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able moments 2018
1. 올해 초, 통역 임무로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과 함께 보낸 2주일. 주로 개인 스포츠만 봐왔는데, 단체 스포츠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연습을 위해 체육관에 왔다갔다할 때는 장난스럽던 분위기가 경기 날, 체육관으로 향하는 버스에선 비장한 분위기로 확 바뀌던 놀라움. 알 수 없는 Farsi 주문(??)같은 것을 외면서 신기한 '기' 같은 게 흘러넘치던 버스 안을 잊을 수 없다. 첫 만남에는 긴장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른 중동국가에 비해 사고 안 치고 규칙 잘 지키고 시간 잘 지켜준 이란 선수단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2. 윔블던, US오픈... 올해 라파엘 나달이 뛴 모든 5세트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나달은 테니스계는 물론이고 종종 모든 스포츠계를 따져도 최고의 정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데, 5시간 가까운 모든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는 그 정신력과 실력은 존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그 모든 고통을 즐겼다고 말하는 나달. 하지만 2주 동안 7번의 경기를 치르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3세트 내에 못 끝내고 매번 5세트 경기를 가진다는 것은 그 대회 컨디션이 상대를 압도할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체력 저하로 우승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의 처절한 4-5시간짜리 경기들에 감동을 받아, "나도 같이 이 고통을 즐기리라"하며 비장한 각오를 하고 나달의 US오픈 4강전을 새벽 5시에 시청했는데, 1세트 시작하자마자 진이 빠져 '아휴 이것도 못할 짓이다'로 마음가짐이 바뀌어 버렸다. 그 경기에서 나달은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고 2018 시즌을 마감했다. 나혼자 아무리 의지를 다져도 막상 어떤 상황을 딱 만나고 나면 그동안 모든 생각들이 다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
그동안의 처절한 4-5시간짜리 경기들에 감동을 받아, "나도 같이 이 고통을 즐기리라"하며 비장한 각오를 하고 나달의 US오픈 4강전을 새벽 5시에 시청했는데, 1세트 시작하자마자 진이 빠져 '아휴 이것도 못할 짓이다'로 마음가짐이 바뀌어 버렸다. 그 경기에서 나달은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고 2018 시즌을 마감했다. 나혼자 아무리 의지를 다져도 막상 어떤 상황을 딱 만나고 나면 그동안 모든 생각들이 다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
3. 강남구청역 반경 100m 이내의 모든 식당을 방문해야할 일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친절했고 직원들끼리의 유대관계도 가장 좋아보이던 식당이 그 지역 내에서는 가장 유명하고 맛으로 인정받는 식당이기도 했다(별을 받지는 못했지만 2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 맛집을 표방하면서 거만하고 문턱 높은 식당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세로, 내 식당에 매상을 올려주지 않는 어떤 방문자도 환영한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Job, 소명에 대한 자세에 감동받았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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