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슬램 테니스 코트에 새겨진 문장








"La Victoire appartient au plus opiniâtre"

4개 그랜드 슬램 메인 코트 중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만 유일하게 관중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문구가 관중석 양옆으로 새겨져 있다. 그래서 이것은 내가 직접 찍은 ⬆️프랑스어/영어⬇️ 버전.





 "승리는 가장 끈질긴 자의 것" - 롤랑 가로스의 말.
(프렌치 오픈이 열리는 경기장 구역의 이름이기도 한 Roland Garros는 프랑스의 항공 개척자이자 전투기 조종사)

필립 샤트리에 코트말고 다른 3개 그랜드 슬램 대회 구장에는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기 직전 마주하는 벽에, 이것을 마음에 새기고 출전하라는 듯이 문구가 적혀 있다.







"집중해야 할 곳은 코트뿐, 그 외 다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오픈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이름이기도 한, 호주의 테니스 전설 로드 레이버의 말.





  

윔블던 센터 코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문인 Rudyard Kipling의 시 "if" 중 일부분

 "만약에 승리 그리고 참패를 만나더라도 이 두 허상(imposters)을 똑같이 대할 수 있다면..."

윔블던 중계를 십수년을 봤어도 이 시 구절이 새겨진 것을 안 건 몇 년 안 됐는데, 스포츠 팬 오래 하면 이 말이 더 와닿게 된다. triumph만큼이나 disaster도 똑같이 덤덤하게 받아들여야 긴긴 승부의 세계를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얄팍한(?) 예시로는
프로 테니스 - ATP 랭킹은 1년마다 이전 해의 성적과 비교해서 점수가 더해지고 빠지는 시스템인데, 2000포인트가 걸린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이른 탈락을 하게 되면 (disaster) 패배도 패배지만 수백-천 포인트가 한 번에 빠져 나가면서 랭킹이 수직 하락해서 충격이 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국 다음해에 조금만 더 잘 해도 포인트 벌기가 더 쉬워서 랭킹 다툼에 유리해지는 걸 봤다. 그래서 오랫동안 팬을 하다 보면 충격의 조기 탈락을 해도 '내년에 잘 하면 되지' 하고 말게 되더라는...







세계 최대의 테니스 경기장 US오픈 아서 애시 스타디엄.

"압박감은 특권이다"
미국 테니스 전설 빌리 진 킹의 말



저기에 입장하는 선수의 심정은 내가 알 길이 없지만, 이 말은 내가 응원하던 선수의 전성기가 지나게 되면 더 실감하게 된다.

응원하는 선수가 그랜드 슬램 대회 우승을 앞두게 되면 결승전 날 아침부터 팬들도 꽤나 긴장하게 된다.🫨
내가 응원하던 선수가 더 이상 그랜드 슬램 결승에 진출할 수 없는 쇠약한 노장이 되자....
이 말이 또렷하게 다가왔다. 그 긴장과 압박감이 특권이었다는 것을.
더 이상 긴장할 일도 없다 보니, 내가 좋아하던 선수의 결승전을 앞두고 살짝 떨리던 그 날들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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