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부자의 세계





엄마가 예전부터 알았던 분 중에, 명동에서 식당으로 큰 돈을 번 분이 있다. 나도 어릴 적 명동 메인 거리에서 한 켠 들어간 뒷골목의 그 식당에 몇 번 방문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맛 같은 건 기억이 안 나고. 

이 분은 내가 어릴 때부터 우리집에서 "ㅇㅇㅇㅇ아줌마"로 지칭되던 분이지만, 사실 이젠 완전 할머니 나이시다.
아무튼, 이미 오래 전 장사를 정리하고 은퇴하셨고, 어떻게 그렇게 재산을 불렸는지는 몰라도 요즘 그 "흔한" 건물주도 아닌데 그냥 현금 자산의 이자만으로도 잘 지내시는 중이다. 싱글이셔서 돈 나갈 다른 구석도 없다. 

직계 가족이 없는지라, 몇 번 아프시고 나서는 그래도 자신을 돌봐줄 조카들을 찾아 남쪽 도시로 낙향하셨는데, 그 당시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서 싸게 파는 50평대 아파트에 홀로 입주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그 동네가 뜨면서 그 아파트 가격도 두 배 상승하였다는....💸

투자 목적도 없이 거주 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도 부촌이 되는... 아무튼 재복이 좋으신 분. 다른 현금 자산도 상당하지만, 얼마전 달러 예금만 x억 갖고 계시다는 소리를 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네... 부럽다ㅎㅎ.


 

그 분이 서울에 사실 때는 강남의 오래 된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에 사셨는데 옛날 아파트여서인지 주차 구획 선이 작게 그어져, 그 분의 커다란 벤츠를 주차하기에 적합한 크기를 지닌 자리가 한 곳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외출을 하고 돌아왔는데, 그 자리를 누군가 차지하고 있으면 본인 차를 세울 공간이 없어서 애를 먹었다고. 그렇다고 본인 차는 밖에 있는데 "이 자리는 내 자리이니 아무도 차를 세우지 마시오"라고 팻말을 걸어둘 수는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 분이 생각해 낸 방법은 마티즈를 한 대 구입하는 것이었다. 😜 벤츠가 외출할 때는 마티즈를 그 자리에 세워놓아서 그 자리를 찜해놓았다가, 벤츠가 돌아오면 마티즈는 비키고 벤츠를 그 자리에 다시 세우고 ㅎㅎㅎ. 주차장 자리 지킴이용 차량 구입.


이 분은 재물운은 좋으시지만, 건강운은 그다지 좋지 않으셔서 여행도 잘 못 다시니고 그래서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 심지어 불면증도 있으시다. 방금 전에도 밤 0시를 넘겨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런저런 얘기 중이시다.


"엄마, 한밤중인데 거실 말고 방에 들어가서 전화하면 안 될까?"
"안돼. 저 방 들어가면 소리가 잘 안 들려"
"😞"

내 방에 들어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와이파이 감도가 약해져서 전화 소리가 안 들린다는 것은....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전화했다는 소리?..

노후를 위해 돈을 무작정 아껴야 되는 나이도 아닌 70을 넘긴 연세에... 물려줄 자식도 없이 수십억 자산을 보유한 분이, 한 달 몇 만원만 요금 더 내면 무제한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으실 텐데, 번거롭고 감도 안 좋은 카톡 무료 통화를 한다고...?? ㅎㅎㅎ 혼자 50평 집에 사시면서 집을 꾸밀 가구도 이탈리아에 직접 가서 구입해서 배로 실어오는 분이?!?! 


참 부자들의 세계는.....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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