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번 보도되어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평범한 통계치(미국 사람이 제일 많이 지은 아기 이름)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자신의 경험담을 주절주절 녹여넣어 긴 글로 바꿔낸 한 기사를 읽었다. 그닥 재미있지가 않아서 '기자치고 애매한 필력이네'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글을 받아들이는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 것인지....그 기사에 누군가 제일 처음에 단 댓글이 짧지만 임팩트가 있다.
"본인이 글 잘 쓰는줄 아는 전형적인 싸이일기 세대 기자님인듯..."
"본인이 글 잘 쓰는줄 아는 전형적인 싸이일기 세대 기자님인듯..."
간단한데 뭔가 생각이 많아지는 댓글이다.
'이 기자는 진짜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고 있을까?' '유행 지난 싸이월드에 여전히 글을 끄적대는 나의 마음 한 켠에도 이런 의식이 숨어있을까?' '어떤 사람이 글을 실제로 잘 쓴다는 것, 자신이 잘 쓴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은 잘 쓰는 거 같은데 남에게 울림이 없는 것, 글을 못 쓴다는 것....이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실제로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어쨌든 이 기자는 나름 이름난 언론사의 타이틀을 달고 주요 포털 메인에 자신의 이름이 박힌 기사를 낼 수 있는 직업을 얻었다. 그 자리에 실제로 걸맞는 실력, 양심, 배려...이런 거 없어도 그 '자리'라는 걸 잡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그게 전부인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슬슬 든다.
허풍이 세고, 배려 없는 캐릭터를 보며 "쟤 저러다가 언젠가 거꾸러지지."싶어도, 그냥 그 캐릭터는 아주 잘 살아나간다. '아주 잘 살아나간다'가 중요한 거지, 그 속에 담긴 고결함과 완벽함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나보다.
실력이 별로인데 왜 저기 있지? 보다,"저기 있다"라는 게 이미 그 사람의 실력인 듯.
- 등록일시2013.12.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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