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ierge




호텔 컨시어지는 재미있는(?) 곳이다.
보통 호텔의 급이 높아질수록 분리된 컨시어지 데스크가 따로 존재하고 거기서 별의별 것을 다 도와주게 되는데 나는 그 정도 수준의 호텔에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인지, 사실 그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해본 적은 없다. 보통 체크인-아웃을 할 때 외엔 뭐 직원 마주칠 일은 나에겐 거의 없어서... 

예전에 그나마 리츠 칼튼 톈진에 갔을 때, 컨시어지 데스크 직원들이 滴滴出行같은 앱 이용 안 하는 날 위해 나의 목적지까지 가는 택시를 찾아서 불러줬던 거?!? 그거 외에는 도움을 받은 일은 없는 듯 하다. 그때 그 데스크에 앉아서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아, 이 사람들에게 베이징 가는 고속열차 예약같은 걸 도와달라고 했더라도 해줬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나도 뭐 별 경험이 없는데도, 컨시어지가 "재미있다"고 적은 것은.... 참 여러가지 용례를 봐서.😄

아마도 대부분 나처럼 컨시어지에서 큰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이 단어를 막연하게 어떤 다른 것쯤으로 짐작하고 쓰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았다.

이 단어가 이렇게 쓰일 수도 있구나..하고 처음 안 것은, 트립어드바이저의 내 글 바로 아래에 있던 바람에 눈에 들어온 어떤 후기에서였다. 그분은 꾸준히 "컨시지어"라고 적고 있었다. 하나쯤은 오타로 볼 수도 있었겠지만 몇몇 다른 후기에 걸쳐서 계속 컨시지어로 적은 걸로 봐서는 단어를 그렇게 알고 계신 것 같았다. '콘시어지', '컨시어지' 사실 한글로 어떻게 해도 영어식 발음과 가까워지는 않고, 불어식으로 꽁씨에흐주... 라고 쓴다고 해도 그건 본인 자유지만, 아무래도 '컨시지어'는 이 단어를 한 번 잘못 본 것이 영원히 굳어진 경우인 듯 했다.

이런 분들은 언젠가 남들과 의사소통의 벽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교정을 해줘야 하는데, 사실 모르는 사이라서 알려주기는 어려웠다. 아니, 사실 아는 사이에서도 알려주기 어렵긴 하다. 내 친구가 ricotta 치즈 샐러드에 한동안 빠졌는데, 직원 앞에서 주문할 때마다 '라'코타치즈 샐러드라고 말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는 본인의 실수를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에 뭔가 얼굴이 화끈거릴 상황을 막아주기 위해서 내가 미리 알려줘야 할 것도 같은데, 막상 말하면 친구가 부끄러워할까봐 내 입이 안 떨어지는.... 암튼 그랬다.


나중에 트위터에서 우연히 마주한 어떤 분 역시 '컨시지어'라고 쓰고 있었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그 분은 컨시어지에서 실제로 큰 도움을 받았던 사례를 소개하며 "여러분, 이게 바로 컨시지어가 하는 일입니다.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여러분도 이름을 꼭 외워두고 도움 받으세요. 컨시지어! 컨시지어! 아시겠져?" 라고 썼다는 사실이었다. 이분 역시 모르는 사이라 내가 뭐 고쳐줄 수는 없었지만, 아는 사이였더라도 이렇게 확신에 차서 썼는데 "야, 컨시지어 아니고 컨시어지"라고 고쳐주긴 서로 민망했을 듯 하다.

...

몇 분 전에 어떤 분이 쓴 글을 보니, 이분은 아예 호텔에서 체크인 하는 곳을 '컨시어지'로 쓰고 계서서.... 이 단어가 한국에 와서 그 모호함 때문에 참 고생하는구나 싶으니, 예전에 봤던 글들까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어렴풋한 기억엔, '컨시지어'라고 글자 순서를 바꿔 쓴 걸 처음 봤던 그 글에서도 그분은 체크인 하는 곳이 '컨시지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런데 뭐, 솔직히 나도 어설프게 뜻을 알고 잘못 쓰고 있는 단어들 있겠지. 부끄.
어딘가에 나의 그런 글이 캡처되어 돌아다니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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