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보편적으로 보급되기 전, 각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원하는 통화자를 바꿔달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중 엄마 친구 한 분.
내가 "엄마 지금 집에 안 계신대요." 해도 나를 붙들고 몇분씩 통화를 하곤 하셨다.
"니가 xxx과 다니지? 내 조카도 xxx과 졸업했는데 걔는..."
내가 왜 엄마 친구의 조카의 생활까지도 전화로 듣고 있어야 하는지 몰랐지만, 아무튼 그분은 그랬다. 🤗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분은 여전히 말 많기로 유명. 원체 형제자매가 많은 집에서 태어나셔서 그 친척들 일대기만 들어도 시간이 한참 지나간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나와 내 친구의 나이가 이제 그 "아줌마"들의 나이로 근접해가고 있는 요즘, 내 친구들이 너도나도 말이 엄청 많아진 것을 본다. 그들의 말에 끼어들 틈이 없다.
다들 '내 경험과 내가 아는 것'이 너무 많아져 그것을 꺼내놓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와중에 내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다. 나도 상대방 말을 안 듣고 대화를 끊어서 내 얘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어서.
누군가 다른 사람도 나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쟤는 온통 자기 얘기 뿐이네"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나도 아줌마가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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