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중국에서 뭔지도 모르고 시켜먹은 이 음식...(나는 메뉴판 사진만 보고 면인 줄 알고 시켰는데, 두부였다 🙈)
중국 다녀오고 나서 음식의 이름이 더 궁금해졌지만 , 하필이면 계산서가 흐리게 인쇄되어 알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간 이 식당은 전국적인 유명 체인점이라, 한국분 중에서 이 식당의 메뉴판 사진을 다 찍어서 블로그에 올린 분도 계셨지만... 내가 시킨 저 메뉴는 뭐랄까... 별지? 그 지점 주방장만 특별히 만드는 듯한 메뉴판 중에서 시킨 거라 도저히 이름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저 하얗고 뭔가 꼬들꼬들하고 겹겹 층이 있는 저 재료....뭔가 낯이 익는데 짐작이 안 갔다. 해산물 같기도 하고, 육식(?) 같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저 하얗고 뭔가 꼬들꼬들하고 겹겹 층이 있는 저 재료....뭔가 낯이 익는데 짐작이 안 갔다. 해산물 같기도 하고, 육식(?) 같기도 하고....
10월이 되어서야, 중국 여행을 다룬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가, 저것이 천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식재료는 광동어로 牛柏葉라고 부르는, 즉 한국에서는 '천엽' , '처녑'인데 만다린으로는 重瓣胃이라고 하는 것 같다. 난 원래 내장 부위 잘 안 먹는데, 중국에 있으니 그냥 먹게 됐다...🐂🙄 한국의 회색 천엽에는 전혀 손이 안 가는데, 하얀색으로 해놓으니 입으로 들어간 듯. 어디선가 본 것 처럼 낯이 익으면서도, 낯설었던 이유는 한국에서는 주로 '걸레같은' 회색 그대로 '생'으로 내놓지만, 중국에서는 회색 부분을 벗겨내고 하얗게 만들어서 익혀 먹기 때문이었다.
중국 판매 사이트를 보면 千层(천 겹)이라고도 한다.
내가 이 음식 이름 알아내려고 별 공부를 다하게 되네 :)
혹시라도 천엽에 해당하는 중국어 단어를 알게 되면 흐리게 나온 계산서의 글자와 맞춰서 뭔가 짐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요리 이름 알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요리 이름이 "천엽 볶음"이런 게 아니라서...
하지만 저 부위가 소가 가진 4개의 위장 중에 3번째 위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재미있는 영어 단어로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국어로 천 개의 잎사귀, 천엽인 것처럼 영어로는 이 부위를 bible, butcher's bible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사진상으로도 책처럼 묶인 여러 겹이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omasum, beef tripe라고도 한다.
하도 여러 겹으로 되어있는 부위라, '바이블'이라고 부른다니 ㅎㅎ 재미있는 발견이다.
영소설을 읽다가 처음 보는 단어가 나와서 사전을 찾아보면, 회양목, 사슴고기, 흑요석, 엉겅퀴....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native speaker가 아닌 이상 학습으로는 알고 있기 어려운 단어들.
하지만 앞으로 어디선가 omasum이라는 단어를 본다면, 사전을 찾지 않아도 소의 내장을 말하는 것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듯.
미국 등지에서 내장 부위를 구해서 먹고 싶은 경우, beef tripe, bible tripe라는 이름으로 찾는 게 더 보편적이라고 한다.
(나는 찾아먹고 싶은 사람은 아님 ㅎㅎ 난 이상하게 내장 부위는 잘 못 먹겠더라. 생각해보면 등심-안심을 먹는 것이나 내장을 먹는 것이나, 남의 살,,,,,😐을 먹는다는 의미에서는 사실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싶은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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