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 you see in HERE?

What do you see in HERE?

  • 등록일시  2010.02.07 16:53





수많은 미니홈피, 블로그, social media...
여기에서 나는 무엇을 볼까?
그 사이트를 통해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그건 아닌 것 같다.
(싸이 일촌평에 쓰인 대로의 인간만 존재한다면 우리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울 것이다.
모두들"매력녀""천사""훈남""다정함""배려심"???? 설마...)


사진들을 통해서 그 사람의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고?
그것도 아닐 것이다.
그 사람 인생의 적어도 30%는 차지하고 있을 고통의 순간들이나 부끄러운 기억 속 사진은 블로그에 올라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홈피, 블로그를 통해서는
그 사람이"무엇을 보여주고 싶어하는가"를 볼 수 있다. 혹은 무엇을 증명하고 싶어하는가를.



외국인 애인과의 다정한 사진과 함께,
너무나도 세세하게 애인과 오고간 감정의 밀도를"전체공개"로 다이어리에 적는 어떤 미니홈피를 "훔쳐"보면서 의아함에 잠겼다.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이런 불필요한 정도의 감정 공개는 무슨 이유일까?'
늘 혼자 가설 세우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진단을 내려본다.
(그 홈피를 꾸려가는 사람의 의지와 100% 무관한 공상 소설)
'
사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을 사귀는 여자에 대한 편견이 아직 존재한다.
순수한 감정의 교류가 아닌, 결혼을 통한 이주나 새로운 생활 같은 것을 꿈꾸는 여자....이런 것들 말이다.
소울 메이트 같은 애인을 만나 사귀고 있는 자신은 그런 여자가 아니며,
외국인 애인과 이렇게 진지하게 사귀고 있음을 증명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연애사를 소소하게 적는 것이다.



사실 싸이는 "보여주고 싶은 허세"의 향연이지만 (그래서 내 블로그 이름은 vanity fair였다.)
좋은 일기장이기도 하다.
몇 년전 홈피를 찾아보면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그 때의 감정들이 담겨있다.
내가 싸이월드에 계속 접속하는 이유일 거다.


많은 홈피와 블로그들이 (내가 보기엔 85% 정도?^^) 카테고리를 '방문국가-연도' 이런 식으로 나눈다. 해외 여행 사진 공개는 사실 많은 블로그가 먹고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이게 웬 자랑질인가 싶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미니홈피나 블로그는 좋은 사진 앨범이 되어준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방문한 국가를 연도 별로 착착 정리해 놓는, 자기만족의 '행복 앨범'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일기장은 일기장이되,"보여주고픈 것"을 주로 쓰는 일기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오늘도 남들의 홈페이지를 돌아다닌다.
'이 사람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은 무얼까?'

내가 조금 더 깊은 뒷일까지 알고 있는데, 표면적인 것만 써 있는 지인의 포스팅을 보게 되는 경우엔....
'이 사람은 이것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는 않는구나...' 까지 알 수 있다.
사실 그게 더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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