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와 베르디흐를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2015.03.27 15:53 




테니스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물론 딱 한 선수를 좋아해서 테니스를 즐겨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보통은 제일 좋아하는 1명에, 좋아하는 선수군 여러 명, 주는 거 없이 왠지 얄미운 선수군 몇 명, 나머지 관심 없는 기타 등등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간절히 갖고 싶어하는 타이틀 차지에 방해꾼이 되는 선수들이 보통 이유없이 미워지기 마련인데,
이런 의미에서 페더러의 커리어 훼방꾼은 나달 외에도 베르디흐 아닐까?


이들의 첫 만남은 2004년 8월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2라운드,
그랜드 슬램을 3회 우승하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있던 페더러는 2라운드에서 만18세 베르디흐를 만나게 된다. 베르디흐는 그때까지 투어에서 거둔 승리는 5승에 불과했던 풋내기.




Federer vs Berdych Athens Olympics 2004
YouTube
나도 오늘 처음 보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영상. 둘다 머리를 묶고 나온 게 귀여움.
이 경기에서 나이 어린 베르디흐가 4-6, 7-5, 7-5 로 승리를 거둬. 이후로 페더러가 올림픽에 계속 도전해야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어쩌면 테니스팬은 베르디흐에게 감사를 해야 하는지도??
2004년에 전성기를 열었던 페더러가 이 대회에서 단식 금메달을 땄었다면, 2008년에 복식 금메달 수확하고 2012년은 윔블던에서 올림픽을 하니까 마지막으로 명예롭게 출전하고
2016년은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단식 금메달이 없는 페더러는 2016년까지는 반드시 출전할 것임을 늘 말해왔다.




페더러의 텃밭인 윔블던.
2003년에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2008년에 나달에게 우승 트로피를 한 번 내준 것 외에는 2009년까지 6회 우승을 기록하고 7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2010년, 이것을 막아선 게 바로 베르디흐. 8강전에서 6-4, 3-6, 6-1, 6-4 로 베르디흐가 승리했다.
지금이야 페더러가 윔블던 2회전에서도 탈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본 상태이지만, 당시 페더러의 윔블던 8강 탈락은 상당히 충격적.




2012년 US오픈에서는 또다시 페더러와 베르디흐가 8강전에서 만나게 되었다.
페더러는 2004년 첫 우승이후 이 대회에서 5회 연속 우승하였고, 6연속 결승 진출, 8년 연속 4강 이상 진출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윔블던 다음으로 페더러의 승률이 높은 그랜드 슬램 대회가 US오픈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베르디흐가 7-6(1), 6-4, 3-6, 6-3로 승리, 페더러는 8년 만에 처음으로 US오픈 4강에 오르지 못 하게 되었다.



"형, 저 맘에 안 들죠?"

페더러 표정이 솔직해....
이 둘 사이의 상대전적은 페더러 13 ; 6 베르디흐로 전체적으로는 페더러가 앞선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페더러의 커리어를 막아서는 역할을 많이 한 (그러나 슬프게도 우승은 다른 이가 차지하는) 베르디흐.
가장 최근 2015 인디언 웰스 8강전에서는 페더러가 베르디흐를 6-4, 6-0으로 시원하게 압도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페더러와 베르디흐를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은 왠지 드물 것 같다는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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