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학생 편지)
"선생님...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나)
"크헉...이 노래 괜히 가르쳐줬다."

이런저런 사연 끝에 1학년 학생들에게 김광진의 "편지"라는 노래 가사를 가르치게 되었다. 미래 시제도 아직 안 배운 1학년에게 "돌아서겠소"같은 가사를 가르치기란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정식으로 가르치는 마지막 시간이기에,
사실 내가 저 가사와 멜로디를 참 좋아하기에,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현지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싱할러로 가사를 번역해서 겨우겨우 가르쳤다.

저번 시간에 이 노래를 가르치면서, 어쩔 수 없이 다음 시간이 마지막 수업임을 미리 말해줬는데,
오늘 와 보니, 학생들이 내 키만한 선물 상자를 준비해놨다.




한 스님 학생은 스피치도 준비해 놓았고,
아이들의 "편지"에는 뭉클한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노래 가사를 그대로 받아적은 거였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
((스님으로부터 받은 편지))


하지만
어쨌든 학생들에게 "진정 그대들이 있어서 내가 랑카 생활을 견디었다"는 사실 만큼은 정말로 말해주고 싶었다.
"오야 인너 니사, 마떠 아마루 다워스 혼딘 가떠꺼란너 뿔루왕"
약간은 목이 멜 뻔 했던 뭉클한 순간...

학생들이 연예인 사진 찍듯,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 찍고...
아... 내 사진기 가져갔을 것을...

"사랑한 학생들...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