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에 말 걸고 싶을 때....



Exactly [igˈzak(t)lē]
나도 처음엔 그랬지만 보통 이 단어를 배우면 이그잭틀리라고 발음하게 된다.
하지만 영어를 좀 더 접하게 되면 영어권 출생자들은 '이그재클리'라고 주로 발음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C와 T를 연달아 발음하는 불편을 자연스레 피하기 위해 t가 탈락하는 거라고 들었는데...뭐 자세한 건 가물가물


 "c와 t를 연속해서 발음하는 게 왜 어려워? 나는 되는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외국어를 배울 때 중요한 것은 외국어를 모국어식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연히 마주쳤는데 계속 나를 흘끔흘끔 바라보는 사람을 만난다면 한국에선 "혹시 저를 아세요?"라고 물어보지만 영어권 화자는 많이들 - "Do I know you?" - 직역하면 내가 당신을 아나요? - 라고 물어보는 것처럼. 
어떤 영어 강사가 outlet을 한국에서 아울렛이라고 표기하는 걸 보면서 '영어에는 자음동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한국어처럼 아울렛이라니...!'하고 지적하는 것도 봤다.

예전에 '해피 투게더'를 보는데 한 가수가 나와서 맞장구를 치며, 하하 이그재클리~ 라고 말했다. 
그때 자막에는 "🙈이그재'클'리😳???" 라며 그녀의 발음이 틀렸다며 비웃는 내용이 나갔다. 그 가수가 외국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가진이 그냥 틀린 발음이라고 판단해버린 듯 했다. 분명히 멀리 안 가도 방송국 안에는 '이그재클리'라고도 많이 발음한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이 있을 법한데, 그냥 그런 자막이 그대로 나가서 정말 이상했다. 그 가수만 순식간에 영어 무식자로 파묻힘. 


한국에선 보통 록펠러센터, 록펠러 가문이라고 많이 하지만, Rockefeller는 라커펠러, 라크펠러에 가깝게 발음된다.

얼마전 '아는 형님'에 광희가 나와서 자신은 관광 가이드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상황 시연을 하면서  "여기는 로크펠러 센터예요" 했다가, 어르신의 구수한 발음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야, 록펠러 아니니?" 
아마도 내 생각에 광희는 실제로 그런 가이드의 현지 발음을 듣고 기억해내 로크펠러에 가깝게 발음한 것 같은데, 촬영장에 같이 앉아 있는 작가나 pd마저 아무도 "저게 맞는 거예요"라고 해주질 못해서 졸지에 시골 영감 발음 취급을 받다가 큰웃음을 준 것으로 된 채 상황이 끝났다.


이럴 때면 가끔 TV에 나도 말 걸고 싶다.
요즘은 vod나 일명 "정주행채널" 이런 것도 많아서 24시간 옛 방송을 송출하고 있던데, 지금이라도 저런 사항을 다시 고쳐서 영어 공부 열심히 했던 출연자들에게 오히려 망신을 줬던 상황은 정정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한류 열풍이 거세져서 한국어가 전세계에 보급된다면.... 아마 외국에서도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어 구개음화까지 공부한 어느 외국인이 "굳이"를 보고 '구지'라고 발음했는데, 한국어를 문자 그대로 읽는 법만 배운 대다수가 "야, 그거 /구디/ 아니니? 너 한국어 헛배웠구나. 한국어 ㄷ은 D와 발음이 비슷해" 이러면서 면박을 줄 수도 있는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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