을 한다.
물가가 싸고, 나에게 충분한 생활비가 제공되던 시절..그래서 '에이 또 사지 뭐'하고 물건 팍팍 버리고 소비하던 시절.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적게 벌고 적게 쓰자' 는 내 인생 한켠에 그나마 물가 저렴한 중국/스리랑카 생활이 없었더라면, 구제 불능의 물건들도 다 끌어안고 못 버리는 습관이 더 악화(?)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아직도 내 방 벽장과 내 침대 밑엔 쓸데없는 것들도 많지만
'에잇, 다시 사면 되지' 하고 그냥 확 버리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올려 준 것은 스리랑카에서의 생활이 바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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