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만성적인 등 통증이 있는데, 사실 밖에 나가서 활동하고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그 통증을 잊을 때가 많다. 그러다가 영화나 공연 같은 걸 보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다시 뻐근해짐을 느낀다.
지난 4월에 제주도에 갔는데 온수풀이라 괜찮을 줄 알고 밤에 야외 수영을 했다가 감기에 걸렸다.
제주도에 다녀온 뒤.....그때 이미 중국 비자를 신청해놓고 비행기표를 구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출발했다. 여행 초반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늘 목이 약간 부어있었고 몸에 약한 감기 기운이 남아있었지만 5박 6일을 지내면서 괜찮아졌고, 그저 그동안 먹은 무수한 감기약 때문에 물가 싼 중국에서 술을 제대로 못 마신 것만 아쉬운 상태가 될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니 나은 줄 알았던 감기가 제대로 발병해 끙끙 앓았고, 생전 처음으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증상까지 겪었다.
돌이켜 보니, 중국에 있는 동안은 볼 것이 너무 많았고 하고픈 것이 많아서 아프다는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니, 중국에 있는 동안은 볼 것이 너무 많았고 하고픈 것이 많아서 아프다는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약으로도 누를 수 없는 강렬한 통증이 아닌 다음에야, 결국은 다른 생각할 거리가 있으면 통증을 덜 느끼는 것 같다. 또한 두 곳의 통증을 동시에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 이것은 어떤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실재하는 일이구나...하고 배운 것이다. 어둠 속에서 밀고 당기고 항복을 받아내야 하는 게임을 하던 중에 한 출연자가 머리채를 잡히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허벅지 부분을 깨물리고 있었는데, 그 출연자는 평소에 머리숱에 예민했던지라 머리에 신경 쓰느라고 자기 허벅지를 누가 깨물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
최근에 유난히 죽음을 접할 일이 많아서....인생의 마지막 단계가 떠올랐다.
대부분이 환자복을 입고 병실에 누워서, 앉아서, 보낼 수 밖에 없는 시간들.
내 통증을 잊게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회색 병실에서, 그저 통증을 묵묵히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시간들.
주의를 다른 데 돌릴 수 있어야 고통이 줄어드는데, 주위에는 나만큼 아픈 사람들만 있는 곳.
그 단계에 가서는 무엇으로 통증을 이겨내고 고통을 잊을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면 좀 나으려나?
주위를 살펴 보면, 나이가 많은 분 혹은 만성질환으로 오래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해온 분이라 해도 결국은 예상을 못한 채로 본인의 마지막 병실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았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그 길....
이 입원이 내 인생 마지막 입원이겠구나... 하는 것을 모른 채, 계속 반복되던 입원의 하나겠거니 하다가 마지막 길을 가는.
고통을 그저 견디는 일 말고, 뭔가 주의를 돌려 줄 다른 것이 더 많은 인생을 살고 싶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병실에서 삶을 마감하는 일....이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듯.
내가 더 늙으면 또 어떤 다른 생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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