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가장 열심히 나의 포스팅에 like를 해주고, 가장 자주 메시지를 보내는 외국인 제자가 있다.
한달 전, 그 제자에게서 돈을 좀 빌려줄 수 있냐는 메시지가 왔다. 이미 대출 신청을 해놓긴 했지만 그 돈이 들어오기 전에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며, 대출금이 나오면 금방 갚을 테니, 일정 금액을 부쳐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이미 10년 전에 내가 그 나라에서 유일하게 참석해 본 장례식이 그 제자 어머니의 장례식이었다. 그 제자의 힘든 사정을 잘 안다. ㅠㅠ
하지만 실제로 나에겐 그만한 현금이 당연히 없었고, "그만한 cash를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 니가 이렇게 나에게 말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지만...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답장을 보냈다.
제자에게선 괜찮다고 답장이 왔지만, 그 뒤로 이상하게도 다른 본인의 포스팅은 계속 하면서도 나의 포스팅에 응답이 없다. 여태 꼬박꼬박 라이크를 누르던 그 제자가.
그냥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지금 그 친구가 바쁠 수도 있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메시지를 분기점으로 뭔가 소식 교환이 없어지니.... 새삼 돈이란 게 참 슬픈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제자가 사는 나라랑 한국의 국력 차가 크다 보니, 그 제자는 한국인은 당연히 그 정도의 돈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내가 돈을 빌려주지 않기 위해 돈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정말 돈이 없는 건데....
돈 때문에 여전히 서글프다.
이런저런 것을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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