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하나보다.
내가 사람들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사람들을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그 마음, 생각, 어쩌면 지적 능력까지
그 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영상의 시대가 되어서 '긴 글'을 보기가 많이 어려워졌다.
그 사람이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는 잘 알 수 있지만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것을 느꼈는지는 #일상 #기분전환 #우리동네맛집 뒤에 숨어있을 뿐이다.
요즘은 그 사진마저도 식상해져서 동영상, 그리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즉시 전달하는 매체가 인기이다. 얼마 더 지나면 내 스마트폰에서 홀연히 홀로그램이 튀어나와서 친구가 인사하고 사라지는 입체 소셜 미디어까지 나올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끄적여놓은 오래 된 쪽지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기억할 수 있는' 많은 사실들을 발견하는 게 아직 즐거운 나는,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지게 되나보다.
사람들이 "있어빌리티"라고 말하는,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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