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social




소셜 미디어의 장점은 크게 모르겠고 단점은 두드러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소셜 미디어를 떠날 수 없는 것은, 멀리 떨어져 사는 지인들과의 연락 때문이다.


나는 친구들의 '글'을 좋아하는데, 글은 보기 힘들고 수많은 사진들만의 나열에 지쳐 페이스북을 그만 둘까 하다가도
스리랑카에 있는 내 제자들의 소식을 주고 받기에는 페이스북 만한 것이 없다. 메신저와 연동되어 있다는 점도 그렇고.
그래서 포스팅은 자주 안 하고 like만 눌러대면서 페이스북에 남았다.

요즘 잘 안 하던 페이스북 포스팅을 다시금 종종 하기 시작했는데,
왠지 페이스북이 한결 편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스리랑카 제자들에 비해서 한국인들은 모두 재빠르게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서, 페이스북은 흉가가 되어버렸는데
모두들 like가 많고 즉각 반응이 오는 소셜 미디어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싸이월드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다음은??)

관심을 갈구하는 듯한 사람들은 이제 거의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했기에, 페이스북에 남은 사람들은 뭔가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 있다. 과도한 자랑은 잘 올라오지 않는다. (이미 페이스북이 그 '자랑'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너무 썰렁한 곳이 되어벼렸기 때문에.) 그래서 이용하기 한결 편안하다. 삶의 솔직한 한 단면에 대한 글이나 사진이 더 많이 올라온다.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호황이던 시절에
어쩌다 보니 친구가 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약간 먼 사람의 세세한 일과까지도 '어쩔 수 없이' 내가 다 알게 되어 뭔가 어색함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이제 한국인 대다수의 일상은 인스타그램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싸이월드 경우에도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 흉가가 되어버린 싸이월드 블로그를 나는 꿋꿋이 지켰듯이, 이젠 또 조용해진 페이스북을 지키고 있다. 관리하다가 버려지는 소셜 미디어가 너무 많은 것도 좋지 않아서 아마 앞으로도 인스타그램은 가입하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에 스리랑카 제자가 권하는, 제3세계(?)에서 잠시 유행했던 소셜 미디어에 가입했다가... 이제는 거기 로그인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아직도 거기 어딘가에 내 사진이 남아있는데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찝찝하기만 하다.


나는 주로 테니스 선수의 소셜 미디어를 둘러보곤 하는데, 그들 역시 "뜨는" 미디어가 새로 생길 때마다 새로 가입해야만 팬들과 제대로 소통이 되기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동시에 굴리는 것을 본다. (특히) 트위터 계정은 이제 버린 선수들이 많이 보이지만 나머지는 어쩔 수 없이 똑같은 내용을 세 군데에 다 올리는 것을 보면...참 정신없을 것 같다.
테니스 선수들도 슬슬 'like가 순식간에 불어나는' 인스타그램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그' 인스타그램도 언젠가는 트위터처럼 버려지겠지.


이제 또 상업성이 판치는 곳이 되어버린 인스타그램도 슬슬 지친 사람이 나오는데
차세대 인기 소셜 미디어는 무엇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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