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설핏 낮잠이 들었다.
꿈속에는 4월에 저녁 먹을 곳을 찾아 거리를 걸어다니던 톈진의 그 풍경이 펼쳐졌다.
꿈속에서 생각했다. '앗 그리운 톈진...' 손으로 입부분을 감싸쥐며 눈물이 날 뻔 했다.
(이건 사실 내가 실생활에서 잘 하는 행동은 아니다. 배우들이(특히 서양쪽) 입을 가리면서 슬픔이나 놀라움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많이 봤는데..)
4월에 걷던 그 거리엔 사람이 어느 정도 많았는데, 인적이 드물고 조용했다.
그리고 슥 삭 슥 삭 거리를 빗자루로 청소하는 소리가 났다.
'아, 아침이구나, 조용하고 좋네. 청소도 하고.... 저번에 갔을 때 아침 산책을 왜 안 했을까?'
'여기서 한 블럭 더 가면 그 국수집 나오는 거지?'
귓가에 그 스윽스윽 빗자루 소리가 여전한데,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란 건 참 신기하다. 그 진짜같던 소리.
학생 때 생물 시간에는 소리가 귀 안의 감각기관을 자극하고 어쩌고..... 맛 성분이 혀 속의 미뢰를 자극하고 어쩌고... 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소리를 듣고 맛을 느낄 수 있는지 배우지만, 사실 꿈속에서는 내 입안에 음식도 없고 내 귓속을 때리는 음파도 없는데 모든 것을 다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고 맛보는 모든 것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뇌의 장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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