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하나 딸 하나 👶
현장 직관이란....
一场被预设的奇迹
과연... 나달이 예전처럼 팔팔 뛰어다닐 수 있을까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요즘,
내가 파리에 가서 정말로 봤어야 했던 경기는 16강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구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구할 수도 있었던 표.
결국은 파리까지 와서 호텔에서 TV로 본 16강전. |
물론 훨씬 더 무게감 있는 경기인 4강전 - 결승전을 직관하는 행운은 가졌으나, '행복감'은 느꼈지만 뭔가 경기 후 '짜릿함'은 결국 느끼지 못했다.
4강전 1세트는 최고의 승부 중 하나였지만 상대 선수의 큰 부상으로 2세트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종료되었고, 그 2세트에서 나달의 경기력은 오락가락했다. 심지어 그날은 나달의 생일이어서 경기장에서 관중들과 생일 축하를 하는 체험까지 잔뜩 기대하고 경기장에 갔었지만, 목발을 짚고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대 선수는 생각보다도 더 내 맘을 아프게 했고 아무도 생일 축하 따위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승전은 전력 차이가 커서 - 한쪽 드로에 우승 후보 4명이 다 몰려있었으니... 반대 드로에서 결승전에 온 선수는 [상대적인] 약체, Ruud 미안👋🏻 - 사실 긴장감은 덜 했다.
나달-조코비치 8강전 나이트 세션 표는 뭐 애초에 못 구할 표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거고, 적어도 16강전은 봤어야 해.
롤랑가로스 표는 3월과 5월에 공식 예매가 열리는데, 16강전 입장권에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만 걸려라' 하고 5-6장 정도를 미리 몽땅 구입 해놓기란 어렵다. (구입 장수 제한도 있다) 그리고 16강전은 나중에 resale 표로도 잘 안 나왔다. 표를 구입하는 5월 초에는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대회 개막 뒤 월수금일 경기를 하게 될 지, 화목토월 경기를 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미리 살 때는 운을 믿고 사두는 수 밖에.
16강전 경기는 second week 일요일-월요일에 걸쳐서 열리게 되는데, 장소도 메인 코트인 필립 샤트리에 코트, 그보다 작은 수잔 렁글렌 코트 두 개로 나뉘어진다. (8강전부터는 그나마 필립 샤트리에에서만 열려서 경우의 수는 줄어든다) 필립 샤트리에 코트는 그마저도 데이 세션 - 나이트 세션이 나뉘게 되므로, 16강전이 벌어질 장소/시간 경우의 수가 여러 가지가 된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데이 세션에 경기할 지, 나이트 세션에 경기할 지는 그 경기 전날이 되어야만 알 수 있다.
그래서 결국 16강전(=4회전) 표는 유일하게 손에 넣지 못한 채 출발했고 (3회전 2장, 8강전 데이 세션, 4강전, 결승전 표는 이미 가진 채로 출국) 16강전 전날인 토요일 오후에야 나달의 일요일 경기는 필립 샤트리에 코트 데이 세션으로 배정되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터 갖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계속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엄청난 경쟁에 밀려 당최 나에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선수에 비해 팬층이 있는 조코비치 경기가 같은 날 수잔 렁글렌 코트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조코비치 팬들이 미리 사뒀던 필립 샤트리에 표를 내놓아서 빈 자리가 나오는 것으로 짐작했다.
표가 아예 안 보이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말겠는데, 빈 자리는 하나씩 나오는데 그 다음 단계인 좌석 지정 단계로 넘어가면 "이미 팔렸습니다" 같은 문구만 나왔다. 표를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새로고침을 하다 보면 빈 자리 한 개씩은 계속 보였다. 하지만 늘 내 화면 터치는 늦었다. 스마트폰보다는 PC로 하는 걸 권장한다고 하던데, 호텔의 고물 PC 역시 너무 느렸고 공용 컴퓨터에서 저지르는 범죄 예방용??인지... 할 수 있는 게 너무 제한되어 있었다.
경기 스케줄이 발표된 시간엔 한국은 이미 늦은 밤이었기에 결국 프랑스에 사는 친구에게 PC로 해달라고 부탁을 해봤지만, 그 친구도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간 터라 시간을 많이 뺏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착한 친구가 10여 분은 매달려줬다.) 이미 구입한 결승전 표보다 더 비싼 자리를 구입할 각오도 했지만 자리가 나와야 말이지...🙇
몇 번이나 도전한 끝에 경기 당일 아침, 롤랑 가로스 구역 내에 입장할 수 있는 38유로 짜리 입장권은 겨우겨우 손에 넣었으나... (약 51,600원), 그날이 내가 파리에 체류한 날 중에 가장 쌀쌀한 날씨였고, 추운 날 스타디엄에 들어가 앉지 못하고 외부 구역만 혼자 떠돌면 너무 우울할 것 같아 결국 resale로 다시 내놓고 가지 않았다. 나~중에 수수료 4유로를 빼고 34유로만 환불되는데, 씨티카드가 1유로 = 1309원이라는 본 적도 없는 최저 환율을 적용해서 적게 환불해줘서 열만 더 받게 됐다.👺 표를 구입할 때 병행해서 사용했던 다른 카드사는 환불 당시 더 올라있던 환율을 적용해서 더 많이 환불해줬는데 씨티카드는 대체 무슨 계산법인지 모르겠다.
원하던 4강전, 결승 다 보고 행복하게 마무리 된 여행이었지만
'짜릿한' 경기는 현장에서 결국 못 본 게 아쉽다. 특히나 롤랑가로스 이후로 나달의 경기력은 여기저기 헤매는 중이라...
파리 도착 1주일 넘게 TV로만 나달 경기를 봄 |
몇 시간을 폰을 붙잡고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내 것이 되지 않았던 16강전 입장권... 그 표가 만약 최종 단계까지 가서 구입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짜릿했을까 싶지만, '16강전 표 짜릿하게 구할래? 나달이 우승하는 거 볼래?' 하면 당연히 후자가 낫지 ㅎㅎㅎ.
작년에 그 자리에서 은퇴하는 걸 지켜볼 마음이 있었을 정도로, 우승하는 것까지 보고 온 마당에 더 이상 미련 없이 후련해졌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너무 폼이 확 꺾여 화끈한 경기가 없으니 미련이 다시 스멀스멀 자라난다. 33살 쯤이면 당연히 은퇴할 줄 알았던, 곧 37살 선수에게 뭘 또 기대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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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에 벌어진 일이긴 했지만 인터넷 환경이 빠른 한국에 이런 '광클' 나 대신 해달라고 부탁해 볼 친구 하나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이 날이 더 떠올랐다.
견디고 버티세요
ilusión
테니스를 직접 쳐본 적이 없어서, 경기 중계를 볼 때 선수들 공의 강도나 방향, 높이...이런 것에 대한 감은 없다. 테니스 쳐 본 사람들은 그냥 tv화면이라도 보기만 해도 알던데.
윔블던 준우승까지 했던 폴란스 선수 라드반스카가 은퇴하기 전, 늘 그녀에 대해서 "저 파워로는 슬램 우승 못한다" "한계가 명확" 이런 평을 하는 걸 많이 봤지만 사실 내가 경기 중계만 봐서는 그 차이를 잘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13년, 올림픽 공원에서 실제로 그녀의 경기를 보게 됐는데...
(당시 내가 가진 100만 화소 아이패드 동영상으로 남긴 장면을 캡처한 것이라 잘 안 보이지만↓ 라드반스카 특유의 "앉은 자세로 받아치는" 장면이다.)
실제로 보니 정말 공이 너무 약한 게 보였다. 화면에서 보는 느낌과 확실히 달랐다. 상대 선수가 '빵!'하고 보내면 라드반스카의 공은 '뽈뽈뽈뽈~' 하고 힘없이 천천히 날아가는 느낌? 그러다 보니 상대 선수가 대응할 시간도 충분하고 받아넘기기에도 수월해 보이는...하지만 워낙 수비가 뛰어난 라드반스카였기에 결국 저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최근에 실제 관람을 하다가 또 이런 느낌을 받은 경기가 있는데...
바로 2022 롤랑 가로스 4강전 나달 :즈베레프.
첫 게임부터 나달이 브레이크 당하면서 약간 즈베레프에게 끌려가는 느낌이 강하던 세트였는데, 현장 직관을 하니 나달 공이 약한 게 두드러지게 보이던 세트였다. 즈베레프가 빵! 하고 때리면 나달 공은 슈우우 하고 천천히 넘어가는 느낌. 하지만 즈베레프의 공은 항상 엄청난 강도와 속도로 빡!하고 재빠르게 되돌아왔다. 원래 나달의 포핸드가 이런 약한 포핸드가 아닌데?!?! 그래서 '나달이 밀리나? 젊은 선수랑 경기하니 역시 힘에서 안 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그런 차이는 눈에 띄지 않게 되었고, 경기 자체는 결국 나달이 앞선 채로 즈베레프의 부상으로 2세트에서 끝났다.
이 모든 상황이 끝나고..내가 궁금한 것은 1세트 그 공의 강도는 모두 나달의 계산이었나 하는 것이다. 이미 2022년 호주오픈 메드베데프와의 결승전 경험을 포함, 2m에 가까운 장신 선수들은 그만큼 에너지 소비도 많아서 5세트 내내 미친듯이 뛰다가는 결국 키 큰 쪽이 먼저 지친다는 것을 나달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메드베데프 - 즈베레프 모두 키 198cm로 나달보다 13cm나 더 크다.) 그래서 장기전을 예상하고 1세트는 그저 체력 안배를 위해 공을 살살 보내고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세트에서도 우월한 체력을 자랑하기에, 장기 체력전 고려 상대가 아닌 조코비치와의 롤랑가로스 최근 경기들을 보면, 나달이 항상 1세트 초반부터 총력으로 밀어붙여 점수 차를 크게 벌려서 기를 누르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즈베레프는 이 경기 2세트에서 '필립샤트리에'의 나달 게임을 4연속 브레이크하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세우긴 했지만, 나달의 파상 공세를 계속 막아내던 피로가 쌓여 3시간여 만에 결국 발을 헛디뎌 큰 부상을 당해 기권을 해야 했다. 그만큼 그도 체력을 많이 썼다는 뜻이다. 이 체력전은 나달의 계획에 있었을까, 아니면 닫힌 지붕에서 오는 습한 열기에서 경기가 제대로 안 풀려 나달도 그저 당황했던 거였을까?
사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의미없지만, 2022 호주오픈 결승전 1,2세트 때도 나달이 의도적으로 메드베데프를 그저 엄청 뛰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달이 상대를 지치게 만들고 5세트까지 갈 것을 작정하고 나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는 뜻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나달은 진다는 생각을 안 했다. 경기 중에 스코어상으로 확 밀리면서 경기가 메드베데프쪽으로 기울어서 모두 패색이 짙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나달은 라켓 여러 개를 새로 해달라고 stringing room으로 보냈다. 경기가 계속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실제로 나달의 머리 속엔 어떤 생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 이 글을 쓴 뒤 오랜만에 '22 호주오픈 결승 4번째 세트 일부를 잠깐 봤는데 나달이 너무 지쳐 보여 '5세트까지 일부러라도 가자'라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겠다 ㅎㅎ. 하지만 1,2세트 생방송으로 봤을 때 '장기전 계획 중인가? 메드베데프 그저 엄청 뛰게 만드네'라고 생각한 건 사실이다.
올해 US오픈 16강전에서는 36세 나달이 20대 선수의 체력과 속도에 밀린다는 것을 시인하면서 깔끔하게 패배했다. 너무 아쉽긴 했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결국 8강에 남은 선수들 중 최고령자가 "27세"였고, 8강전부터 그 남은 19세 선수 + 20대들이 공을 빵빵 때리고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경기를 보니 '나달이 4회전 통과했어도 남은 경기에서 어려웠겠다'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젠 체력 안배 한다면서 (정말 그런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1세트에 살살 쳤다가는 그냥 주도권이 넘어가서 다시 찾아오기 힘든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
나는 나달이 체력과 속도에서 모두 우위를 확보하고 코트 끝에서 끝까지 뛰면서 모든 것을 받아치던 시절을 봤기에 올해 US open이 이렇게 마무리되어도 아쉬움이 덜하다....하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그 기억은 희미해졌고, 이제 네트 건너편 20대 선수들이 저 끝까지 보내는 공을 따라가기를 포기하는 나이 든 나달의 모습만 잔상으로 남게 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었던 올해 초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사치스러운 걱정만 하고 있다 :) 작년에 부상으로 하반기를 하나도 못 뛰고 날렸던 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연말 마무리는 +++++++로만 할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나의 윔블던도 끝
부상을 딛고 4강전까지 힘겹게 올라간 나달이 결국 기권을 결정. 2022년 윔블던 4강전은 내일 한 경기만 열리게 되었다.
나달이 일단 복귀 목표라고 말한 8월 8일 캐나다 Rogers Cup대회까지 나도 테니스 방학.😴
2019년 7월..
그저 테니스 보는 것이랑 나달이 좋아 경기를 보는 줄 알았다가, 나의 욕망이 투사된 것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되었던 시간.
그때, 내 아들만 서울대 보내고 싶은 학부형의 마음이 되어 안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내 아들은 서류심사에서 이미 떨어졌는데 남의 아들들만 합격 면접 보고 있는 걸 지켜보는 상황. "아무도 우승 안 하는 대회는 없나요?"
그런 내 모습을 자각하고 그때부터 마음을 많이 다잡으려 노력했고, 여태까지 십여년간 나달을 지켜본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행복했다고 생각했다. "서울대 안 가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제는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나달이 그해 또 메이저 결승전을 가게 되자 내가 오히려 너무 긴장했지만 그때 새삼 빌리진킹이 했다는 말 "pressure is privilege"가 무슨 뜻인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내 자식이 🤣 결승전에조차 못 가서 우울했던 몇달 전에 비하면 결승을 앞두고 초조해하고 있는 지금 이 경험은 정말 privilege 아닌가?
2022년, 3년전의 그 우울한 기억에서 돌고 돌아 올해는 정말 예상치 못한 선물을 많이 받았다. 드디어 맘이 편해졌다. 물론 아들 서울대 보내고 나니 이젠 또 하버드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ㅋㅋ 하지만 충분히 마음이 놓였다.
최근 대회들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결승전을 지켜보게 되기까지 지난 3년간 정말 long long way를 왔구나...생각했지만, 이제 나달이 빠지고 남은 4강 진출자의 면면 때문에 또 그 3년전 마음가짐도 또 돌아와버렸다.
"아무도 우승 안 하는 대회는 없나요?"
ㅋㅋㅋ. 내가 원하던 게 이루어져 이미 다 내려놓았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었나. 아직도 싫은 건 있네.
하하, 그동안 다른 선수 팬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너무 잘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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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악플도 이제 그만 읽어야지.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는 묘한 상황인데, 악플이 달려있을 거 뻔히 알면서도 테니스 기자들의 트윗의 답글을 열어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곤 했었다. 안티들은 뭘 해도 어차피 저주를 퍼붓는다. 나도 '허허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늘 그걸 열어서 읽어보면서 자극을 받곤 했다. 앞으로는 그것도 하지 말아야지. 어차피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옳은 것이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틀린 것이다.
작년 12월 중순엔가 '이제 더이상 테니스에 예전같은 관심이 안 가네'라고 이 블로그에 써놓고는, 결국은 어느해보다 테니스덕에 감정의 소용돌이를 많이 겪었던 2022년 상반기... 드디어 방학이다 ㅎㅎ.
황혼기 | Nothing matters. (mori-masa.blogspot.com) ->> 지금 다시 읽어보니 새삼 재밌네.
누군가는 정치 유투브를 보고
누군가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이뤄주실 것이라 하고
누군가는 테니스를 본다.
그러면서 그 세계를 모르고 어찌 인생을 살 수 있는지 서로가 신기하다. 이렇게 좋은데 🤗. 동시에 타인들은 어떻게 저런 존재를 믿고 일희일비하면서 그 존재가 그 사람의 삶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즐거운 몰입의 세계.
경기 중 화장실 갔다 온 날
롤랑가로스 티켓 예매
매년 5월 - 6월에 걸쳐 파리에서 열리는 롤랑 가로스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에 표를 가장 구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US-호주오픈은 표를 안 사봐서 모르지만, 센터코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추첨 운 +텐트 치고 밤새워야 하는 윔블던에 비해 롤랑가로스의 '필립 샤트리에'코트 입장권을 사기 쉬운 것만은 확실하고, us open 입장권보다 저렴해 부담이 적다. (-> 이게 2023년을 기점으로 좀 바뀌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십만 대기를 뚫어야 한다)
프랑스테니스협회(FFT)를 통한 일반인 정식 예매는 3월쯤 오픈하는데 그 당일 치열한 예매전쟁을 놓쳐도 4월이 되면 8강 이전 대부분의 초반 라운드 경기는 ➡️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 여기에 항상 재판매로 찔끔찔끔 나오므로 결국은 필립 샤트리에 입장권을 살 수 있다 (resale을 쉽게 할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에 표를 샀던 사람들이 계속 내놓는다).
정각에 딱 열리는 정식 판매일에 몇천번대 순서를 기다려서 결승이나 준결승 표를 사고 싶은 사람은, resale표 몇 장이 찔끔찔끔 나오는 4월에 https://tickets.rolandgarros.com/en 을 드나들면서 미리 회원 가입해 놓고 표 구입 과정을 미리 익혀 놓으면, 나중에 5월 fianl sale때 재빠르게 원하는 표를 사는 데 도움이 된다. 판매 오픈 당일에 자기 차례로 접속이 되면 무한정 표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제한된 시간만 허용되고 15분이 지나면 cart-장바구니에 이미 담아놓은 표도 자동으로 삭제되기 때문에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3월경 첫 공식 예매를 놓치더라도 대회 시작 전 5월 초에 있는 FFT 라스트 세일 때 결승전, 준결승전 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여러 기기로 접속해 놓고 대기하면 순식간에 운으로 구입 가능 순번이 정해진다. 늦게 접속했는데 십만 명을 뚫고 바로 표를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선착순 순번도 아니다.
5월 라스트 세일보다 3월 첫 예매 시 티켓이 조금씩 더 싸다. 사실상 모든 게 운🔮으로 정해지는 예매인데, 3월 세일 때 운좋게 몇 천번대 이하 순번으로 뚫고 들어가서 결승전부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승자. 🥇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의 경우 미리 로그인을 해놓는 것은 안 되고, 자기 순서가 되어 구매 페이지가 열리면 그때 로그인을 한다. 빠르게 아이디 입력하고 (그러므로 회원 가입이 미리 되어 있어야 표 사는 시간이 줄어듦) 신속한 판단으로 표를 샤사삭 cart에 담아야 결승/준결승 표를 살 수 있다.
남자 결승전 표는 재빠르게 매진되고 공식 사이트에 resale로도 안 나온다(아마도 공식 리세일에 제값으로 파느니 다른 거래 사이트에 웃돈 붙여서 내놓는 사람들 있을 듯). 더 올라갈 곳이 없는 맨 꼭대기 자리가 (2022년 라스트 세일 기준) €170. TV 중계로 볼 때는 저런 꼭대기에도🔭🧐 사람이 있구나... 했었는데 그 꼭대기가 바로 내 자리일 줄은...😁
결승 한 경기의 무게감과 주목도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여자 4강전 두 경기+복식 경기 총 3경기를 볼 수 있는 입장권보다도 이 남자 결승 한 경기 입장권이 14만원 더 비싸다(같은 꼭대기 자리). 정신없이 결제하느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데도 내가 못본 건지 모르지만, 정식 예매 당일에는 가격대 카테고리 내에서 해당 경기 입장권 '몇 장' 사는지만 고를 수 있고 좌석 위치는 무작위로 정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 나는 중요 경기에서 꼭대기일지언정 선호하는 방향의 좌석으로 배정받았다.
공식예매일 지나서 다른 사람들이 resale로 내놓은 표를 살 때는 그나마 남은 좌석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위치를 골라서 살 수 있다. 해당 좌석에서 경기장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view 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1장을 사서 결제해도 management fees €4, 3장을 사서 결제해도 €4이므로 목표를 잘 정해놓았다가 한 번에 여러 장을 cart에 담아 결제하는 것이 4유로를 중복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익.
내 아이디로 표를 샀더라도 RG앱이나 공식 사이트 my orders에서 해당 입장권 항목에 이름이 입력된 (assign) 사람이 그 표로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므로, 한 아이디로 다른 사람을 위해 여러 장 구입할 수 있다.
《필립 샤트리에+수잔 렁글렌+시몬느 마띠유 코트 = Main court》 메인 코트 입장권은 대회 기간 동안 개인이 총 8장까지만, 한 세션(Day sesion /Night session이 있다) 안에서는 총 4장까지만 살 수 있다. 즉 아무리 테니스를 사랑해도 대회 기간 15일 동안 매일매일 한 아이디로 필립 샤트리에 코트 표를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온가족이 모여앉아 보겠다고 같은 경기 5장을 동시에 구매하는 것도 안 된다.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도록 기회를 분산하기 위해 구매 수량 제한을 둠. 초과 구입 자체가 막혀 있음)
그 중에서도 특히 (2022년의 경우) - 첫째주 토요일/일요일/둘째주 남자 4강전/남자 결승전 - 이 4일에 속하는 메인 코트 경기는 한 ID당 합계 4장 이상 살 수 없다. (예시 -> 시몬느 마띠유 코트 표 첫주 토요일 1장 + 수잔 렁글렌 일요일 1장 + 필립 샤트리에 준결승 제1경기 1장 + 준결승 제2경기 1장을 사면 이미 4장 한도가 찼기 때문에 결승전 표는 구입 불가능으로 막히게 된다) 아마도 이 4일이 가장 사람이 몰리는 날이라서 독점을 막으려는 것으로 혼자 짐작함.
나는 처음에 이 규정을 모른 채로, 한 자리 보일 때 덥석 사뒀던 첫주 토요일 표 때문에 이 특정 날짜 총 4장 limit에 걸려서 4일 중에 속한 다른 세션 표를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 그 표를 resale에 내놓았으나 그날 저녁 같은 시간에 파리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인기가 더 쏠렸는지(??) 테니스 표가 팔리지 않았다. 내가 표를 사둔 날의 night session만 유난히 자리가 남아돌면서 resale이 안 되어서 살짝 마음 고생을 했다. 그동안은 빈 자리 표가 뜨면 사람들이 귀신같이 채가는 것만 봤는데 내 표는 토요일 저녁 경기인데도 아무도 안 채갈 뿐더러 같은 카테고리 3에서 오히려 리세일 표만 계속 나오다가, 심지어 마지막엔 카테고리3 전체에서 약오르게 내 자리만 남음.😲 역시 롤랑가로스 3라운드 따위는 챔피언스리그 위력에 역시 밀리나봐....
'리세일 진행중'으로 바뀌어서 좋아했는데 결국에는 안 사감😵. 카트에만 담았다가 결제는 안 하는 듯. |
하지만 48시간 이내에 결국 팔렸고 나도 리세일 제도를 잘 이용하게 됐다. 표를 사놓고 가지 못하게 되거나, 좋아하는 선수 경기가 본인이 표를 사둔 날과 다른 날에 배정되면 이처럼 공식 사이트 my orders 페이지에서 해당 날짜 내 표를 쉽게 resale 할 수 있다. 물론 경기 시작 전날 23:59pm까지 타인 이름을 적어넣으면 그 사람이 입장할 수 있으므로, 공식 사이트를 통하지 않아도 사람끼리 만나서 양도해도 된다. resale이 성사됐다고 해서 금방 환불되는 것은 아니고 대회 종료 후 한달 뒤에 정산된다(2022년 경우). 표를 구입할 때 냈던 management fees 4유로는 환불되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못쓰는 표를 타인과 연결해, 필요한 사람에게 팔고 나는 그 표에 들인 돈을 날리지 않아도 되니 좋다.
리세일 과정이 쉽기에 일정을 모를 때에도 표를 미리 사놓으면 되긴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가 어느 세션에 배정될 지는 경기 전날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미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자리가 보일 때마다 표를 사놓았다가 계속 다시 팔면 management fees 4유로를 프랑스 테니스협회에 꾸준히 기부하게 되는 셈.😏
낮 12시부터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3경기가 Day session, 오후 8시 45분 이후 시작하는 그날의 메인 매치 "1"경기가 Night session인데 두 세션의 입장권 가격은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아무리 나이트 세션에 가장 주목받는 경기를 넣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불균형한 가격 책정인 것 같다. 다른 메이저대회는 보통 남자 단식+여자 단식 이런 식으로 나이트 세션에 두 경기는 배치하던데... 프랑스오픈은 나이트 세션 딱 한 경기 보기 위해 수십~수백 유로 써야 하고, 메인 매치는 주로 남자 단식이기 마련이라 경기가 길어지니 3시간만 경기해도 밤 12시가 된다. 그래서 귀가하기도 불편하다. 필립 샤트리에 표가 있으면 외부의 작은 코트 경기까지 무료로 볼 수 있기는 하나, 나이트 세션 입장권 소지자는 오후 6시 반이 넘어야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코트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도 한정적이다.
게다가 페더러나 세레나 윌리엄스같은 압도적인 스타도 이젠 사라져서 그날의 '메인 매치'라는 의미도 희미하다. 특히 여자 선수들은 매 대회마다 슬램 우승자가 바뀌어서 (과장을 보태어) 발에 채이는 게 슬램 우승자들이니.. 3경기 표값과 맞먹는 '메인 매치' 1경기를 감당할 무게감의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름 슬램 우승자VS프랑스 여자 선수의 경기를 넣었는데도 여기저기 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좌석이 남아도는 나이트 세션의 예. 여자선수는 필립 샤트리에를 다 채울 만한 선수가 요즘 없다. 롤랑가로스는 나이트 세션 배정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듯.
이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트 세션 표가 리세일로 훨씬 많이 나오는 것으로 짐작한다. 파리에 사는 직장인이라 어쩔 수 없이 밤 경기만 볼 수 있는 사람 아니면 '가성비'가 매우 떨어진다. 나도 예매 초기에 나이트 세션 표를 몇 장 샀다가, 생각보다도 너무 늦은 경기 시작 시간을 보고는 호텔로 혼자 무사 귀환할 자신이 없어 결국은 다시 팔았다(파리의 여름은 밤 10시까지도 어느 정도 밝긴 하지만). 나이트 세션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 데이 세션 표를 가진 사람들은 나이트 세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데이 세션 제3경기 종료 후 그들이 경기장을 나가도록 비우고, 동시에 나이트 세션 입장객이 어느 정도 입장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 세션이 진작에 끝났더라도 나이트 세션은 곧바로 시작할 수가 없다. "Not Before 20:45"이라는 일정도 이 시간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일 뿐이고 경기장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이트 세션에서는 경기장을 채울 만한 몇몇 남자 선수들이 돌아가며 "울며 겨자먹기"로 자정까지 경기하게 될 듯.
롤랑 가로스는 전통을 중시한다며 그동안 roof/야간 조명을 달지 않아 '우천'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어 다음날로 경기가 밀리는 억울한 선수들을 양산하는 스케줄 문제가 많았다. 2020년대 들어서 드디어 경기장 지붕도 달고 조명을 설치하더니... "야간 경기 없다고 그동안 우리 욕했지? 우리는 한다면 제대로 해"를 모토로 삼았나보다. 과하게 늦은 야간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사람들 보기 좋은 시간을 잡으려는 아마존 프라임의 입김이라는 설이 있지만, 적어도 필립 샤트리에 코트 데이 세션 시작 시간을 지금처럼 낮12시가 아닌, 다른 코트들과 똑같이 오전 11시로 하면 나이트 세션 시작 시간도 앞으로 좀 더 당겨질 텐데... 고집 있네.🥴 작년에도, 남자 선수들 경기 길어지는 것을 뻔히 알 텐데도 남자 4강전 첫 경기 시작 시간을 너무 늦게 잡아 비판을 좀 받았었다. 특히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11시 통행금지까지 있었는데도 그에 대한 고려 없이 경기 시간을 잡아서 결국 두번째 경기는 통금 시간을 넘기게 만들었다.
나이트 세션 시작 이틀만에, 이미 자정을 넘겼지만 한 세트 더 해야하는 경기가 나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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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경우 롤랑가로스 대회 종료 시점이 한국 시간으로 치면 6월 6일이었는데, 7월 4일부터 체크 카드로 결제했던 금액이 계좌로 환불되었다. (나는 은행 두 곳의 체크카드 이용)
management fee 4유로를 제외한 표값이 환불되는데, 내가 구매했던 시점과 환불 시점의 환율 차이와 카드사의 할인 정책 차이로 똑같은 4유로를 제외한 액수라도 엄청 다른 금액이 입금되었다. 나 같은 경우 어떤 표는 4€ = 3875원부터 어떤 표는 무려 4€ = 9138원을 제외한 금액이 계좌로 입급되었다.
구입 시점인 5월보다 7월의 유로 환율이 더 높아졌음에도... 구입할 때는 절대 적용해준 적 없던 파격적 낮은 환율을 환불시에는 적용해, 65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8만 5천원 정도로 환불해준 씨티은행 덕에 수수료 4유로의 가치가 9138원이 되는 기적(!)을 보았네.🤬 씨티은행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만 이 카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연장할까 했는데 이것으로 바이바이. (하지만 사실 예매할 때는 씨티카드가 에러나 복잡한 추가 인증 과정 없이 결제가 잘 되었기 때문해 사용한 것이긴 했다.)
☆☆ 4유로 부담만 빼면 환불이 쉽기에 "혹시 모르니" 2023 롤랑가로스 입장권을 좀 사두려고 했는데, 올해는 규정을 보니 90%만 환불해준다고 한다. ㅜㅜ 😢 45만원 결승전 표를 사놓았다가 resale하면 4만 5천원+4유로가 날아가는 것. 사람들이 resale을 너무 많이 해서 정신없어서 그러나??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수수료 4유로 받고 있는 거 아니야?? 꼭 갈 계획 아니라면 '혹시나' 하고 사놓진 못하겠네.
🌌2023년에는 나이트 세션 시작을 8시 15분으로 당겼는데, 30분 차이로 얼마나 나아질지는 의문. 작년 남자 8강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겨 종료되었고 우버 등도 원활치 않아서, 새벽 2-3시에 경기장에서 나온 한 기자가 "여전히 주위에는 교통 수단을 잡기 위해 배회하는 관람객들이 많이 있다"라고 트윗한 바 있다.😑 나이트 세션 경기가 밋밋하게 두 시간 만에 끝나면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 가기는 쉬워지고, 팽팽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며 열광을 하다 보면 집에 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낮 경기가 일찍 끝나 관중 퇴장 시간 등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8시 35분이 되어야 시작하는 2023년 나이트 세션.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면 집에 가기 어려워진다.
작년 4월에는 거의 매일 살 수 있는 수준이었던 리세일 표가 2023년에는 잘 안 나온다. 올해 3월 공식 세일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다고 하던데, 올해는 표를 사기가 매우 어렵다.
아래 Roland Garros 태그를 클릭하면 2022 RG 관람한 이야기 읽을 수 있어요 🙂 ⬇️
either way around
테니스를 14년 보면 미신과 함께 본다.
부수적 정보
중압감
commitment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참 묘하다.
14년 동안 나달 경기를 보며 울고 웃고 즐거웠지만
6월에 나달 본인이 제일 잘 하던 대회에서 패배하고 (정신적 내상으로?) 윔블던/올림픽 일찌감치 기권하고 고향에서 골프치고 다니는 요즘...
응원하지 않는 다른 선수가 앞으로 우승할 것을 생각하니 배가 아프고, 내가 이놈의 테니스를 몰랐으면 이렇게 짜증날 이유도 없을 텐데 싶다.
Queen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 가사 중에 "you're the victim of your crime"이 있다. 좋을 땐 좋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기면 결국 내가 좋아서 한 일의 victim이 되어서 고통받는 것.
내가 좋아서 한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거기서는 좋은 것만 취하고 싶고 싫은 일은 피하고 싶다.
2년전 이맘때에도 딱 이랬는데...
아효.... 아무도 우승 안 하는 대회는 없나요?
승패에 연연하지 않으리라 아무리 다짐해도 운동선수를 응원하는 이상... 초연해지기가 너무 어렵다.
우리 아들'만' 서울대 보내고 싶어 안달하는 엄마같은 내 모습을 발견하고 '서울대 안 가도 좋다! 착하게만 자라다오'로 마음가짐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남의 집 아들 서울대 가는 거 슬프고 🤣 우리 아들이 최소한 먼저 들어가기라도 했으면 좋겠는 마음은 어쩔 수 없네.
I am lucky
"Just accept. I never considered myself unlucky person at all. Doesn’t matter the injuries that I had. I think I am very lucky person."
다른 선수 팬들은 배부른 소리한다 그럴지 모르겠지만...
라파 나달의 호주오픈 2회 우승 도전은 또 실패로 돌아갔다.
삭막한 욕설이 난무하는 테니스 포럼같은 곳에는 더이상 가지 않고
주로 트위터에서만 테니스 정보를 얻는데, 내가 보는 요즘의 열혈 나달팬 트위터러 중에는
나달의 2009년 호주 오픈 우승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주로 2010년대 이후로 팬이 된 사람들이 트위터를 하는 것 같다.
다들 그뒤로 준우승 4번의 쓰디쓴 기억들 뿐.
2021년, 선수 나이가 많아져 조금 더 조바심이 나는 이때에
또다시 거창한 목표가 무위로 돌아가고 나니,
2009년 호주 오픈 결승전을 콜롬보의 호텔 펍에 앉아서 혼자 지켜본 게 정말 잘한 일 같다.
당시 나는 티비와 인터넷 없는 집에서 살고 있었고, 테니스 경기를 보려면 호텔 펍으로 가야 했다.
3번 정도 테니스 결승전을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도 같이 볼 친구를 찾지 못해 혼자 본 것은 그 호주오픈이 유일했다.
테니스 결승전은 우천 연기의 특수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일요일 오후에 시작하는데(2020년부로, 롤랑 가로스에까지 지붕이 설치되면서 이제 우천 연기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짐)
내 기억으론....토요일 밤을 불태운 숙취로 인해 골골대면서 혼자 호텔 펍을 찾았다.
일요일 늦은 오후인 탓에, 펍에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때쯤이면 다들 월요병이 시작될 시기인지라...
혼자 앉아서 핫쵸코..아마도 샌드위치?? 이런 거나 시키서 먹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보통은 맥주와 함께 테니스 경기를 보지만, 숙취 때문에.
경기가 5세트까지 길어지면서, 샐러드 같은 것을 한 번 더 주문했고 아마 그때쯤엔 정말 펍에 나밖에 없었을 거다.
그래도 홀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숙소로 돌아왔던 듯.
잡힐듯 잡힐듯 호주 오픈 우승이 12년째 잡히지 않으니... 2009년의 그 경험이 더 귀해졌다.
그리고, 요즘 하드코트에서는 여실히 젊은 선수들에 밀리는 것을 보면서
2019년 US오픈 우승도 더 소중해졌다. 당시에 집에 홀로 있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혼자 실제로 펄쩍펄쩍 뛰면서 (당시 우리집 아래층은 비어있었다.) 응원했었고 3세트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가 5세트까지 늘어지면서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오늘도 3세트에서 끝날 것 같았는데, 결국은 젊은 선수에게 밀려 역전패하는 것을 보면서
2019년 우승이 얼마나 소중했던 건지 더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우승으로 너무 많은 안도감을 얻게 되었던 것도 새삼 더 감사하다.
경쟁심을 갖지 말아야지, 그냥 테니스를 즐겨야지 하면서 마음을 누르면서도
끝내 아쉬웠던 것들이 손에 잡혔던 날들...
20th major in 2020!
유일하게 나만 갖고 있는 공식 사진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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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여름 유럽 여행의 수확은 이런저런 게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 근래 몇 년간 동남아 여행 다닐 때 생각보다 영어를 원하는 대로 말하지 못해서, 내가 영어를 굉장히 못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오히려 영국에서는 내 영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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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모자 쓰고 일하는 인도 과자 공장'이라는 영상이 떠도는 걸 봤다. 영상에선 일하는 사람들이 위생모만 썼다 뿐이지, 커다란 과자를 바닥에 쏟아붓자 지저분한 공장 바닥에 주저 앉은 사람들이 그걸 손으로 집어서 봉지에 넣고 봉해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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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방에 누워있다가 야경을 보기 위해 밤 8시 넘어 길을 나섰다. 전에 톈진에 살 땐 회식 외에는 밤 외출, 그것도 '혼자' 밤 외출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15년 뒤에도 여전히 밤 외출은 낯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