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에 중국에서 한국 꼬맹이들한테 영어 가르치던 시절, 미국으로 휴가를 갔다가 교포 지인을 만남.
내가 "한국 사람은 여유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가 한국어가 짧은 그로부터 "여유가 뭐야?"라는 질문이 돌아옴. 🧐 영어 단어로 옮겨서 설명 못 함.
그때 '어디 가서 영어 선생님 하고 다닐 수 있나?'라는 자괴감도 느꼈었는데...
오늘 유튜브를 열었다가 shorts 소개 썸네일 목격. 영상을 재생해 보니 '여유'에는 복합적인 개념이 들어가 있어서 한 단어로 옮기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 한국어 - 영어 능통해져도 "여유"를 쉽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거였군. 나는 능통하지도 않으니 설명 못해도 어쩔 수 없지. 게다가 저 사람이 한국어에만 있는 단어 예시로 첫번째로 떠올린 게 저거였다.
餘裕는 한자로 된 단어인데, 예전에는 이 단어가 중국어에 없다고 생각해왔다. 나도 굉장히 '한국적'인 단어로 보고 있었던 것. 그런데 오늘 찾아보니 거의 같은 뜻을 갖고 있네. 일본어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이고.
이러고 보면 '여유'는 굳이 한국어의 특성 - '한국어에만 있는 단어' 예시가 아닐 수 있겠다. 한자문화권에는 모두 있는 단어라서.
여유-보다는 저 영상 속에서 "여유로운 모습" 영어로 옮겨 봐요 ... 하다가 저 사람이 "모습"도 쉽게 옮기기 어려운 단어...라고 하던데, "모습"이 더 "한국적"인 단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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