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 포착




재미있는 트윗을 봐서 화면 캡처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화면이 퐁퐁 튀더니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게 뭐지? 하는데, 아마 내가 캡처 버튼을 누르려는 동시에 글쓴이는 삭제를 하고 있었나보다. 다시 봐도 그 글이 완전히 사라졌다.

내가 '이거 재밌네. 내 폰에 저장해놔야지.'하고 생각한 순간과 
그 글쓴이가 '이거 지워야겠다'라고 생각한 순간이 정확히 일치했다는 게 뭔가 웃기다.


내용은, "한국어를 배운지 얼마 안 된 외국인들이 '깻잎'을 '깨싶'이라고 읽을 때마다 재미있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거였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나라도 한국어 초보였으면 깨십이라고 읽었을 것이고, 깬닙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나에겐 당연히 모국어니까 깻잎을 백번 봐도 지금 머리속에선 '깬닙'이라고 자동 음성이 흘러나오지만....


Daughter,  enough, merci beaucoup....
곧이 곧대로 쓰여진 철자 그대로 읽으면 절대 제대로 된 발음을 낼 수 없는 외국어들을 보며, 이게 뭐야? 해왔지만...

알고 보니 한국어도 제대로 된 발음을 외국어로서 배우기엔 변칙이 많은 언어였다.
평생 써 온 언어라서 잘 못느낄 뿐.

사실 한국인에게도 한국어는 쉽지 않고, 변수가 많은 언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음 동화 때문에 '선릉'역은 설릉이 맞고, 지하철역사에도 영어로 "Seolleung"역이라고 표기되지만 한국 사람 중에 설릉역이라고 발음하는 사람 거의 못봤다. 대부분 "선능역".
학여울역도 "Hangnyeoul"역이라고 역에 써있지만, 항녀울역이라고 읽는 한국인 아무도 못봤다. 대부분 '하겨울역'. 아마도 한국인과 외국인의 차이가 크지 않을 발음일 것이다. 한글을 보고 읽으면 대부분 저렇게 읽을 테니까.

외국인에게 내가 한국어를 가르칠 때 비음, 설측음 등의 예를 들어가면서, 자음동화에 대해 가르친 적이 있긴 하지만, 사실 학생들이 이해했는지는 미지수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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