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till remember your gift for my attendance (pen and pencil case)."
스리랑카를 떠난 후 연락이 지속된 제자도 있지만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등으로 연결되지 못해서 연락이 끊긴 제자도 있다.
8-9년 만에 페이스북으로 서로 연락이 되어 제자와 채팅을 하던 중에 위와 같은 내용을 받았다. 문법적으로는 서툴지만 무슨 내용인지 당연히 알 수 있다.
나는 어느새 잊고 있던 기억.
하지만 받은 사람은 기억하고 있었구나.
선생님을 하다 보면 어느새 우등생에게 신경이 쏠려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편애 혹은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을 보고, 절대 공평한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결심했지만,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결국은 한국어가 좀 더 잘 통하고 빠릿빠릿 잘 알아듣는 학생과 더 친해지게 마련이다.
우등생에게 모든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던 나는, 우등생 말고 성실한 학생도 어떻게든 칭찬하기 위해 아마 '출석상'을 주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다. 아주 어슴푸레 기억이 난다.
아니면,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해갔는데 비가 많이 온다고 학교에 안 오던 학생들 때문에 상심했던 기억 등등 때문에 어떤 상황 하에서도 출석을 꿋꿋이 하던 학생들이 더 예뻐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 사주고 싶었는지도.
우등생들은 하나같이 자기 잘난 것을 알아서 수업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리랑카에서 굉장히 유명한, 천연 염료로 염색한 천으로 만든 제품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그 가게에 가서 작은 파우치 몇 개를 사서 출석상을 주었던 걸로 기억한다. 위 학생은 pencil case라고 했지만 내 기억으로는 아마 더 작은 파우치를 사준 것 같다.
내가 잊은 나의 행동을 누군가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매사 정말 신중히 행동해야함을 알려준다.
솔직히 약간은 두렵기도.
아스라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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