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거지



우물쭈물거리다가 모든 교통 수단 예약을 다 놓치고, 큰 목적도 없이 파리 체류가 하루 늘어나면서 좀 무기력한 느낌이 들기도 했던 파리의 마지막 금요일. 빠릿빠릿 움직였으면 금요일 밤에는 이미 암스테르담에 와 있어야 했어.😈

그 다음날인 토요일, 살짝 안좋은 컨디션으로 암스테르담 남부 호스텔에 저녁에 도착했고
잠을 많이 자서 기력을 회복하고 나온 일요일 오전, 암스테르담 중앙역까지 지하철 타고 온 뒤 지상으로 나온 순간...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에, 바로 이거지 싶었다.
금요일에 파리에서 우물쭈물 시간 안 보내고 곧바로 왔으면 다음날 토요일은 내내 흐린 날씨였어서 회색 하늘의 암스테르담을 관광했을 것이었다. 





토요일 저녁 6시 반 암스테르담 도착할 때쯤 ↗️유트레흐트 근처 하늘 색깔은 이랬었거든.

파리에서 하루 뭉갠(?) 덕분에 햇빛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반짝 반짝 물이 흐르는 운하 구경. 암스테르담 시내에 대한 인상이 달라짐.

이 도시에 살아간다면 또 어떤 느낌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관광하고 지나쳐 가기에는 꽤나 예쁘고 돌아다니기 편리한 도시. 물론 물가는 무지 비쌈. 😅
운하 여기저기에 붙어 서서 사진 찍고 있는 사람이 파리보다 더 많아서, 파리보다 더 관광도시로 느껴질 정도. 파리는 그냥 생활인들이 더 많은 도시 느낌? 아마도 암스테르담은 시내 중심이 더 작아서 여행객들이 좁은 데에 집중적으로 뭉쳐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반고흐 뮤지엄이나 안네의 집이 가장 유명하지만, 얼렁뚱땅 급하게 온 도시라 예약제로 입장한다는 그곳들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시간을 알아보지도 않았다. 언젠가 다음을 기약하며 위치만 알아 놓음. 파리 같은 경우에도 2014년에 갑작스레 2박 3일 방문해서 스쳐 지나갈 수 밖에 없었던 곳들이, 10년 뒤엔 익숙한 장소들로 바뀌었던 것처럼. 

시내는 그리 크지 않아 둘러볼 곳은 한정적이고, 이미 많이 걸었고 아직 저녁 비행기 시간은 남았고...
비어있는 벤치가 하나 있어서 멍 하니 앉아 있는데, 영어로 설명하는 가이드가 딸린 단체 관광객 무리들이 근처로 왔다.

확성기를 쓰는 가이드가 하는 말이 내가 앉은 곳까지 들리는데 "세계에서 가장 좁은 집"이 여기에 있다고?? 

그들이 떠난 뒤 고개를 돌려 보니 진짜 폭이 좁은, 창문 한 칸 밖에 없는 집이 하나 있다.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었는데 가이드 덕분에 정보를 알아 가네. 사진이나 남겨 둬야지.





내가 사진을 찍던 순간에 문이 열리고 그 집에서 하늘색 가방을 든 집주인(?)이 나오심. ㅎㅎ 순간 포착.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려 드림. 

재미있는 우연의 연속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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