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로맨스 위주 중국 드라마 집중해서 못 보겠는데
우리 엄마는 잘 보심.
엄마 옆에서 초반만 보다가 나는 탈주하는데, 대부분의 드라마가 위에 나온 구조를 벗어나지 않음. 부모 사별 혹은 부모 학대 등등 사연 많은 주인공들끼리의 쌍방 "구원"
그놈의 구원 구원... 누가 누굴 구해줘?
저렇게 상처 많고 무뚝뚝한 사람을 지켜준다며 평생 옆을 맴도는 게 가능해?
작가들은 저런 스토리 지겹지도 않나?
꼭 부모님이 안 계셔야만 연애가 절절해짐? 🤷♀️
하지만 항상 머리 속에서 이야기를 쓰고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혼자 엉뚱한 관계를 상상하는 나도...결국은 누군가에게 구원받기를 원하고 누군가를 구원하는 상상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 자신이 하는 "짓"은 망각하기 쉽다. 남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할 때.
내가 스리랑카에 두고 온 우리 고양이.
1년 밖에 안 남은 체류 시간 때문에 생명체를 집에 데려오는 일은 피하려고 했지만, 그전 1년간 집에서 쥐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 (플라스틱 갉아먹는 쥐, 쥐약 먹고 피흘리며 돌아다니는 쥐, 변기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쥐... 정말 별별 구경을 다함 🤧) 어쩔 수 없이 친구 집에서 태어난 4마리 중 가장 활발한 한 마리를 데려왔다. 태어난 지 3-4개월 사이 아기냥이 우리집에 와서 앙냥거린 것만으로 그 첫날 모든 쥐가 사라졌다. 정말 신기.
파견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한국에 데려오는 과정도 힘들 것이고 어차피 우리집 가족 모두가 나빼고 동물에 질색하는 사람들이라 한국 집에서 키울 수도 없고... 스리랑칸 제자 집에 눈물을 머금고 고양이를 두고 왔다. 내가 사먹이던 사료 한 봉지와 일정 금액을 주고 왔지만, 현지인에게는 너무 비싼 편이라 잘 먹고 잘 지냈을지 모르겠다. ㅜ 소식을 전해주겠다던 제자도 소식을 잘 전해주지 않고...나중에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옆집으로 자연스레 내 고양이가 스스로 옮겨갔다는 말만 전해줬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파양하거나 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비난을 하지만, 어느 순간 나도 그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양이는 사람 기억 잘 안 한다는 말도 있지만, 4년 만에 만났는데 날 반가워하는 것 같던 친구네 고양이를 본 적이 있다. 그 전에 열흘간 친구집에서 같이 방을 썼어서.
어떤 이유였던 간에 나도 결국 내 고양이의 삶에 충격을 줬고, 내 고양이를 버리고 온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내 모습은 보지 않고 내가 한 짓은 잊어버리고
남의 삶에 참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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