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이익은 없어도 잠재적 고객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내가 직접 장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 매일매일 여러 고객을 만나는 기분이 어떤 것일지는 잘 모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모두가 잠재적인 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이 당장은 내 가게에 매출을 올려주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올 수도 있으니
누구라도 늘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사실 벼라별 인간들을 다 견뎌내다 보면 친절만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에 잠시 동안 각종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정보를 얻는 일을 했었는데, 그때 업주들의 인간에 대한 태도를 참 적나라하게 다 봤다. 

내가 그들에게 매출을 올려주지 않는데도 무조건적으로 친절한 사람들과, '손님'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면 적대적으로 변하던 가게 주인들... 정말 특정 지역 가게 주인들의 태도를 다 기억할 수 있다. 매상을 안 올려주는데도 정말 친절하던 분들은 더욱 더 기억에 남고, 몇 번 개인적으로 다시 방문하기도 했었다.


어제 그제 가난한? 알뜰한? 손님으로서 두 곳의 매장을 방문하고 나니, 다시 한 번 업주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니스프리 화장품 브랜드는 공병을 반납하면 300포인트를 준다. 큰 포인트는 아니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에도 도움이 되니, 종종 동참하고 있다.

매상을 올려주지도 않는, 300원 받아가는 손님(=나)이 텅 빈 매장으로 들어섰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 과정을 사무적으로 처리해주곤 했었다. 그래서 나도 보통 쭈뼛거리며 다 쓴 화장품 병을 내밀게 된다.

집 근처도 아니고 처음 와보는 동대문점.
한때는 중국인 관광객도 많았겠지만 지금은 인적이 너무나 드문 그 동네, 오랜 만에 들어선 손님이 고작 공병을 내밀고 간다면 업주는 섭섭하지 않을까?
그런데 의외로 너무 친절하셨고 300포인트 얻고 돌아가는 나에게 "행복한 하루 되세요~" 라며 인사를 해준다. 집에서 멀지만 이니스프리에서 뭔가 살 일이 있다면 거기 찾아가서 사고 싶을 정도의 산뜻한 태도.
그래, 장사는 이렇게 하는 거지.
(안타깝게도 이 지점은 지도에서 더 이상 검색이 안 되는 걸 보니, 코로나 이후 동대문 지역의 관광객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했나보다...)



*****
내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skt 2G 휴대폰 서비스가 드디어 종료된다. 2g폰 외에 사실 알뜰폰을 이미 쓰고 있었지만....고심 끝에 skt스마트폰을 추가 개통하기로 했다. 어느 정도의 금전적 혜택이 있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과감히 추가 지출을 해보기로 했다.

이게 이렇게 거창할 일까지는 아니지만 🤣 제임스 카메런 감독이 쓴다는 방법 - '일단 뛰어내린 다음에 떨어지며 낙하산을 만들어 나간다' - 이 심정으로 일단 전화기를 두 대 굴리기로 했다. 이미 한 달 이상 우물쭈물거렸는데, 7월 26일 서비스 종료라 더 이상 우물쭈물거릴 시간이 없었다.


내가 사려는 모델이 흔치 않아서 찾고 찾아 겨우 어느 지점에 들어가서 개통하고 나왔는데, 직원의 반응이 영 신통치가 않다.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서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skt에서 지원을 받아, 한 달 휴대폰 통화료가 앞으로 2년간 "0"원이기 때문인 듯 했다. (물론 기기 할부금은 낸다) 휴대폰 대리점은 그곳에서 계약한 고객 통화료 일정 부분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기기값 1년 할부가 끝나면 수익 발생이 0인 고객이라, 그렇게 시큰둥했나 싶다.

참내, 어떤 상황이든 나에게 친절하게 했으면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되거나 남에게 소개시켜주고픈 대리점이 되었을 텐데, 당장 눈앞의 이익이 0이라 생각해서 최소한의 응대만 하다니.... 쩝.


굳이 장사가 아니라도, 어떤 타인이라도 나중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마주칠 지 모른다. 나도 타인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