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7-8년 전에 다녔던 호텔에 대해 내가 쓴 후기를 읽으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속담이 절로 생각난다.
지금 보면 별 거 아닌 것에 신기해하고, 좋아라하고 ㅎㅎㅎ
그런 사람들 촌스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요즘 잔뜩 허세부리며 이게 최선인양 쓴 글도 몇 년 지나면 또 엄청 촌스럽겠지.


나는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애매한 분류를 별로 안 좋아한다. 딱히 '비즈니스급'이라는 게 진짜로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카리브해 리조트에서 학회를 열 수도 있고, 거기에 출장을 갈 수도 있고. 그렇게들 말하는 '출장자용 호텔' 같이 딱딱한 룸에서 누군가는 진정한 인생의 휴양을 얻을 수도 있다. 

CNN에서 꼽은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 11곳 ( https://edition.cnn.com/travel/article/best-business-hotels/index.html?fbclid=IwAR2i9P8KZD8snLnejHxyoZhsRuryN1idOT3tWhL-jTzAYheFmIBC8hPaBkY )이라는 기사를 봐도, 흔히 생각하는 딱딱하고 작은 호텔들이 아니라 리츠 칼튼 두바이, 페어몬트 몬트리올 등이 리스트에 올라있다.

서양쪽에서는 일본에서 주로 쓰는 '비즈니스 호텔'처럼 멍확히 지칭되는 분류가 없으나,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회사 중역들이 이용할 만한 상급의 호텔을 가리킬 때도 있다고 한다. 동양쪽과는 반대인 셈.


한국에서는 그저 방이 좀 좁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 않으면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이에요." 라고 애매하게 지칭하는 것 같아서, 이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해서 절대 쓰지 않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몇 년 전에는 내가 천연덕스럽게 이 단어를 후기에 써놨더라...😂




내 경험이 쌓이면서 남의 경험을 우습게 보는 것만은 진짜 하지 말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조금만 내 경험이 더 넓다 싶으면 남의 이야기가 우스워보이는 현상. 그게 몇 년전의 내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내 경험이 진짜로 폭넓은 것이 아니기에, 어딘가에는 내 경험이 우스울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지금 뭐라도 나보다 조금이라도 약하다고 생각되면 코웃음이 나는....인간은 참 간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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