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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거

 


스리랑카에 살기 전에 스리랑카 문자 - සිංසල싱할러를 배우고 가서 조금 읽고 쓸 줄은 알았지만 사실 2년 살면서 말을 할 일은 많지 않았다. 

영국 식민지를 거친 곳이라 영어도 잘 통했고 (현지인들 영어 자부심 강하다), 한국어 교사였으니 학생들이랑은 한국어 하면 되고, 날 도와줄 학생도 많고.

그나마 썼던 것은 숫자인데 (교통 수단 흥정에 필요) 귀국 후 정말 다 까먹었다. 


귀국한 지 한참이 지났지만, 그뒤로 이상하게 외국 여행을 갔다가 말문이 막혀 단어가 안 떠오르면 머리 속에 스리랑카 단어 몇 개가 먼저 맴돌곤 했다. 물론 실제로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특히 메떠닝 මෙතනින් 같은 거. 정작 스리랑카 살 때는 내 입 밖으로 한 번도 안 내본 단어인데. 🤷‍♀️

මෙතනින්은 여기에서 여기서..뭐 그런 의미인데 랑카에선 here면 통하니까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의미의 단어를 말해야 될 때 이상하게 메떠닝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다. 웃겨. 내가 스리랑카 말을 잘 구사했던 것도 아니고, 거기선 아무도 못 알아들을 텐데. 실제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단어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외국땅에서 갑자기 떠오른다는 게 진짜 이상함.

그나마 랑카에서 실제로 좀 썼던 것 중에는 පුලුවන්ද?가 있는데, 할 수 있어요? 이거 돼요? 이런 의미인데, 이 문장 역시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나라에서 이런 문장을 써야 할 경우에 뜬금 머리 속에서 먼저 튀어나올 때가 있었다.   

그 외에도 몇 개 더 있는데 (외국에서 어떤 단어를 말해야 되는데 이상하게 먼저 머리 속에서 치고 나오던 싱할러 단어) 지금은 안 떠오르지만 나중에 생각나면 추가해야지. 가끔 어느 나라에서나 "너 우리나라 말 할 줄 알아?"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머리 속에서 "조금 할 줄 알아"라고 대답하기 위해 항상 චුඩ්ඩක් (스리랑카어로 "조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웃기다. 이것은 아마 실제로 스리랑카에서도 내가 많이 썼던 말이기 때문일 듯도 하다. 항상 "조금 할 줄 알아"라고 대답했으니까. ඔක්කොම가 "모두, 다" 라는 뜻인데, 귀국한지 얼마 안 됐을 때 한국에서도 '이거 다 주세요' 이런 거 말할 때 ඔක්කොම를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래 전에 nate 검색 엔진에서 "시맨틱 검색" 이란 걸 도입한 적이 있었다. 단어 하나 입력하면 그 단어의 정의 & 뭐뭐 & 뭐뭐뭐 를 차례로 보여주는 형식이었는데, 그렇게 정교하지는 않아서 어떤 단어 다음에 "은/는"이 들어가면 그 다음 문장이 그 단어의 정의인 걸로 나오곤 했다. 즉 "한국어 대한민국의 공용어이다." 이런 식으로 정의를 설명하는 문장에는 "는"이 포함된다는 점을 이용하는 듯하다.

그런데... 한동안 네이트 검색에 "싱할러"를 입력하면 내 싸이월드 블로그의 한 문장이 "싱할러"의 정의라고 첫번째로 나왔었다. 😄





싱할러의 정의 -> 싱할러 진정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죠.

ㅋㅋㅋ 나? 싱할러의 정의를 내려버린 사람.

스리랑카에서 수술 받았을 때 마취에서 깨어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이 "වේලාව කීයද?" 스리랑카어였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싱할러의 정의'로 검색에 걸려나올 줄이야... 


싱할러는 진정 내 마음 속에 있었나보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정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죠"는 한동안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였다. 철지난 시대상도 반영하고 있네. 😁





Kalutara






 


당시엔 아무 생각없이 찍었지만
나중에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사진.


바다가 보고싶다.


 

동거 생물



열대지방에서 살 기회가 생기면
처음엔 깜짝 깜짝 놀래키는 동거 생물





그러나 조금 더 오래 살다 보면
얘들이 가장 귀여운 동거생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한국보다 다 커서 징그러운 다른 생물체들에 비해서.



발가락(?) 귀엽죠?



지금 나 찍고 있는 거예욧?








동거 생물들




2008.03.08 17:55 






내 침실에 저녁 때쯤 한두 마리 나타나는 gecko들이 세 마리나 나와서 사진 찍어봄^^

찬조출연으로 우측 상단 거미줄과 거미까지...

댓글6

  1. 전ㅎㅇ
    아하하 그래두 작은 도마뱀은 귀여운 거 같아요 ㅋㅋ
    2008.03.08 19:35 

  2. 귀여워서 봐주는 거지...ㅎ
    2008.03.10 15:53 
  3. ㅎㅅㅎ
    아진쫘ㅋㅋㅋㅋㅋ
    2008.03.11 09:07 
  4. ㅅㅎ진
    오 이게 미국에서 가이코라는 보험회사 선전할때 나오는 생물이구나!
    2008.03.18 00:26 
  5. ㅇㅁㅅ
    아우~~~미야야~ 저런걸 귀엽게 봐주다니^^;;;;ㅋㅋ
    2008.03.21 00:31 
  6. kdj
    ㅎㅎㅎ 그거는잡아서 못 먹는건가?
    2008.04.16 19:01 






떠오르는....?






엘르 2020 3월호





개인적으로 스리랑카가 떠오르길 기대하지 않는다.
나만 알고 싶은 섬...?? 
이런 걸 '홍대병' 걸렸다고 하던데.
홍대에서 음악하는 밴드 중에 '나만 알고 싶은 밴드' 이런 것에 기인한 것인지....


위 소개글에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발 닿는 곳마다 웅장한 불교 건축물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불상은 눈에 자주 띄는 편이지만 웅장한 건축물?!?!

수도 콜롬보에서 내가 사는 마을로 접어들 때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힌두교 사원인데...🤔

(살아본 사람이라고 좀 아는 척함)



인종 전시장? 커피빈



2008.03.05 19:18 


무선 인터넷이 빵빵한 이 곳 커피빈에 일주일에 몇 번은 도장을 찍는 거 같다. 집에서 왕복 두 시간은 잡아야 하는데도...
 
가격이 좀 쎈 관계로...(음료 가격이 거의 한국과 비슷한데, 보통 근로자가 20만원 월급 받기도 어려운 이 곳 물가를 생각하면 한국보다 더 비싸다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외국인과 상류층 뿐이다.
 
그러나 '서양' 사람에게 흔히들 기대하는 남에게 피해 안 주려 하는 개인주의라든지, 조용하고 멋적은 '동양' 사람 이미지...이런 건 온데간데 없고....어느 나라 사람이 제일 시끄러운가 경쟁이라도 하듯이 다들 떠든다. 지금은 억센 한국 아줌마 목소리가 젤 크다;;;; 
조용히 책 읽을 수 있는 카페가 그립다.
 
얼마 전 여기에선 프랑스인 아저씨가 나의 usb memory를 빌려갔다. 빌려가서 뭐 한거지?
 
스파이 영화를 보면, 그런 데서 스토리가 시작되던데...
그냥 호의에서 빌려준 usb에 무지막지한 기밀정보가 들어있더라..!!
갑자기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나를 추격....

 
하지만 콜롬보에선 그런 일 없다.
 
 
 
다음 주부터 한 달간 기말고사에 돌입한다.
한 달이나 되는 일정도 일정이지만
강당처럼 큰 교실에서 여러 학과가 동시에 시험치는 것, 시험지랑 답안지 밀봉하는 것 등등...색다른 기말고사다. 
 
출석에 대한 의무감도 희박하고, 중간고사도 없는데 이 기말고사만 패스하면 한 학기 이수한 것으로 쳐주나 보다.
 
시험치는 학생들도 지겹겠다...한 달 내내 공부할 수도 없고, 놀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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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1. ㅇㅣㅅ
    ㅇ 영화 넘 많이 봤구나~~ㅋ usb 하나로 그런 상상을~ㅋㅋ
    2008.03.06 03:57







벌레...벌레..벌레...





2008.02.19 16:11 


더운 날씨는 생각보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운 날씨로 인한 더 큰 문제는 1년 내내 모기를 포함한 초대형 벌레들과 싸워야한다는 것이다. ㅠ.ㅠ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큰 거미를 '에프킬라'로 독살하고...
오만상을 다 찡그리며 주워담아 '토일렛 에꺼'에 버린다.
경험상...바퀴벌레보다 거미가 더 강하다
'에프킬라'를 1분간 발사해도 꿈틀거린다.
 
예전에는 너무 무서워서 멀찍이 떨어져서 스프레이를 발사했으나
이제는 도주로를 열어놓으면 벌레가 도망치기에, 결국 두 번 고생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요즘엔 바퀴벌레 옆에 차분히 쪼그리고 앉아 끈기있게 스프레이를 분사한다.
 
그들은 결국 운명한다.
쓰레받기에 주워담아 토일렛에 퐁당...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ㅠ.ㅠ
내가 이렇게 변하다니...
 
어제부터는 이상한 애벌레들의 공격이다.
쉴새없이 꿈틀대는 그들...
 
또한 옷장 속의 쥐(!)와도 싸워야 한다.
쥐가 플라스틱을 너무 좋아해서 화장품 뚜껑을 다 갉아먹었다.
여기 물가 치고 옷장이나 가구가 너무 비싸서 어떻게든 참아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튼튼하고 잘 잠기는 옷장을 사야될 듯 싶다.
옷장 속에 쥐라니...
ㅠ.ㅠ
 
 
역시 혼자 산다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무서워하던 성냥을 그냥 그어서 가스렌지에 불을 붙인다. (가스렌지가 그냥 점화가 안 된다--;;;)
 
하루하루 도전이 너무 많지만
1년 9개월 뒤에 변해있을 내 모습이 기대되기도 한다.
 
이사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 집의 하자를 다 보수한 줄 알았더니
온수 샤워기의 수도꼭지가 잘 안 잠긴다.
내 돈 들여서 고쳐야 할 것 같다.
 
혼자 사는 것은 정말 돈 들어가는 일 투성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댓글3

  1. ㅅㅎ진
    보기좋다. ㅋㅋㅋㅋ
    2008.02.20 02:10 

  2. 어제는 지네가 노트북 위로 덜어져서 키보드 사이로 기어들어가려고 하는거 있지...그런데 이젠 놀라지도 않아...
    2008.02.21 15:51 
  3. ㅇㅁㅅ
    역시 넌 작가다...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끔찍함이^^;;;;ㅋ
    2008.03.06 03:53






자세히 보면 새삼 보이는 것들



예전에, 부모님 휴대폰을 바꿔드리면
"아이구, 내가 그런 것까지 뭐 필요하냐..난 지금 쓰던 것만으로도 충분허다~~~"
이러시던 분들이, 새 스마트폰으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좋아라 하신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이런 생각이 들 만큼.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나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었다.
오랫동안 옛 폰을 쓰면서 모든 게 다 귀찮아서, 별 필요가 없어서 안 바꿨는데...
막상 새 폰으로 바꿔서 화면이 커지고 나니, 휴대폰 배경화면이 보기 좋아서 정말 자주 바꾼다.
이 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휴대폰 배경 화면을 지정하면, 특정 부분만 확대되어 그 사진이 새로운 각도로 자세히 보이게 되는데, 자세히 안 보이던 것들도 잘 보이게 된다.






2008년에, 커다란 집 2층에 살다가
아래층 집주인마저 이사 나가고 혼자 밤이 너무 무서워서 아예 밤을 새던 날...새벽 5시 넘어서 찍은 동쪽 하늘 사진이다. 우리집 2층 베란다에서 그냥 보이던 풍경. 묘하게도 이날 이후로는 이쪽 풍경이 눈에 들어온 적이 없지만.
세탁기 돌리러 나가면 늘 보는 각도이지만, 그 뒤로 새벽에 이 풍경을 볼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엔 폰 배경을 뭘로 바꿀까...하고 클라우드를 뒤져보다가 이 사진을 찾아내고 바꿔보았다.


동 터오는 붉은 하늘 위에 푸른 하늘,
그리고 그 사이에 핑크색이 희미하게 스며있는 게 보기 좋다.
(색깔 쓸 때 영어 단어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핑크만은 분홍보다 더 자주 쓰게 된다)

사진을 전체적으로 볼 때는 크게 푸른빛과 주황색 정도만 눈에 들어왔는데...

그냥 지나쳤을 사진 한 장이 또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게 휴대폰 배경화면의 매력인 듯.



충돌




2009.02.10 17:18 

랑카


캘러니야 대학교는 몇달에 한번씩 꼭 학생들의 충돌이 있다.
정치적 견해 차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싸움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하고...


어쨌든 오랜만에 정말 십여 년만에 돌덩이가 난무하는 학교 풍경을 목격하고
최루탄의 냄새를 맡았다.
내가 대학 1학년이던 97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풍경...


한국은 주로 경찰 대 학생들의 대치라면,
여기는 학생 대 학생으로 싸우고 경찰들은 진압하는게 차이점이겠지만...


여기 랑카가 한국의 7, 80년대 정도 분위기라는게 실감이 났다.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노동자들, 중동으로 일하러 가는 노동자들...그것도 비슷하고...


80년대 분위기 나라에서
90년대식 일처리를 하는 사람들과
2000년대 단원들이 살아가는 곳.
말도 많고 탈도 많아...




그녀의 저녁 식사




2008.12.30 05:22 




 단원으로 파견되기 전
 단원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니,
대부분의 사진은 비슷비슷했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요리한 음식의 사진이었는데...
나도 이제 그들을 닮아간다.
어느날 저녁 뚝딱 만들어낸 닭갈비 비슷한 음식...
^^

집들이를 요구하던(?) 선배 단원에게
"2008년은 청소의 해, 2009년은 요리의 해야...너는 내 요리 맛 보는 거 불가능이야..."
라고 했었는데...


거짓말처럼,,,
2009년이 다가오면서
나도 요리를 조금씩 하고 있다.

댓글4

  1. ㅇ자ㅁ
    밥이 현지쌀인가? 별로 찰진 느낌이 안나는데.. 여하튼 식사는 꼬박꼬박 잘 챙겨야지.. 요리 열심히~~^^
    2009.03.14 16:03 
    • 음...우습게도 미국쌀...KALOS 라던가...? 그래도 한국쌀에 가장 가까운 편^^2009.03.17 18:15 
  2. 강정ㅇ
    혹... 그 '선배'가 난가? ㅎㅎ 내 냉장고 아직 잘 돌아가나? ^^* 닭갈비 그릇, 보라색 받침 그리고 나무 소반... 반갑네~~ ㅋ
    2009.05.31 02:02 

    • 그르게....다 니 살림이네...그 선배 너 맞다..하하..하지만 요즘은 다시 요리 안 해
      2009.06.01







통과 의례?




2007.12.30 17:16 


줄어든 나의 향수
줄어든 나의 치약
사라진 나의 클리넥스
사라진 나의 펜
사라진 나의 새 이어폰...
 
3주 동안 민박을 한 결과, 행방이 묘연한 것들이 많다.
 
짐이 워낙 많아서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기에
확실히 문제 제기는 못했지만 정말 사라진게 확실하다면
이건 분명 절도 행위다.
 
내가 민박을 한 집은 스리랑카 민박계의 허브(?) 같은 곳으로 이번에 온 6명 민박을 모두 주선한 집이다.
 
18살 ,15살 이쁜 딸들이 있어서 모든 단원 사이에서 유명한 집이지만 나는 이제 '도둑들'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현지인과 쉽게 친해지고 현지의 삶을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민박이 오히려 불신만 심어놓은 것 같다.
 
매일 아침 자물쇠를 채우고 외출해야 할 때 사실 난 슬프다.
 
마지막 날도 짐을 모두 싸 놓고 혹시나 해서 자물쇠가 없는 큰 이민 가방에는 흰 색 리본을 묶어놓았다.
 
오후에 내 짐이 사무소로 왔을 때 흰색 리본이 풀려있었지만 30KG에 육박하는 내 짐이 너무 무겁기에 2층 방에서 끌고 내려오다가 풀렸겠거니 했다. 하지만 내가 한 쪽 손잡이에만 걸어 놓은 네임택이 양쪽 손잡이 모두에 걸려 있었다. 이건 대체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다.
 
젠장!
그래도 믿어주려고 했는데 왜 주인 없다고 짐을 뒤질까?
 
예전에 이 집에서 민박한 애도 옷 한 벌이 없어졌다고 했다.
 
현지인들에 대한 경계심을 키운 이 집이 밉다.
그래도 여기에 적응하기 위한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넘어가야 되는건지...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옛일





2007.12.25 17:09



정전

이천 훈련소에서 정전 훈련을 했었는데 그게 그렇게 필요한 것인 줄 몰랐다.
 
생각보다 정전이 자주 된다.
목욕하던 호텔에서도, 공연 중에 무대에서도, 수업 중인 학교에서도, 전깃불은 잘 나간다.
 
그래도 한 번 나가면 금방 들어온다.





서글픈(?) 한국어능력시험




2010.12.18 21:40 



(2008년)

시험 감독 사례비(?) $50을 벌고자 생업 전선에 뛰어든 나.
시험장이 설치된 현지 학교에 가보니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
나름대로 콜롬보 도심에 위치한 학교인데도, 더운 날씨 때문인지 벽이 중간까지 밖에 없어서(학생들 어깨 높이 정도?)
사실상 한 층에 있는 모든 교실이 거의 뚫려 있었다.


중앙방송도 불가능한 건지 각 고사장마다 테이프를 돌려서 듣기 평가를 하는데
교실이 다 뚫려있는 데다가 테이프가 각자 다른 시간에 시작하니까 온갖 사방의 소리가 다 섞여서 들렸다.

제대로 능력을 평가할 수 없는 한국어능력시험...
그래도 한국에 가보겠다고 한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만여 명의 랑카 사람들...한국이 그렇게 잘 사는 나라였나?


엉성한 준비 덕에 수험자, 감독관 모두가 우왕좌왕하고...그들이 적은 OMR카드는 제대로 읽힐지도 의문이고...
왠지 서글픈 한국어 시험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van를 불러서 타고 왔는데, 기사가 마침 자기도 한국어 시험을 쳤다며 시험지를 내밀었다.
집에 오는 내내 채점(!)을 했는데, 아마도 다 찍은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든 한국에 가보겠다고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한국에서 온 나는 너무 나태하게 사는구나.
미국에 가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정말 인생에 넓은 선택의 폭과 수많은 기회를 가지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나도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가졌었다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Nalanda college의 교실...첨에는 벽이 없어서 듣기 평가하기에 참 안좋다고 생각했는데...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그렇다면, 평소에는 수업 어떻게 하는거지?
옆반 선생님 목소리까지 스테레오로 다 듣남?;;;)

댓글3


  1. 우연히 옛글을 보다가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2010.12.18 21:40 
  2. ㅂ주ㅎ
    크... 그래도 저런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하루입니다. 돌아가고싶어요. ㅠ
    2010.12.18 23:44 
    • 미야
      너도 그렇고, 요즘 페이스북 등장한 국이도 그렇고...
      2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구나^^ 다들 적응 못 할 것처럼 보이더니 다들 돌아가고 싶다고 난리야^^










손으로 밥먹기





2007.12.07 22:35 



스리랑카 음식은 생각보다 맛있다.
향신료가 좀 강해서 매일 먹는다면 질리겠지만
먼훗날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분명히 그리워질, 그런 맛이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 때 지저분한 현지 식당에서 산
치킨 데블? 치킨 데빌? 과 밥을 비벼 손으로 집어 먹는 우리들을 보면 어떤 사람은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스리랑카 사람들은 손으로 먹는 데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사람 저사람 입을 옮겨다니는 식당의 스푼과 포크로 밥을 먹는 것보다 자기 손으로 먹는 게 더 깨끗하다는 생각.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손으로 집다가 너무 많이 흘려서 그렇지,
손으로 밥먹으면 더 맛있다구!


......
2주 간의 자나키 호텔 생활도 끝나고
월요일부터는 스리랑카 가정으로 민박 들어간다.
인터넷을 자주 못할지도 모르겠다.


  1. ㅅㅎ진
    아오 재밌겠다!!!


  1.  Nothing matters

    밥알을 살짝 뭉쳐 입에 집어 넣는 광경은 생략.ㅋㅋㅋ
    2007.12.08 11:16 
  2. ㅅㅎ진
    1년뒤면 살찐 너를 볼 수 있는거야?
    2007.12.17 05:16 
  3.  Nothing matters
    아냐 넘 매워...많이 못 먹어..아침부터 양파&고추 반찬 줘..으윽
    2007.12.18 13:35 
  4.  Nothing matters
    그리고 날씨가 더워서 많이 지쳐..살찌기는 힘들듯. 3,4월이 최고로 덥대
    2007.12.18 13:51 








돌아가는 길




우리 고양이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보고 싶고.... 하지만 다시 볼 수 없는 존재 - 집주인 개들, 테디와 타이니.





처음 스리랑카 집에 이사했을 때는 우측 숫놈 개가 나만 보면 짖어서 너무 무서워했었다.
집주인이 이사를 가버리고, 그 3층 규모 집에 나와 이 개들만 남았을 때, 
종종 피자 배달을 시켜먹었는데 이 개 땜에 무서워서 배달부 문을 열어주기가 어려웠을 정도.

왼쪽 암컷 타이니는, 선배 단원들이 넘겨 준 짐에서 나온 '육포' 한 번에 나의 포로가 되어 나를 졸졸 따라다녔지만
수컷은 나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어느날 집주인 딸이 놀러왔길래, 수컷이 온순해진 틈을 타서 나도 가만히 쓰다듬어 보았다.
그 뒤로 수컷도 내 친구가 되었다.
생각해보니, 수컷 테디는 나를 싫어한 게 아니라 내가 자기를 너무 무서워 하고 피하니
내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딱 한 번 쓰다듬어 주니, 이 오해를 풀고 친해졌다.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상처받을 일이 있어도, 이 친구들 덕에 마음이 풀리곤 했다.
인간끼리는 상처를 주고받아도, 동물은 그게 아니라는 걸 절절하게 배웠다.


 
어느날 내가 1박 2일 행사를 마치고 온 밤, 나를 늘 마중 나오던 두 마리가 나오지 않았고
어둠 속에서 암컷만 나타났다. 너무 무서웠다. 테디의 실종.
집주인은 내가 문을 열어 놓고 다녔다고 약간의 의심을 했지만, 나도 혼자 사는 여자인데 무서워서 문을 열고 다닐 일이 있냐고 했다. 사실 그 집 대문은 너무 헐겁게 잠그는 문이었지만....
며칠 뒤, 수컷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했고 집주인은 암컷도 새로 이사 간 집으로 데려갔다.
그것으로 그들과 이별.


2년 전에, 내가 찍어놓은 테디와 타이니 사진 10여 장을 보다가, 용기를 내어 집주인의 딸에게 이메일을 썼다.
사진을 첨부해서.
집주인 가족은 너무 반가워하며 답장을 해줬고, 집주인 아저씨는 어찌 찾아냈는지, 나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도 했다. 그래서 그 뒤로 다시 소식을 주고 받고 있다.

나랑 같이 살 때도 이미 10살 넘은 개들이었던 이 부부. 암컷도 진작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래브라도 컵케익을 키우고 있다고.....

난 그때 컵케익이 래브라도종의 애칭이거나 하위 분류 종을 지칭하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말캉말캉한 강아지들을 인절미, 찹쌀떡...이런 식으로 부르듯이.
하지만 오늘, 집주인 아저씨 페이스북에서 이름이 '컵케익'인 래브라도의 실종 소식을 들으니 철렁하네.







10년 여 만에 이 집은 또 반려견 실종이네.... ㅠㅠ
컵케익은 만난 적도 없지만, 이 강아지는 제발 집으로 돌아왔으면.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을 나온다면서, 사람을 위로하는 그림이 있는데,
우리 고양이도 물론 보고 싶고, 내 반려견은 아니었지만 테디와 타이니도 다시 보고 싶어.....














스리랑카 제자들이 페이스북에 공유하곤 하는
수많은 경구, 명언, 문장 중에
거의 처음으로 모든 단어의 뜻을 아는 문장.
(문어체가 아닌, 매우 기본적인 문장이다)


싱할러 문자가 세계에서 가장 동글동글한 문자라고 하던데
아직도 내가 이 문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첫 줄 첫 글자는 '마'소리를 내는 글자인데, 처음 이 문자를 접했을 때
저런 글자를 어떻게 흉내내서 손으로 쓰나...하고 부담스러웠었다. 하지만 배우고 나면 간단히 써도 다들 알아본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나=我'를 의미하는 어근이면서 내 이름을 쓸 때도 필요한 글자라서 아마도 내가 가장 자주 썼을 글자.

하얗고, 까맣고 그런 그림들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과정.
여전히 신기하다.


내가 모르는 대부분의 다른 나라의 문자들은 여전히 그림으로 보이지만
여러 번의 노력 끝에 그림이 문자가 되는 순간이 있다.

인간이란 참...
인생이란 참...







만국 공통




예전에도 블로그에 그런 내용의 글을 한 번 썼지만,
한국과 스리랑카의 페이스북 사용자간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 사람들은 보통 일상의 본인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만,
스리랑카 사람들은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놓은 그림 파일, 사진 파일 (인생에 도움이 되는 문구나 유머 등을 써넣은) 을 공유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한다.

물론 나의 랑카 제자들도 본인 사진을 올리지만
정말 대부분의 시간은 아래와 같은 파일을 공유하는 데 쓴다.








싱할러 문자를 더듬더듬 읽을 수는 있지만 해석에는 어려움이 많아서
(특히 스리랑카어는 구어와 문어에 차이가 크다. 구어만 배운 나는, 읽기가 더 어렵다....라는 핑계도 있다 ㅎㅎ) 
내 페이스북 화면에 보이는 수많은 저런 그림 파일들을 무시하고 넘어가곤 하는데....

위의 사진은 보자마자 뭔가 느낌이 왔다 ㅎㅎㅎ


ෆේස්බුක්이나 පොටො같은 단어는 쉽게 해석이 가능한데...그것은 영어 단어를 음차해서 적은 것들이가 때문.😝 
앞의 것은 페이스북, පොටො는 poto = 사진이다. 'ph'에 해당하는 문자도 새로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poto 라고 써져 있네.

ෆේස්බුක් එකේ මෙලෙස පොටො එකක් නොදා උවද ඔබට ගුවන් යානයකින් ගමන් කළ හැකි බ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해석해보니,  "그거 알아요? 이런 사진을 굳이 페이스북에 안 올려도, 당신은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거" 라는 내용이다. 😆 공항 가면 이상하게도 저런 사진을 올리고 싶은 것은 정말 만국 공통인가보다.


원래 본인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중계하는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페이스북 실종(?) 2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저런 항공권/공항 사진을 올리고 다시 실종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해외여행이란 건..... 정말이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안 되는 중요한 공지사항이다. :) 







기말고사



2009.10.19 05:52

캘러니야 대학교 기말고사!






나름 철저하게 관리되는 기말고사 시험 답안지.
결시자의 학번까지 꼼꼼히 적어서 이 봉투에 밀봉해서 제출한다.

강의에 등록을 해도 등록자의 학번과 이름을 전산화한 출석부조차 안 나눠주는 학교지만😒
대신 시험칠 때 만큼은 시험에 응시했다는 증거가 전산화되어 있어서, 그 출력물을 따로 걷어서 작은 봉투에 넣는다.







이렇게 밀봉된 봉투를 뜯어서 내가 채점하면 됨!

그러나 캘러니야 대학교는 절대평가(쳇!)
내가 원하는 성적을 내 학생에게 줄 수 없다.
한 문제 한 문제에 학생이 기록한 모든 성적을 꼼꼼히 적어서 제출해야 된다.
절대평가의 단점이 있으니...
65점을 받아도 무려.....
A- !!!

한국에선 65점이면 아주 못 한 거 아닌가?
그래서 내가 원하는 대로 A, B, C를 조정하기 위해, 점수 배점을 사후에 조금 고치곤 한다.
생각보다 D를 주기는 쉽지 않더라... (마음 아파서)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