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는 공개적인 게시판에 회원 가입을 잘 안 하는 편이라 그런 곳에 글을 잘 쓰지 않는다. (혹은 아이디가 없으니 끼고 싶어도 끼어들 수가 없다)
최근에 그래도 관심 있는 주제가 있어서, 어떤 게시판에 글을 한 번 썼다가 악에 받친 댓글들을 보고 놀라 🐶깨갱하고 돌아왔다 😅 다시는 가지 말아야지...
A B C 라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나는 A의 행동을 가장 좋게 평가하고 있으며, B는 예전에 잘못한 적이 있다고 생각해서 거리를 좀 두는 편이고, C는 그냥그냥 좋게 보는 편이다. 물론 a b c와 친하지는 않다 ㅎㅎ. 내가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뿐.
내가 가진 B에 대한 호감은 그리 크지 않지만, 최근 B가 억울하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B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내용을 썼는데, 거기에 내가 C를 끼워넣은 게 문제였다. C도 최근에 실수한 것이 있으니, B나 C나 실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좋아하는 사람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자기 사람만 보인다...평소 감정에 따라 악평만 흥하고 실체는 사라진다... 이게 내가 쓴 내용의 주제였는데.... 내 글의 의도는 전혀 전달이 안 된 것 같고, 내글에 곁다리로 들어간 C의 옹호자들이 거품을 물고 달려들어 댓글을 달았다. 여기서 C를 왜 거론하냐고😱
제일 황당한 건 "너 B편이지? B편만 들면 됐지, C는 왜 깎아내려?" 이 내용 ㅎㅎㅎ
예를 들자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너 박사모지?" 라는 소리를 들은 기분 😱
나는 B를 좋게 본 적은 없으나 이번 일은 B에게 억울한 것 같아서 사실 정정을 하려고 했을 뿐인데 단박에 B의 일당으로 몰렸다. 게다가 나는 C를 더 좋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C편은 C의 잘못에 대해서 말을 못한다는 건가?🤔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못하나? C의 실수를 거론하면 C의 적인가?
왜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무조건 옹호할 거라고 생각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건 그 사람을 싫어해서라고 생각하지?
좋아하는 사람도 잘못을 하면 지적할 수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잘 하면 칭찬할 수 있는 건데...
나는 사진보다 글이 더 파워가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글이 더 많은 오해의 소지를 낳게된다는 걸 체험하는 기회였다. 띄어쓰기, 쉼표 하나 찍은 자리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지고, 읽은 이의 독해력 & 읽는 이가 흥분해있는 정도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내용이 달라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읽고 싶은대로 글을 읽고, 많은 부분을 생략해서 읽으면서도 본인이 재빨리 읽는 속독의 대가라고 생각한다.ㅎㅎ 여태까지 내가 친구들에게 마구 찍어보낸 카카오톡 내용들이 얼마나 많은 오해를 낳았을지 새삼 아찔해졌다.
몇개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잠시 벌어진 '댓글 전투'는 조용히 마무리되긴 했지만, 거기는 내가 다시 갈 동네는 아니라는 것만 깨닫고 돌아왔다. 왜들 그리 다들 열받아 있고, 왜들 그리 발끈하고, 왜들 그리 편나누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
어린 친구들의 싸움박질과 기세 대결로 유명한 '아이돌 팬덤(?)' 문화를 두고, 가끔 '난 그 가수가 좋은데, 그 가수 팬들은 싫어. 사람 질리게 해.' 이러는 게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니 뭔가 알 것 같다. 난 C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었는데, 거품 물고 달려드는 C 옹호자를 보고 나니 이상하게도 C가 예전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무섭....
며칠 지나고 보니, 내가 참 전투력이 약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악에 받쳐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서 ㅠ.ㅠ 이것도 다 경험치일 텐데.
나는 중립이라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누군가의 편으로 몰리자 너무 당황해서 그냥 빠져나왔는데
생각해보면 "사실 나는 B편이 아니고, C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더 자세히 설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냥 빠져나왔다. 어차피 그렇게 남을 미워하는데 특화된 사람들한테 무슨 설명이 통했을까만은...
게다가 반전은, 나는 b도 c도 관심이 없고, 굳이 그렇게 편을 갈라야 한다면 난 A편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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