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시2005.03.20 11:49
톈진에 살 때였다.
중국어를 통 못 하는 나였지만, tv뉴스에서 자막은 쪼금 아주 쪼금 읽을 수 있었다.
아침에 '톈진 일대 진도 4의 지진'이런 내용의 자막을 보고 학원에 가니, 지진을 느낀 사람과 못 느낀 사람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진을 절대 못 감지한 나는 조금 섭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에 전세계적으로 최악의 사상자를 낸 지진이 톈진 근처 탕산인가 하는 데서 있었던 지진이라는 한국 신문 기사를 보고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도 새벽에 침대가 출렁이는 것을 느꼈다.
배를 타고 잠을 청해 본 적은 없지만
바다 위에서 잠을 청한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게 침대가 출렁출렁 했다. 신기했다.
'이런게 지진이로군~!'
첨에는 재미있었지만 출렁이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서 두려워졌다.
그날은 여행을 떠나는 날 새벽이었기 때문에 사놓은 비행기표 등등이 아까워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돼~~죽을 때 죽더라도 여행은 하고 죽어야지...타국에서 건물 더미에 깔려죽다니..이건 아냐...'
...............
오늘 아침 나는 다시 침대 위에서 진동을 느꼈다.
톈진에서처럼 상하좌우 출렁임은 아니었지만 침대는 계속 흔들렸다.
지진이라고 생각한 나는 라디오를 켰다.
보통 57,8분쯤 방송되는 날씨 정보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더 누워서 빈둥거리다 인터넷을 켜니 남부지방 지진에 대한 속보가 떠 있었고, 내가 흔들림을 느낀 시간과 비슷했다.
음....
언제까지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지진을 이렇게 농담처럼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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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ㅈㄷ
- 하앗...인간탐지기가 여기에 계셨군!
- 2005/03/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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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ㅎㅈ
- 허걱...남부지방 지진을 네가 느꼇단 말야?
- 2005/04/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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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hingmatters
- 서울에서도 느낀 사람 몇몇 있대...난 한번 겪어봐서 더 잘 느꼈던 것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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