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동반자



전람회 서동욱씨 사후, 처음으로 우연히 듣게 됐는데
가사가 새롭게 다가오면서 '동반자'를 떠나 보낸 김동률씨의 마음은 어떨까.. 하면서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사랑이기엔 우매했던
긴 시간의 끝이 어느덧
처음 만난 그때처럼
내겐 아득하오
되돌아가도 같을 만큼
나 죽도록 사랑했기에
가혹했던 이별에도
후횐 없었다오
내 살아가는 모습이
혹 안쓰러워도 힘없이
쥔 갸냘픈 끈 놓아주오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


원래 처음에는 김동률 발음을 듣자마자 스리랑카에서 학생들 가르치던 시절이 생각났었다. 

한국인이 발음하는 ㄱ = ㅋ / ㄷ = ㅌ / ㅈ = ㅊ / ㅂ = ㅍ 등은 외국인들에게 똑같이 들려서 (특히 이 자음이 단어 맨 처음에 나올 때는 실질적 같은 소리임) 구분을 못하는데... 김동률 노래를 들으면 'ㄱ ㅋ 왜 구분 못 하지?' 이걸 딱 이해할 수 있다. 김동률 발음은 유난히 킨 세월, 카슴, 카혹했던... 이렇게 들린다. 

그래서 스리랑카에서 수업 시간에 김동률 노래 '희망'을 틀어주고 빈칸 채우기를 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너희들은 /크저/ /그럭처럭/ /치울/ / 키나킨/ /크리워/ /찬인해라/ 라고 많이 적었지만 답은 그저 그럭저럭 지울 기나긴 그리워 잔인해라 가 맞다. 영어 받아쓰기 할 때 enough들으면 inuf 이런 식으로 적지 않고 배운 대로 enough라고 적는 것처럼 들리는 소리와 철자가 다른 언어는 많다. 너희들이 한국어 더 공부해서 문맥에 뭐가 어울리는지 구분해서 적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가사 중에 김동률씨의 발음은 확실히 "널 치울 수 있을 수 있을까"에 사실 더 가깝게 들리고, 외국인 입장에선 이렇게 들으면 "상대방을 치운다 = put away"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공부를 많이 하면 '이별하고 상대를 잊을  = 지울' 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도 말해줬던 듯.

오늘도, '김동률 발음은 확실히 ㅋ 키읔이네' 하며 듣다가 아래 부분부터 ⬇️ 갑자기 서동욱씨가 생각나기 시작함.
물론 1998년에 발표된 곡이지만, 오랜 친구를 잃은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싶었다.


이제 남은 또다른 삶은 내겐
덤이라오
긴 세월 지나 그대의 흔적 잃어도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 살아만
준대도 그것만으로도
난 바랄게 없지만 행여라도
그대의 마지막 날에
미처 나의 이름을 잊지 못했다면
나즈막히 불러주오



김동률 노래 듣다가 눈물 날 뻔 한 거 두번째네... https://mori-masa.blogspot.com/2017/12/blog-post_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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