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사람을 알고 사람에 살고


우리집에서 1~2분 정도만 걸어가면 갈 수 있는 우리은행.
거기 외환계에서는 여리여리한 한 아저씨가 계신다.
내가 2004년 5월에 돌아와서 중국에서 월급으로 받고 남은 달러를
저금할 때부터 계셨던 분.

그때부터 왠지 나를 의식하고 신경 써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주병 말고 왜 그런거 있잖아...아, 이 사람이 나를 인지하고 있구나..그런 느낌이 오는 거)

이번에 동생이 여행하고 나서 남겨온 돈을 처리하러 갔는데 확실히 이 분은 나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느껴젔다. 그냥 느낌.

그동안 여행 때문에 몇 번 외환계에 가긴 했는데,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미주알고주알 말을 많이 하시면서, 이런 간단한 용무는 그냥 순서없이 중간에 밀어넣으면 처리해준다,  자기 같으면 유로화나 파운드는 저금하지 않겠다고 하신다.

그냥 일어서면서 이 분의 선한 마음이 느껴졌다. 사람의 마음.
 
나는 이 날 외환계에서 꽤 오래 기다려야 했는데, 옆의 아주머니가 말을 거신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시집간 딸이 얼마나 효녀인지 자랑하신다. 딸이 꼬박꼬박 용돈을 부쳐오기 때문에 외화통장이 필요하다는 것.

아주머니의 자랑하고픈 맘이 느껴져서 하나하나 다 들어드리고
맞장구를 쳐드렸다.

 

나는 타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날, 은행을 나서면서 내가 너무 장벽을 둘러쳤었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 예전 같으면 모르는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오면
대꾸도 안 해주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친절한 은행원, 수더분한 아줌마...이들을 모른 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아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런 이들이 혹시 나에게 상처를 줄까봐, 사전에 차단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을 알고 서로 소통한다는 것.
참 중요한 일 같다.

내가 스스로 만든 장벽을 무너뜨리고, 열린 마음을 갖게 될 날...
언제 일까?  

 
 
 


  •         
    상처의 두려움과 사람을 아는 것에의 기대와 기쁨...정말 딜레마야...
    2006/10/4 02:56
                              
  • nothingmatters
            
    그래 맞아...
    2006/10/4 15:19
                          
  • 잔디
    어째 날 보는 것 같아...에브리데이 공감...
    2006/1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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