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이기는 게 없구나.




2009.12.17 11:33 


2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큰 망각을 가지고 왔다.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간직해왔던 몇몇 물건들의 의미가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버려지고, 그냥 쓰여졌다.

누군가와의 추억으로 남아, 한국에서 랑카까지 나를 따라갔던 어떤 물건은,
2년이 채 되지 않아 기념물에서 쓰레기로 바뀌어 랑카에서 버려졌다.
버리고 한국에 돌아와서야 그 물건의 의미가 생각났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한때는 바라볼 때마다 애틋했던 물건이 시간이 흐르면 그저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년 만에 서랍에서 찾아낸 지갑에는 여러 장의 한국돈(일명 '구권' 포함) 지폐가 들어있었는데
내 성격상 분명히 무슨 의미를 부여하고 집어넣어 놓은 것일텐데...
몇 장은 기억이 나고 몇 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쓰기로 했다.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이겠지.


세월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기에,
흐려져가는 어떤 추억도, 의미 부여도 소용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이들어가는_이야기

댓글2

  1. ㅅ극ㅇ
    너가 쓴 긴(?) 글 끝까지 읽어보긴 오늘이 처음이네..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 잠시 사색 후 이렇게 몇자 남긴다. 난 2년 동안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 놓고 묶어 놓고 싶었는지 한 권의 일기장을 고스란히 남기게 되었더라. 한 번씩 들춰보고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기도 해. 그러면 혼자서 씩 미소를 짓게 된다. 지나간 시간이 나에게 행복을 많이 준 것 같아서 감사해..
    2009.12.18 01:55 

    • 나두 정말 감사한 2년이야...여러모로 운도 좋았구... 나 랑카에서 맹장수술도 했어!! 그런데두 그 시간조차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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