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남과 대화하다가 뜨악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 그 대화 상대와 거리감이 좀 생기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티를 내지는 않는다.
그만큼 나와 대화할 때 남들도 나에게 질릴 수 있다는 뜻이겠지. 그들도 내 앞에서는 티를 안 내고.




나는 따박따박 사실을 따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대수롭지 않게 쓴 댓글을, 내가 의도한 의미와는 다르게 받아들이고 굳이 고쳐주려는 후배를 보니, 내가 이렇게 따지고 들었을 때마다 남들이 얼마나 싫었을지 새삼 느낄 수 있다.




난 사회 돌아가는 것에 불만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그 '부당함'에 대한 불만을 똑같이 쏟아내는 어린 친구를 보며
내가 이렇게 맨날 사회 탓을 하고 있을 때마다 어른들이 그 말을 어떤 기분으로 들었을지 이해한다.


미녀에는 관대한 듯 보이지만 못 생긴(?) 여자에는 가혹했던 사람을 보며
나 또한 저렇게 외모로만 사람을 평가한 적이 있지는 않았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인간은,
남이 들었다는 그 남에 대한 칭찬은 안 믿고 싶어하고 (야, 그거 그냥 인사치레로 해준 말이야!)
자기가 들은 자기 칭찬은 믿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머, 나를 진짜 좋아하나봐)


곰곰 돌이켜보니
사람들은 거짓말을 참 잘 한다.
내가 "믿고 싶었던" 나에 대한 칭찬은 정말 가려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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