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호텔 중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남은 호텔이 있다.
코트야드 남대문인데, 이유는 두 번 숙박했는데 가장 저렴한 방을 예약하고도 두 번 모두 2-3단계를 건너 뛰어 34m2 /53m2 타워뷰의 넓은 방들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역시 사람은 좋은 전망을 지닌 넓은 곳에서 지내면, 다른 것들을 평가할 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 너그러워진달까.
지난 5월에 근처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가, 밖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을 배정받아서 호텔에 대한 인상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졌던(?) 목시 인사동.
https://mori-masa.blogspot.com/2020/05/moxy-seoul-insado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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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5만 원대의 저렴한 비용에도, 밖이 잘 보이는 9층 방에서 머물게 되어 호텔에 대한 인상이 더 밝아졌다. 유리창에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비바람이 쎈 날이었지만 그래도 창밖이 보이니 훨씬 더 좋았다.
8층 방 전망 사진도 본 적 있는데, 고작 한 층 차이에도 그래도 9층이 나은 듯. 어느 방에 머물게 되느냐가 그 호텔에 대한 평가에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이번에는 업그레이드 받아서 superior 더블룸. 20m2.
Elite status를 갖고 있지 않아도(나처럼) 웬만하면 업그레이드 많이 해준다던데 저번에는 정말 방 여유가 없었나보다.
수피리어는 스탠더드(3층-7층)에 비해 높은 층에 위치하고 넷플릭스 시청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방 크기나 다른 설비는 모두 같다.
목시 인사동의 더블룸은 익선동 한옥골목의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방이다. 즉 북향.
만약 관광객이라면 한국의 옛동네에 왔다는 기분이 제대로 전달되는 방. 더블룸이라도 좀 더 고층을 배정받아야 이런 전망이 확보된다. 층이 낮으면(스탠더드룸) 역시 건너편 건물만 보인다고 함.
트윈룸은 동향/서향으로 다른 뷰를 볼 수 있다.
익선동 한옥골목이 보이는 방향인 더블룸은 바로 앞 거리의 포장마차의 왁자한 소음이 늦은 밤까지 들리는 단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비바람이 심해 먹자골목이 제대로 운영이 안 되어서 수피리어룸 높이까지도 소음이 올라오는지는 '다행히' 체험하지 못했다.
으잉? 광각렌즈로 찍어서 벽이 휘어버림.
내가 저번에 묵은 트윈룸과 더블룸에는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 더블룸은 욕실 입구가 개방형이라는 단점이 있다. 물론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화장실 공간을 가르는 유리 미닫이문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침실쪽으로 오픈된 공간인 셈이라 소리는 다 넘어온다고...🙄
그래도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변기가 있어, 비슷한 급의 호텔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편리함 제공✅
목시보다 상급의 호텔에서도 깜빡(?)하는 걸 본 디테일인데...
여기는 머리맡에 조명 조절, 파워 아웃렛이 침대 양쪽 모두에 준비되어 있다. 더블룸에서 이런 걸 한쪽에만 설치한 호텔을 종종 보는데, 그런 룸은 둘이 숙박할 때 불편하다. (단, 온도 조절기는 이 사진은 반대편쪽에만 설치되어 있기는 하다. 방 온도에 예민한 사람이 그쪽에 자면 될 듯 🧐)
여기는 머리맡에 조명 조절, 파워 아웃렛이 침대 양쪽 모두에 준비되어 있다. 더블룸에서 이런 걸 한쪽에만 설치한 호텔을 종종 보는데, 그런 룸은 둘이 숙박할 때 불편하다. (단, 온도 조절기는 이 사진은 반대편쪽에만 설치되어 있기는 하다. 방 온도에 예민한 사람이 그쪽에 자면 될 듯 🧐)
저번에 목시에 왔을 때는 근처에 다른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기도 했고, 코로나 사태 초기 거의 석달간 외부 활동을 최소화한 뒤의 첫 외출이어서 '경계를 풀지 않느라' 내 방에만 콕 박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는 그래도 목시 호텔의 특징인 2층 공용 공간에 다녀와 봄.
목시는 모바일 키를 이용한 비대면 체크인&아웃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는데, 사실 감염 전파 통제를 위해 공공시설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한 요즘 시점에서 비대면 체크인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1층 key drop box에 키 키드 반납하는 것으로 비대면 체크아웃은 가능)
이번에는 모바일 키도 써봄. 블루투스 켜고 매리엇 앱에서 모바일 키 부분을 필요한 곳에 가져다 대면...
화면이 이렇게 바뀌면서 이곳저곳 출입이 가능해진다. 외출할 때마다 키 카드를 챙기지 않아도 방에 출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방 번호 인식을 할 때는 잘 읽히지 않아서 효율성이 좀 떨어지기는 했다. 2층 공용 공간(Moxy pick-ups)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출입구에서 키를 사용해야 한다. (건너편에 운동 시설도 얼핏 보임)
목시는 '로컬 커뮤니티' 스타일의 호텔이라고 한다. 목시 인사동의 디자인을 맡은 분의 기사에서 읽은....
호텔에 모든 설비를 갖추기보다 시설을 최소화해서 호텔 비용을 줄이고, 관광객이 직접 지역 사회에 나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선택해서 누리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코로나 이후 조식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으나, 그래서 목시는 원래 조식을 샌드위치 등으로 간소하게 운영했고 조식당과 카페 등등을 겸하는 2층 공간은 외국의 시설 좋은 유스호스텔 같은 곳에서 보던 그 분위기.
목시는 이런저런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지만
오픈 초기에 코로나에 직격을 맞기도 했고...
보통 제주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 갈 때나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다같이 공용 공간을 나누는 것을 기대할 뿐,
호텔에 오면서 이런 'social' 분위기를 기대하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해서 여기는 늘 텅 비어 있다.
아마도 인사동이라는 위치상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거린다면, 서로 정보 교환을 위해 매일 밤 다국적 만남의 장이 펼쳐질 곳이 되겠지만.
늘 커피와 차 등을 내려서 마실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고, 자판기도 있어서 간편식을 사서 데워먹을 수 있다.
지하층에는 역시 호스텔처럼 세탁 공간과 라커 등이 준비되어 있다.
로컬 커뮤니티 스타일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바깥 카페에 가지 않아도 🙂 이곳에서 계속 커피나 차를 조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해도 좋은 곳.
이것저것 새로운 개념으로 많이 준비해놓은 호텔인데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고,
'열린 사회'를 준비한 이 호텔을 내가 첫 방문에서는 '닫힌 마음'으로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말이 많던데, 이렇게 타인과 섞이는 공간은 앞으로도 계속 인기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공용 공간은 전세계 목시의 공통 설계인데,
판데믹이 장기화하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전염병이 속출한다면....
브랜드 컨셉트를 바꿔야할 지도 모른다.😔
두번째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설비가 꼼꼼했고 장점이 많았던 호텔.
이번에는 다행히 조용하게 머무를 수 있었지만
사실 층간 소음이나 옆방 소음에 취약한 호텔로,
방 배정의 운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옆방에 머무느냐, 야행성 손님이 늦은 밤 바로 위층에 입실하느냐...이런 것이 만족도에 꽤나 영향을 미친다.
또 하나는 현재 하우스키핑 인력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야간에 이런저런 민원 사항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한 추가 물품이 있으면 16층 리셉션으로 직접 받으러 올라가야 하는데, 전화받을 시간도 없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고 있는 직원을 보니 안쓰러웠다.
'서비스가 부족하다'라는 생각 대신에 '다들 힘들구나. 코로나 시대의 여파인데 다들 같이 이 고비를 넘는 중이구나'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목시 인사동 건너편에는 5년 전/3년 전 생일 때 내가 묵었던 이비스 인사동이 보이는데, 밤에 최상층 5개 정도의 방에만 불이 켜진 게 보였다. 직원들 인건비는 제대로 나올지...
나도 걱정할 게 많은 인생이지만
다들 어렵게 이 시기를 넘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많이 들었던 종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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