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하는.....
꿀잠 침대.
장소는 새크라멘토 호스텔.
12시? 1시쯤 이른 시간에 체크인해서 8인실쯤 되는 이 방에서 가장 좋은 위치의 침대를 배정받았다.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와서, 1층에서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고
방으로 올라 오니, 이 조용한 도시에 생각보다 여럿이 체크인해서 북적이고 있었다.
물론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태였고
서울-》샌프란시스코-》 멕시코 몬떼레이 -》 달라스 -》 새크라멘토로 이어지는 정신없는 여정이기는 했지만
나는 피곤해도 잠을 잘 못자는 특성이 있다.
오후 7-8시 경 잠깐 누워볼까...하고 누웠는데
눈 떠보니 다음날 새벽 5-6시 경이 되어 있었다.
중간에 한 번도 안깨고 최소 9시간 이상을 그대로 잔 것이었다.
나에겐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눈을 뜨고 시계를 확인했을 때 많이 놀랐다.
8인실이라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감.
작년에 중국에 가서, 이미 감기에 걸린 채로 출발해 상태가 안 좋았던 데다가
허리 끊어지게 많이 걷는 도보 여행을 미친듯이 하면서
혼자 특급 호텔 최고의 침대에서 잠을 청했는데도
여행 내내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고생한 걸 생각해보면....
매트리스도 허술했던 저 침대는 진짜 꿀잠 침대였음에 틀림없다.
새벽에 눈을 뜨니 머리맡 뿐만 아니라 측면으로도 예쁜 레이스 커튼이 달린 창문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곳.
샌프란시스코도 아니고, 시애틀도 아니고...
내가 '새크라멘토'라는 작은 도시에 다시 가볼 일이 있을지.
혹시라도 그런 기회가 다시 온다고 하더라도 낡은 이 호스텔은 남아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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