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th Sense

식스 센스 (1999)



일요일 오후에 EBS에서 방영하는 the Sixth sense의 중간 이후 부분부터 보았다.
반전이 있는 영화라며 가장 유명한 영화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이 영화 최대의 반전은 이렇게나 연기를 잘 하던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가 현재 영화계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때 연기력 정도면, 지금쯤 (아역에서 시작한) 크리스찬 베일같은 위치로 클 것 같았는데...

이 소년이 자기가 품어온 비밀을 어렵게 털어놓기 바로 전에,
눈을 꾸욱 감으며 그동안의 쌓인 아픔을 지긋이 누르며 마음을 가다듬는 연기가 있는데
이 어린 소년이 (당시 11세) 저 느낌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놀라움이 있다.
개봉 당시 별 정보 없이 극장에서 봐서 비명을 질러가며 이 영화를 봤던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야 보이는 연기 디테일.

나도 언젠가 한번쯤은, 남에게 말해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내가 살아온 세월의 아픔 때문에 그렇게 눈을 꾸욱 감고 마음을 눌러 보려던, 상황을 피해 보려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11살이 그 심정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 영화는 귀신영화의 외피를 쓴 '소통'에 관한 영화라는 누군가의 글을 보았다.
그 관점에서 다시 보니, 참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영화이다. 16년전 소리를 질러가며 봤던 장면들은 이제 하나도 무섭지 않다.
이 소년이 유별난 게 아니고,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현실.

나는 진실을 말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계속 거짓말만 일삼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 느껴져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것이 인간 관계. 진실이 너무 거짓 같아서, 그냥 오히려 나도 거짓을 말하고 지나가면 서로에게 편한 그런 不通,
차마 할 수 없는 말이 더 많은 그 안타까움...
참 훌륭한 데뷔작을 만들어낸 M. Night Shyamalan.
그 뒤로 작품이 그다지 주목을 못 받는 게 안타깝다.

이제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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