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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가 있네.

 


유류할증료와 세금만 낸 항공권으로 이번에 홍콩에 다녀왔는데, 그래도 아시아마일즈는 일반석 '이센셜' 요금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줘서 2000마일 쌓였다. 항공료는 안 냈는데도 마일리지도 주는 고마운 항공사 캐세이 퍼시픽.

예전에는 보통의 요금을 냈을 경우 거리제로 1285 X 2 = 2570마일 쌓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불 비용 기반으로 적립이 바뀐 듯 한 요즘도 적립률이 나쁘진 않다. 내가 16년 전에 처음으로 캐세이 퍼시픽을 타고 방콕에 다녀왔을 때는 5000여 마일이 쌓였었는데, 3년인가 시간이 지나 마일 소멸을 앞두고 어쩔 수 없어서 그 마일리지를 홍콩공항 고속철도 바우처로 일단 발행을 해놓았지만, 홍콩에 갈 수가 없으니 그냥 썩힌 적이 있다. 적어도 3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바우처였는데... 흑흑 😔

몇년 전에는 미국 항공사들끼리의 파격적인 요금 경쟁으로 35만원에 미국 항공권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AA항공에서 발권해서 미국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엄마의 AA 탑승은 엄마 아시아마일즈 계정으로 1만 5천 마일 적립받아서, 나중에 당시 10여만원 정도 숙박비를 받던 서울의 호텔에 무료 숙박권으로 바꿔서 쓴 적이 있다. 아시아 마일즈 - 캐세이 퍼시픽은 마일/포인트 활용도가 참 높은 항공사.

🌏 아시아 마일즈로 호텔 예약하기 ⬅️경험담


이번에는 2000마일리지로 뭘 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찾아보니, 잔챙이 마일리지라 기대가 높진 않았지만 정말로 할 게 없었다. JBL 이어폰 같은 것도 2000마일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긴 했지만 홍콩 내에 주소가 있더라도 배송비가 80홍콩달러. 배보다 배꼽이 크겠어. 바우처는 배송비 없이 받을 수 있지만 2000마일로 바꿀 수 있는 것 중에 쓸만한 건 없었다. (당연)


다른 로열티 프로그램으로의 포인트 전환에는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 보통 이런 타사 계정과의 포인트 전환은 미니멈 요구치가 있어서 2000마일보다는 높을 것 같아서. 





오잉? 최소 2000마일만 있으면 되네? 2000 아시아 마일즈가 1000 매리엇 포인트??
1000포인트는 매리엇 호텔에 100달러 써야 쌓이는 포인트이고, 돈 주고 구입하면 12.5 달러가 필요한 포인트인데 만 5천원 정도 그냥 생긴 느낌이네. ㅎㅎ

사실 마일리지는 점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빨리 써버려야 이익이지만
(이러다가 전환 비율이 3:1이 되어 3000마일이 필요해지는 수가 있음)
일단은 그냥 남겨놨다가 나중에 매리엇 포인트가 더 필요할 때 전환해서 써야 겠다.

캐세이 퍼시픽은 탈 때마다 좋았던 일이 많은 항공사 :)




 




홍콩에서는 보통의 식사 the St.Regis bar, Hong Kong




더위에 지쳐 홍콩섬 사이잉푼의 언덕을 오르던 어느 날... 그래도 깔끔하고 좋아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흠.. 더운데 저기 들어갈까?

하지만 입구에서 메뉴 보고 흠칫 돌아섬.
훈제 연어를 좋아해서 솔깃했는데 연어 두 조각 걸쳐 놓고 미트볼, 감자 등등을 포함한 런치 세트가 148홍콩달러?? = 2만 4천원 ?🙀 , 파니니와 커피 한 잔 2만원? 🙊 스웨덴식 카페 같았는데 물가도 스웨덴 수준이구만. 물론 홍콩도 세계에서 손꼽는 물가 높은 나라이긴 하다.
다시 힘을 내어 7천원짜리 완탕면 먹으러 감. ㅋㅋ


아무튼... 홍콩에 오게 된 것도 홍콩국제공항이 제공한 프로모션 항공권 덕분인데, 홍콩관광청도 "HK Goodies"라며 외국 관광객에게 여러 분야에서 쓸 수 있는 100홍콩달러 상당의 쿠폰을 증정하고 있다.

외국 전화 번호로 승인을 받아야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공항->시내 편도 고속철 타는 데 이용하는 듯 했다.

나는 그중에서 무료 칵테일 쿠폰을 이용하기로.
사실 아주 애매하게 모인 Marriott 포인트를 갖고 있는데 153포인트가 더 있어야 어디든 무료 숙박을 할 수 있어서 아까웠다. 그렇다고 일부러 그 모자란 포인트를 구입하거나 호텔 가서 1박을 더 해서 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위이고.😵‍💫 뭘 하기에도 애매해서 그냥 죽어있었던 포인트 더미. Marriott 계열 호텔에서 식음료를 먹으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기에, 야경 좋은 고층 Bar들을 포기하고 2층에 조그만 바가 있는 Marriott 계열 St. Regis를 선택했다.

그래서...
홍콩 관광청에서 제공하는 칵테일 무료 쿠폰을 쓰기 위해 하룻밤 최소 숙박비가 80만원대인 St.Regis Hong Kong 입성.







뉴욕 st. Regis King Cole bar에서 시작된, 유명한 벽 그림의 홍콩식 변주.
사실 무료 쿠폰이 없다면 들어올 생각도 안 했을 텐데, 홍콩 관광청 진짜 감사 😊 
하지만 뭐, 사람들이 보통 이런 데 쿠폰 가지고 오면 나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추가로 쓰기 때문에 어차피 st.regis쪽도 남는 장사.


St. Regis의 유명한 칵테일 - bloody Mary의 홍콩 변주인 Canto Mary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그리고 .. 어차피 포인트 적립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오늘도 변함없이 길을 헤매는 🐕고생을 하느라 점심도 못 먹어서 진짜로 식사가 필요하기도 했다. 술안주보다는 가장 식사에 가까운 크로크 무슈 주문. 세금 포함 140.8 홍콩 달러. (동전 없애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결국 또 생김)






Canto Mary... 공짜 아니면 시도도 못할 맛 😶‍🌫️
Bloody mary 레시피의 토마토 주스 베이스 + 타바스코 소스에 추가로 간장 같은 각종 아시안 향신료 넣음. 
쿠폰 설명에는 HKD148로 되어 있었는데 Canto Mary "2.0"이 되면서 이젠 세금 포함 3만원대가 된 칵테일이지만, 그동안 좋은 소리는 못 들은 듯한 바텐더가 솔직한 느낌을 말해 달라고 하는데 weird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옴 🫣 다른 것을 시도해보라고 권하는데, 아마도 이 음료는 다른 칵테일을 새로 시키게 만들기 위한 책략인 것 같았다. 🧙‍♂️
그래도 난 다 마심 ㅎㅎ






햄 외에 소스 안에 고기?같은 게 들어있어서 약간 냄새는 나는 크로크 무슈. 나름 세인트 리지스인데, 홍콩 동네 카페 브런치보다 싸다. 홍콩에서는 이거 사치가 아님. 한 조각 먹은 다음에 사진 찍은 거라서 양도 적은 거 아님. ㅋㅋ

혼자 멍때리는 와중에 갑자기 일반인은 입을 일도 없을 듯한 특이한 재질의 하얀색 정장을 아래 위로 입은 남자가 자신을 줄줄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들어왔다. 그리고는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갔다.

바텐더에게 물어봐서 이름을 알아냈다. 李治廷。배우 겸 가수.
어쩌다 유명인도 보는구만. 사실 누구신지는 잘 모르지만. 😉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알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사진을 남기고 싶었지만 실제로 내 자리 바로 옆쪽에 있어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차라리 멀면 찍겠는데 바로 옆에 있으니 티내기 싫음. 그 사람이야 뭐 그런 거 익숙하겠지만.



나중에 이름으로 그날의 사진 찾아냄. 이런 옷을 입고 있었으니 얼굴을 몰라도 일반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밖에🤣 누가 35도 더위에 이런 옷 입고 다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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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가격으로 알차게 포인트도 적립해서 이제 무료 숙박 1박을 할 수 있게 됐다. 딱 153포인트가 더 필요했는데 여기에서 160포인트 즉시 적립됨. 실용적으로 포인트 채운 것 같다. 어차피 홍콩에선 어딜 가든 밥 먹을 때 돈 꽤 드는데 포인트 주는 식당은 아무 데도 없으니까.

매리엇 앱에 있는 큐알코드 대체 왜 있는 건지 모르게, 한국에서 나는 수기로 포인트 적립하던 시절까지만 식음료 포인트 적립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큐알코드 한 번 읽더니 적립될 포인트가 얼마인지 숫자가 딱 뜨고 즉시 계정에 적립됐다. 
한국도 요즘 이런 방식인지는... 최근 매리엇 이용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








코트야드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 Courtyard Paris Porte de Versailles

 


2019년에 중국 여행 숙박 포함 23만원 정도 쓰고 받은 Marriott 25,000포인트 상당 호텔 무료 숙박권이 있었는데 원래 유효 기간은 2020년 4월까지였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여행이 불가해지자 Marriott에서 몇 차례 유효 기간을 연장해 준 끝에 최종적인 유효 기간은 2022년 6월 30일이 되었다.  

해외여행 길이 막혔는데, 서울에서 25,000포인트 무료 숙박 호텔은 모두 별로라서 숙박권을 2019년 4월에 받은 이후 3년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쓰면 St. Regis나 Ritz Carlton에 갈 수 있는데 서울에서 courtyard나 Aloft를 전전하자니 너무 비교되어 아까웠다. 2019년에 중국에서 쓰고 돌아왔을 걸 하고 후회를 몇 번이나 했다. 게다가 메리어트가 2022년 3월 29일부터 25,000포인트 같은 획일적인 무료 숙박 조건을 폐지하고 유동적 포인트 제도로 바꿔서, 날짜에 따라 요구 포인트가 변하니 계획을 짜기가 어려워졌다. 

그후 파리 여행을 하게 되어 검색을 해보니 21,000 - 23,000포인트가 필요한 몇몇 호텔이 보였다. 물론 파리 시내가 아닌 근교 도시 위치지만, 파리는 차라리 변동 포인트제 덕에 내가 이익을 보게 된 곳으로 예전에는 파리에서 25,000포인트로 숙박할 수 있는 곳은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40,000포인트를 Moxy의 11m² 좁아터진 방에 써야 하는 곳이 파리. 


Marriott 무료 숙박지 중에 롤랑가로스 경기장과의 거리 때문에 선택한 곳은 Courtyard Paris Porte de Versailles. 베르사이유 궁전과는 관계가 없고 이번 여행에서 내가 대부분 숙박하게 되는 Issy les Moulineux에 위치해 있다. 사실 파리 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시 경계선 근처에 있기 때문에 1분 걸어가면 파리 15구다. 2019년 12월에 신축으로 오픈해서 파리에서는 상당히 새 호텔에 속한다(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지 않는다는 뜻😁). 게다가 호텔 오픈과 코로나 시기가 겹쳐서 여행자가 평소보다 드물었을 테니 때를 덜 탔을 듯한 느낌도 있다. 롤랑 가로스 기간 중 취소 불가 가장 싼 요금이 23만원 선으로, 23만원 쓰고 받았던 숙박권으로 다시 23만원 짜리 숙소를 무료로 이용하게 되니 알차게 잘 이용하는 셈. 

IHG는 포인트 숙박 시에 아무 안내가 없었지만 체크아웃할 때 도시세 2.88유로를 결제했던 것과는 반대로.... 여기 코트야드는 포인트 예약 시에 줄기차게 세금에 대한 안내가 나왔지만 정작 체크아웃할 때 그냥 가라고 했다.


가장 가까운 대중교통 정류장은 지하철 12호선/트램 2호선 Porte de Versailles역으로, 도보 5분 정도 걸린다. 여기는 서울의 코엑스같은, 대형 전시장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트램 2호선일 경우, 내려서 어두컴컴한 다리 밑 대로를 건너 호텔에 걸어오는 수고를 피하기 위해 다음 트램역인 porte d'Issy역에서 내리면 도보 4분 정도. 파리는 시 자체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대중교통 정류장간 거리가 가까운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호텔 옆옆 건물이 까르푸시티 수퍼마켓이라 장보기 편하다. 농심/오뚜기 이런 류는 아니지만 한국 맛과 똑같은 컵라면(Mr.Min)도 팔고 있으니 참고. 한국인이 많이 사는 파리 15구 바로 건너편이기 때문에 이런 상품도 파는 게 아닐까 짐작함.

스탠더드룸 22m² 정도로 파리 경계를 벗어났기 때문인지 방도 넓은 편이다. 사실 서울에서 4성 호텔이 22m²면 좁다고 불만이 나오는데 파리에선 넓은 방으로 분류된다 ㅎㅎ. 그리 높지 않은 건물인데도 '에펠탑 전망'이라며 에펠탑 스위트를 보유하고 있던데 에펠탑이 얼만큼 보이는지 궁금. 호텔 근처에서 출발하는 80번 버스를 타면 20분이면 에펠탑 부근에 도착한다.



가장 무난한 호텔이라 생각하고 가장 마지막 롤랑가로스 결승일에 예약해 둔 이 호텔이 사연 많은 호텔이 되었다.


준결승 때 체크인을 못해서 옷도 못 갈아입고 경기장에 가야했기 때문에, 결승날엔 얼리 체크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marriott에는 아무런 엘리트 등급이 없었고 내가 요구해도 받아들여 질 것 같진 않았다. 준결승 때 점심을 먹고 경기 시작 시간 맞춰 경기장에 가보니 입장하는데도 사람이 몰려 엄청 오래 줄을 서야 했고, 대회 막바지에 이르자 기념품샵도 건물 밖에까지 줄이 늘어서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결승날은 재빨리 점심을 챙겨먹고 경기 시작 시간보다 훨씬 일찍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야 줄 안 서고 티켓을 받은 뒤에 기념품샵에서도 쾌적하게 뭐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courtyard 숙박 전날 온라인 체크인을 해두자, 당일 아침 일찍 너의 방이 준비되었다고 알람이 왔다. 으하...너무 기쁘다. 일찍 체크인하고 경기장에 가야지.


체크인할 때 "너 포인트로 예약했구나. 너의 loyalty에 감사" 라는 말을 들었을 때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방에 올라가보니.... 또 커넥팅룸이었다. 아휴, 바로 어제 커넥팅룸에서 "Lorenzo~" 를 찾는 옆방 아재의 목소리를 바로 옆사람이 말하는 것같이 듣다 왔는데...😖 다시 내려가서, 커넥팅룸 문 사이에는 언제나 틈이 있고 그 사이로 소리가 샌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 방을 바꿔달라고 했다. 


솔직히 맨날 "풀북이다" , "바꿔줄 방이 없다" 라고들 하지만 방이 있는 거 다 안다. 그런 것에 비해서도 엄청 오랜 시간 계속 키보드만 두드리더니, 한참 만에야 새로운 룸 키를 내놓았다. 그런데 올라갔더니... 이게 뭐야? 또 커넥팅룸이다. 😡 가방을 줄줄 끌고 다시 로비로 내려갔다.

"뭐냐? 또 커넥팅룸? 오늘밤 내 옆방에 아무도 안 들어온다는 걸 보장해야만 난 여기에서 숙박할....."

웃기게도 직원이 이미 준비해뒀다는 듯이 곧장 키 카드를 내민다. "이 방은 커넥팅룸 아니야."

진짜 장난하나. 그러면 진작 이 방을 줬으면 되잖아?


어휴.... 분노를 삭이고 다시 올라왔더니 나름의 업그레이드는 해준 듯 하다. 이전 방에는 없던 욕조가 있고 세면대가 두 개 있는 방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느라 1시간 가까이 지체되어서 결국 점심을 못 먹고 쫄쫄 굶고 롤랑가로스 경기장에 갔다. (롤랑가로스 내 매점 줄까지 엄청 길어져 엄두를 못내다가, 나중에 경기장 꼭대기 매점에서 샌드위치를 사기 전까지 배고파서 진짜 고생함 ㅜㅜ )


새로 생긴 호텔이라 시설도 좋고 깨끗하고, 덕분에 욕조 목욕을 해서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었지만 체크인 때 이런 일이 생기니 인상이 좋을 수가 없다. 파리의 4성 호텔에는 꼭 뭔가 하나씩 없었던 냉장고, 커피포트(캡술커피 외에 추가로), bathrobe, 1회용 슬리퍼, 와인 오프너까지 전부 있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체크인 직원이 인상을 다 망쳤네.

방을 일찍 받았는데 뭐가 불만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세 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한 게 기존의 체크인 시간과 안 겹쳤기에 그 정도인 거지, 만약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체크인 시간에 이런 일이 있었으면 한 번 내려왔을 때마다 수십분씩 줄을 서서 결국 1시간 넘게 지체되었을 수도 있다. 😑 다들 줄서 있는데 새치기를 할 순 없는 일이니 나도 다시 줄서서 세 번을 기다렸을 거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 호텔 후기를 보면 요즘 '체크인 하는데 너무 오래 기다렸다' 이런 후기가 꽤 보인다. 

또한 "4일을 머물렀지만 청소 한 번 제대로 안 해줬다"류의 후기도 꽤 보이는데 많은 나라가 현재 겪고 있는 상태로, 항공사/호텔이 코로나 때 줄였던 인력을 미처 확충하기도 전에 여행객들이 다시 늘어나서 여행객들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다. 하지만 이 호텔은 1박에 30-40만원 받는 곳, 이런저런 핑계 대신 거기에 걸맞은 노력을 했어야 한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본 이 호텔 후기가 콱 박힌다. " Happy to charge clients a high price but not employ enough resource to service." 말투가 '돈은 돈대로 비싸게 받아먹고 직원 채용할 돈은 없냐" 딱 이 느낌. 


대부분 파리 시내 중심부 관광을 위해 파리를 방문하기에 이 호텔을 외곽지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시*컨벤션 등을 위해 파리에 방문한다면 Porte de Versailles 전시장을 바로 근처에 둔 이 호텔은 그 방문 목적에 잘 부합하는 곳이다. 그런 출장 수요를 노린 것인지 도로 뒤쪽으로 꽤나 크게 지어져있으며 긴 복도로 이어진 꺾어지는 구조로, 밖에서 보던 건물 크기보다 한 층에 방이 굉장히 많은 호텔이다. 구불구불 복도를 돌다가 깜짝 놀랐다.



일찍 내 방을 준비해준 건 정말 감사하지만... 정오가 되기 전임에도 커넥팅룸 키를 두 번이나 나에게 내밀 수 있었던 건 그 방이 인기없고 보통은 비어있는 방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낼 수 밖에 없었다. 

방 교체 소동만 아니었으면 롤랑가로스 결승전날 얼리체크인으로 완벽하게 기분 좋은 호텔로만 남았을 텐데 나도 아쉽다.





↑7층 갔다가 6층 갔다가 마침내 5층... 세번째로 받았던 방. 기본에 비해 욕실 시설이 좀 더 좋다.



숙박 후 courtyard에서 보내온 feedback 양식에 자세하게 써서 보냈더니 나름의 긴 답장은 보내왔다. 자기들은 Connecting room 사이의 방음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며 정기적으로 테스트를 한다고. ('정기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바로 소음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잖아. 뭐 녹아내리는 소재의 방음재라도 쓰는 건지??🧐) 하지만 또다시 커넥팅룸을 준 직원 실수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나에게 커넥팅룸을 배정했다는 사실보다 두번째에도 커넥팅룸을 줘서 6-7층을 왔다갔다 하게 만든 것에 대한 불만 feedback이었는데.

"I would like to bring to your attention that we are extremely careful regarding the insulation of our connecting rooms which have two doors to avoid the sound diffusion. We also regularly test the good insulation between our communicating rooms."

몇 분 테스트 해보는 거 말고 하룻밤 내내 머물러봤냐고 물어보고 싶네. 🧨 룸 업그레이드 대처가 훌륭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더 이상 이의 제기는 안 할 거지만. 

나도 이전 호텔에서 밤 9시에 갑자기 옆방 아저씨가 "Lorenzo~ 내 방으로 와라. 너 어디냐" 타령을 5분 넘게 하기 전까지는 그 방 방음이 완벽한 줄 알았었지...🤦‍♀️ 엘리베이터 바로 옆방인데도 엘리베이터 소리조차 안 들리던 방이었기 때문에.







서울의 해돋이 명당 호텔 - 코트야드 보타닉 파크 🌄🤗



파크뷰 방향 방이 동쪽 통유리창으로 되어있어서
해돋이 관찰하기에 좋다.

호텔 소개는 ↓





해뜨기 전, 가장 아름다운 하늘 색깔의 조합.




천천히 관찰하고 있으면 해가 조금씩 올라온다.
선글라스 있으면 좋을 듯.
폰 카메라 화면으로 지켜보면 그렇게 눈부시지 않다. 




일기예보에 해뜨는 시각이라고 예보된 시각 정도에 정확하게 해가 올라오니,
코트야드 보타닉 파크에서 파크뷰 방향 방에 머무를 때 그 시각 전후해서 커튼을 열고 지켜보면 좋을 듯.


사실 일생에서 해뜨는 순간 지켜보는 거
흔한 일이 아니다.





코로나 시대에 조용한 카페 찾기




지금은 명동에 관광객이 거의 없지만 중국인/일본인 등등 관광객과 한국 사람들까지 바글바글하던 시절엔 
명동 어디를 가더라도 조용한 카페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명동은 교통도 편하고 주위엔 많은 것들이 있어서 좋은 약속 장소이긴 한데...

시장 바닥과 같은 소음 속에서 친구와 겨우 겨우 대화를 나누던 곳이 바로 명동 지역 카페. 외국 관광객은 주중/주말을 가리는 것도 아니므로 언제 가더라도 목청껏 소리를 높여야 앞사람 말을 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던 카페가 태반.
그래서 찾아낸 대안이 바로 호텔의 로비 바였다.


미끼 상품(?) 같은 것으로 비교적 저렴한 음료를 팔고 있는데도, 호텔은 비쌀 거라는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인적이 드물었다. 특히 명동 입구의 aloft 호텔의 2층 W xyz바는 커피를 세금 포함 6000원에 판매했었는데 조그마한 과자 한 조각도 같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스타벅스, 커피빈에선 쿠키같은 것도 없이 4~6000원대 음료를 파는 걸 생각하면 크게 비싼 것도 아니다. +1000원 정도 더 주고 친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적 드문 조용함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면 그 정도 비용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전면적인 락다운 없이도 어느 정도 코로나 방역을 해내고 있는 한국. 덕분에 사람들도 무뎌져서 카페에 가면 다닥다닥 앉은 사람들이 그득하다. 위험도가 낮은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다들 착용하고 다니지만 더 위험한 음식점, 카페에서는 마스크를 할 수 없는 아이러니.

그래서 역시 사람들이 적게 몰릴 곳을 찾아야 한다. Aloft의 W xyz바도 커피 가격을 6600원 이상으로 올렸기에 이번에는 서울역 근처 four points 남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회원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그리고 명동 aloft바는 2층이지만 포포인츠의 로비 바는 19층이라 전망도 좋을 것 같으니...

# 내가 방문할 당시에는 포포인츠 남산이었으나 8월 25일부터 포포인츠 서울역으로 변경.


포포인츠 서울역은 서울역 12번 출구 쪽에서 연결되어 있고 로비가 19층에 위치한다. 
---->이 곳은 2021년 11월 이후로 19층에 스타벅스가 들어서게 된다. 어딜가나 사람이 너무 많은 '스타벅스'의 대안으로 찾아낸 곳이었는데, 그곳이 바로 그 '스타벅스'가 되어버리다니... 💁 아마도 로비 바의 영업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동안 골치였었나보다. '비교적' 저렴하고 좋은 프로모션 많았는데 홍보가 안 됐나봐.
아래 글은 "2020년에는 여기가 이런 분위기였다" 정도로 그냥 참고. 

(2020년)
사실 오후 5시경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어라, 이건 내가 예상한 게 아닌데' 싶어서 당황했었고 직원 응대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다. (😡 사실 직원의 대처는 아쉬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내가 바라던 조용한 카페가 되었고, 직원들도 친절해졌다.

확실히 일반 카페보다는 좌석 간격도 넓은 편이고, 내가 앉았던 창가 자리의 모습은 찍지 않았지만 창가 좌석도 있어서 사람들과 간격을 더 유지하며 서울역을 오고 가는 기차들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창가 좌석에서 보이는 풍경


(2021년 추가) 새로 생긴 스타벅스는 이런 뷰를 활용하지 않고 서울역 방향 통유리창쪽에 주문받는 곳을 배치한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으로, 방문객들은 이 전망이 보이는 자리에 이제 앉을 수 없다. 고층이라는 장점을 애초에 이용할 의도는 없었나보다.



↪호텔 공식 사이트에서 볼 수 있었던 사진.


 
역시 '미끼' 상품 🤗ㅡ 프로모션 메뉴가 있다.
 
  




땡모반이나 논알콜 모히또가 6000원.
스타벅스에서도 여름 프로모션 메뉴로 라임 모히또 티를 6100원~에 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역시 이 곳도 한국 카페 물가에 비해 비싼 것이 아니다.
해피 아워도 있고...
(단, 위 프로모션 메뉴는 회원 할인/적립 제외)

홍차류는 7000원, 국산 생맥주 한 잔은 6000원대부터. 프로모션 메뉴 외에 다른 메뉴는 회원 할인/적립이 가능하다. 나의 경우 Bonvoy 적립에 3주 정도 걸렸으니 느긋하게 기다려야 함.








이 전망은 사실 19층 화장실 통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는 풍경 ㅎㅎ
호텔 룸에 숙박해도 정작 이 화장실보다 좋은 전망은 드물다는 소문이 있다.😆





방 배정의 중요성 - 목시 인사동 Moxy Seoul Insadong




서울에 있는 호텔 중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남은 호텔이 있다.
코트야드 남대문인데, 이유는 두 번 숙박했는데 가장 저렴한 방을 예약하고도 두 번 모두 2-3단계를 건너 뛰어 34m2 /53m2  타워뷰의 넓은 방들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역시 사람은 좋은 전망을 지닌 넓은 곳에서 지내면, 다른 것들을 평가할 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 너그러워진달까.



지난 5월에 근처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가, 밖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을 배정받아서 호텔에 대한 인상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졌던(?) 목시 인사동.
https://mori-masa.blogspot.com/2020/05/moxy-seoul-insadong.html 

이번에는 5만 원대의 저렴한 비용에도, 밖이 잘 보이는 9층 방에서 머물게 되어 호텔에 대한 인상이 더 밝아졌다. 유리창에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비바람이 쎈 날이었지만 그래도 창밖이 보이니 훨씬 더 좋았다.

8층 방 전망 사진도 본 적 있는데, 고작 한 층 차이에도 그래도 9층이 나은 듯. 어느 방에 머물게 되느냐가 그 호텔에 대한 평가에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원래 어둡고 흐린 날이었지만, 내가 사진을 좀 더 어둡게 조정함.



🏢

이번에는 업그레이드 받아서 superior 더블룸. 20m2
Elite status를 갖고 있지 않아도(나처럼) 웬만하면 업그레이드 많이 해준다던데 저번에는 정말 방 여유가 없었나보다.



수피리어는 스탠더드(3층-7층)에 비해 높은 층에 위치하고 넷플릭스 시청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방 크기나 다른 설비는 모두 같다. 





목시 인사동의 더블룸은 익선동 한옥골목의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방이다. 즉 북향. 
만약 관광객이라면 한국의 옛동네에 왔다는 기분이 제대로 전달되는 방. 더블룸이라도 좀 더 고층을 배정받아야 이런 전망이 확보된다. 층이 낮으면(스탠더드룸) 역시 건너편 건물만 보인다고 함. 
트윈룸은 동향/서향으로 다른 뷰를 볼 수 있다.

익선동 한옥골목이 보이는 방향인 더블룸은 바로 앞 거리의 포장마차의 왁자한 소음이 늦은 밤까지 들리는 단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비바람이 심해 먹자골목이 제대로 운영이 안 되어서 수피리어룸 높이까지도 소음이 올라오는지는 '다행히' 체험하지 못했다.






으잉? 광각렌즈로 찍어서 벽이 휘어버림.
내가 저번에 묵은 트윈룸과 더블룸에는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 더블룸은 욕실 입구가 개방형이라는 단점이 있다. 물론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화장실 공간을 가르는 유리 미닫이문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침실쪽으로 오픈된 공간인 셈이라 소리는 다 넘어온다고...🙄
그래도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변기가 있어, 비슷한 급의 호텔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편리함 제공✅






목시보다 상급의 호텔에서도 깜빡(?)하는 걸 본 디테일인데...
여기는 머리맡에 조명 조절, 파워 아웃렛이 침대 양쪽 모두에 준비되어 있다. 더블룸에서 이런 걸 한쪽에만 설치한 호텔을 종종 보는데, 그런 룸은 둘이 숙박할 때 불편하다. (단, 온도 조절기는 이 사진은 반대편쪽에만 설치되어 있기는 하다. 방 온도에 예민한 사람이 그쪽에 자면 될 듯 🧐)


저번에 목시에 왔을 때는 근처에 다른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기도 했고, 코로나 사태 초기 거의 석달간 외부 활동을 최소화한 뒤의 첫 외출이어서 '경계를 풀지 않느라' 내 방에만 콕 박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는 그래도 목시 호텔의 특징인 2층 공용 공간에 다녀와 봄.






목시는 모바일 키를 이용한 비대면 체크인&아웃이 가능하다고 광고하는데, 사실 감염 전파 통제를 위해 공공시설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한 요즘 시점에서 비대면 체크인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1층 key drop box에 키 키드 반납하는 것으로 비대면 체크아웃은 가능)

이번에는 모바일 키도 써봄. 블루투스 켜고 매리엇 앱에서 모바일 키 부분을 필요한 곳에 가져다 대면...






화면이 이렇게 바뀌면서 이곳저곳 출입이 가능해진다. 외출할 때마다 키 카드를 챙기지 않아도 방에 출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방 번호 인식을 할 때는 잘 읽히지 않아서 효율성이 좀 떨어지기는 했다. 2층 공용 공간(Moxy pick-ups)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출입구에서 키를 사용해야 한다. (건너편에 운동 시설도 얼핏 보임)






목시는 '로컬 커뮤니티' 스타일의 호텔이라고 한다. 목시 인사동의 디자인을 맡은 분의 기사에서 읽은....
호텔에 모든 설비를 갖추기보다 시설을 최소화해서 호텔 비용을 줄이고, 관광객이 직접 지역 사회에 나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선택해서 누리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코로나 이후 조식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으나, 그래서 목시는 원래 조식을 샌드위치 등으로 간소하게 운영했고 조식당과 카페 등등을 겸하는 2층 공간은 외국의 시설 좋은 유스호스텔 같은 곳에서 보던 그 분위기. 





목시는 이런저런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지만
오픈 초기에 코로나에 직격을 맞기도 했고...
보통 제주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 갈 때나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다같이 공용 공간을 나누는 것을 기대할 뿐, 
호텔에 오면서 이런 'social' 분위기를 기대하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해서 여기는 늘 텅 비어 있다.

아마도 인사동이라는 위치상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거린다면, 서로 정보 교환을 위해 매일 밤 다국적 만남의 장이 펼쳐질 곳이 되겠지만.







늘 커피와 차 등을 내려서 마실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고, 자판기도 있어서 간편식을 사서 데워먹을 수 있다.
지하층에는 역시 호스텔처럼 세탁 공간과 라커 등이 준비되어 있다.

로컬 커뮤니티 스타일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바깥 카페에 가지 않아도 🙂 이곳에서 계속 커피나 차를 조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해도 좋은 곳.






이것저것 새로운 개념으로 많이 준비해놓은 호텔인데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고, 
'열린 사회'를 준비한 이 호텔을 내가 첫 방문에서는 '닫힌 마음'으로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말이 많던데, 이렇게 타인과 섞이는 공간은 앞으로도 계속 인기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공용 공간은 전세계 목시의 공통 설계인데,
판데믹이 장기화하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전염병이 속출한다면....
브랜드 컨셉트를 바꿔야할 지도 모른다.😔



두번째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설비가 꼼꼼했고 장점이 많았던 호텔.
이번에는 다행히 조용하게 머무를 수 있었지만
사실 층간 소음이나 옆방 소음에 취약한 호텔로,
방 배정의 운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옆방에 머무느냐, 야행성 손님이 늦은 밤 바로 위층에 입실하느냐...이런 것이 만족도에 꽤나 영향을 미친다.


또 하나는 현재 하우스키핑 인력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야간에 이런저런 민원 사항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한 추가 물품이 있으면 16층 리셉션으로 직접 받으러 올라가야 하는데, 전화받을 시간도 없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고 있는 직원을 보니 안쓰러웠다.
'서비스가 부족하다'라는 생각 대신에 '다들 힘들구나. 코로나 시대의 여파인데 다들 같이 이 고비를 넘는 중이구나'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목시 인사동 건너편에는 5년 전/3년 전 생일 때 내가 묵었던 이비스 인사동이 보이는데, 밤에 최상층 5개 정도의 방에만 불이 켜진 게 보였다. 직원들 인건비는 제대로 나올지...

나도 걱정할 게 많은 인생이지만
다들 어렵게 이 시기를 넘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많이 들었던 종로의 하룻밤.



















목시 서울 인사동 Moxy Seoul Insadong




오래 전 회사 다닐 때, 
갑자기 믹스 커피 한 잔 하고 싶어지면... 내 커피 타러 가려해도 옆언니에게 먼저 "커피 마실 생각 있어요?" 하고 꼭 물어보고 가야 되고, 그런 과정없이 혼자 본인 커피만 싹 타가지고 오면 뭔가 '공동체 정신'이 부족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분위기가 싫었다.

그런데 몇달 전에 "처음 만난 젊은 애들" 몇몇과 잠시 카페에서 같이 시간을 보낼 일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아무에게도 '마실 생각들 있냐?' 안 물어보고 자기 커피와 케익만 사와서 혼자 먹는 걸 보니...뭔가, 어?!?! 하는 마음이 드는 나를 발견했다. 먹을 생각 없냐고 안 물어봐서 놀란 게 아니라(난 커피를 거의 안 마시므로), 진짜 이제는 저런 사람이 있구나...하고 놀랐다. 그런데 그렇게 문화가 변한 걸 내가 그제야 알았던 것인지 궁금하다.

늘 자기 마실 커피는 자기 혼자 챙기면 된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진짜로 남에게 안 물어보고 자기 혼자만 마시는 사람을 보니... 요상하게 두드러져 보이긴 했다. 오옹? 사회 문화가 정말 변했구나, 하면서 새삼 놀라는 나를 발견했다.



#moxyhotel #atthemoxy


나에게 또 한 번 위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준 곳이 목시 인사동이다. 2019년 12월에 개관한 새로운 호텔. 
여태 호텔과 조금은 다른 형태로, '밀레니얼🤳' 감성이 여기저기 뚝뚝 떨어지게 만들고, 티셔츠와 바지 차림의 직원이 응대해 주는 곳.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서로 마스크를 쓰고 만나게 되어 다른 표정 언어를 정확히 받아들일 순 없었지만.... 이 호텔 직원들의 무뚝뚝하고, '날 귀찮게 만들지 마라' 같은 태도는 '이게 요즘 호텔 분위기인가? 내가 꼰대가 됐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예전에는 꼰대라는 단어가 내 글에 포함되는 것조차도 싫었는데, 이젠 술술 나오는 거 보니 진짜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

나는 비행기 기내에서도 아시아계 항공사의 미소와 저자세는 부담스럽고 그냥 미국 항공사류 딱딱한 서비스에도 만족하는 편이다. 호텔 직원의 과잉 감정 노동 서비스에도 부담을 느껴왔지만, 너무 무뚝뚝한 이 호텔 직원(한 명 정도 빼고)을 보다 보니, 그동안 웃으면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호텔 직원들이 얼마나 기분 좋게 해줬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쿠울~하고 무심하게'로 서비스의 기조가 변하는데, 내가 너무 옛날 사람이 됐나? 😏
목시는 '밀레니얼 세대' 감성에 맞춘 브랜드라고 하는데, 역시 난 밀레니얼은 아니었던 거야...


1층 공간을 뒤로 하고 이 건물의 최고층인 16층으로 올라가면 체크인을 할 수 있다. 모처럼 연휴 기간이라 사람이 많았는지, 방 정리가 안 되어 방 배정이 늦어지고 있었다. 객실은 3층-15층에 위치.

두 달 전쯤 이 호텔을 예약했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화해 취소를 한 적 있었는데, 그때 전혀 친절하지 않은 전화 응대 때문에 좀 놀랐었다. 그런데 실제로 와 봐도 직원들이 좀 무심한 게 이 호텔의 분위기로 느껴젔다. 나를 체크인 해 준 직원 한 명은 너무 친절했지만, 나머지에겐 알 수 없이 적대적이고 시큰둥한 느낌을 받았다. 




목시 브랜드의 특징은 bar의 한켠에서 체크인이 진행되는 것으로, 체크인 시 모두에게 웰컴 드링크가 제공되어 기다리는 시간을 음료와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은 장점.
시원한 옥외 공간도 보인다.
  


종로3가역 4번 출구 바로 앞, 바로 근처에는 고층건물이 없어서 시야가 트인 곳.
종로의 여러 유명한 건축물들이 보이는 좋은 위치를 십분 활용한 루프탑 바가 16층에 있지만, 웰컴 드링크로 안 되고, 꼭 Bar 메뉴를 주문한 사람만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나는 사진 찍으러 나갔다가 주의를 듣고 다시 안으로 들어옴 🤗







실내로 다시 들어오고 나서야, 메뉴 주문 없이는 야외 바를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은 게 보인다...🤯 야외는 오후 2시부터 운영한다고 되어있다. 나말고도 다른 외국인 팀도 나왔다가 직원에게 주의 듣고 들어오는 걸 보았다. 겨울엔 나가서 웰컴 드링크 마실 수 있다고 해도 아마도 다들 안 나가겠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나같은 사람 때문에 직원이 출입 막느라 계속 바쁠 듯.

2층에 숙박객을 위해 따로 카페처럼 꾸며놓고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공용 공간이 있으니 바 공간 추가 개방이 필요없기도 하고, 루프탑 공간은 호텔 직영이 아닌 누군가의 사업장같기도 해보인다. 그래서 단순 숙박객은 이 자리를 쓸 수 없나보다. 
(7월에 재방문을 해보니 저렇게 안내문 붙은 것은 사라져있긴 했다.)

방 정리가 늦어져 20여 분 대기한 끝에, 방을 받았다. 예약 시에 늘 높은 층을 요구해왔고 대부분 잘 들어주는 편이었는데, 이 호텔에서는 5층에 배정. 🏢
원래 층수가 낮은 호텔이 아닌, 15층 이상 객실이 있는 호텔에서 고층이 아니라 이렇게 낮은 층을 받은 것도 오랜만인 듯.
게다가 내 방은 5층일 뿐만 아니라...




창 밖이 곧바로 옆건물이라서 전망이랄 게 하나도 없는 어두컴컴한 방.





내가 3년 전 현재 목시 위치의 건너편 호텔에서 찍은 사진인데, 파란 동그라미가 현재 목시 자리이고 건물 공사 전이라 자리가 비어있다. 그 옆 진회색 건물이 10층 규모의 makers hotel인데 16층의 목시가 2019년 완공되면서 이 건물과 딱 붙게 되어, 트윈룸 중에 동향 창을 가진 11층 이하 방은 옆 makers hotel의 검은 벽만 보이게 된 것이다.

스위트를 제외하면 스탠더드 - 수피리어 2단계 등급이 있는 이 호텔에서, 내가 낮은 등급을 예약한 건 맞지만... 이 정도로 막힌 전망을 가진 방이 있다면 방 등급을 2단계보다 3단계 정도로 추가 구분해서 이런 방은 더 저렴하게 방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저가 호텔들은 有窗/无窗-> 밖이 보이는 창문 유무를 꼭 구분 표기해서 방을 판매한다.)

대부분의 호텔이 트윈룸을 전망이 좋지 않은 곳에 배치하거나 낮은 층에 두지만, 그래도 같은 스탠더드 등급인데 이 방향 룸을 받은 사람의 불운은 쩝....호텔에 숙박할 때 이런 창밖 풍경을 기대하는 사람은 밤에 들어왔다가 잠만 자고 나가는 사람밖에 없을 것이므로 꼭 사전에 미리 방의 특성을 표기해서 판매하거나 프론트 데스크에서 고지를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가끔 전망이 너무 별로면 방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었지만, 어차피 만실이 아니어도 "핑계처럼" -연휴라 만실이어서 방 여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흔하고 (이미 체크인 시에 옆 고객이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을 봤음), 다른 방이 정리되려면 또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여기서 하루를 지내기로.





광각 렌즈로 찍어서 어느 정도 넓어보이지만, 사실 컴팩트하고 좁은(20m²) 방. 그래도 갑갑한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방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침대 크기도 그리 크지 않다. 침대 하나가 둘이 자기에도 충분해서 사실상 4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트윈룸도 있지만 이곳은 침대 폭이 좁음.



침대 사이에 마스터 조명 제어와 파워아웃렛, usb포트도 있어서 편리.
침대도 퐁신퐁신 포근했다. 거위털 이불인지..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그 특유의 냄새가 나는 건 별로였지만 더울 정도로 엄청 따듯해지는 이불. 온도 조절기까지 침대 머리맡에 있어서 편하다.






이 방을 선택하기 전, 트윈룸의 사진만 봤을 때 출입문 바로 옆에 침대 머리맡이 있는 구조라서 안정감이 없지 않을까 했었는데 막상 지내보니 문앞이라는 게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문이 육중하게 열리고 닫히는 편인데, 그래서 다른 방 사람들이 드나들 때에도 쾅 쾅 문 여닫는 소리가 좀 들린다.

호텔에서 침대는 출입문에서 가장 먼 곳에 두는 게 보통이지만, 목시 서울 트윈룸은 입구 바로 앞에 침대를 놓는 흔치 않은 설계를 해서 20m² 넓이의 룸 치고는 욕실 공간을 더 크게 확보한 느낌이다.



메리어트 공식 앱에서 볼 수 있는 사진



목시 서울 트윈룸은 대부분 전망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신 거울이 미닫이 문이 되어 화장실 공간이 차단된다는 장점(?)이 있다. 더블룸에는 세면대 공간과 외부 사이에 단절되는 문이 없다. 더블룸 설계상 침대쪽에서는 세면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세면대/변기/샤워부스를 각각 문으로 닫아서 차단이 가능한 깔끔한 설비의 화장실. 고정식 샤워기가 아닌 탈부착식이어서 편하고, 레인 샤워도 구비되어 있다. 샤워 시에 개인 세면용품을 놔둘 수 있는 거치대가 넓어서 편리하다. 목시에선 바디 로션만 소형 용기에 제공되고, 나머지는 큰 통에 담겨있다. 앞으로는 모든 호텔이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이렇게 해야 된다고 하던데...난 조그만 토일레트리 모으는 걸 좋아해서 좀 아쉽긴 하다.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저런 공용 용기에 담겨있는 욕실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챙겨온 토일레트리🧴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샤워부스에 철제 바구니 같은 재질의 거치대가 달려있으면 그 사이로 조그만 샴푸통이 빠져나가거나 삐딱하게 사이에 끼여있는 경우를 많이 겪었는데, 이곳의 안정감있고 하얀색 깨끗한 거치대가 맘에 들었다.

심지어 거울까지 있어서 샤워 부스 설비는 여태까지 호텔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괜찮았음. 솔직히 나에겐 거울까지는 필요없었지만 🤗 만약 샤워하면서 면도를 하는 남자분이 있다면?? 아주 편할 것 같다.







전세계 목시 호텔의 특징적인 설비 -- 접이식 의자나 탁자 등이 벽에 걸려 있다. 공간을 잡아먹는 설비를 최소하하는 설계. 서울 말고 다른 나라의 목시 룸 사진에서는 벽에 매우 많은 물건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방이 작은 호텔의 경우, 테이블이 없어서 뭔가를 먹을 때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그래도 테이블과 의자를 구비했다.

옷장 역시 따로 없이, 옷걸이에 옷을 걸게 되어 있는 형태.
전신 거울이 있어서 외출 준비를 하기에 편했지만, 내가 배정받은 방은 자연광이 들어오지 않고 옆건물로 막혀 있어서 자연광 아래 얼굴을 보면서 화장하기는 어려웠다.☻ 자연광이 아닌 어두운 곳에서 화장을 하면, 나중에 밖에 나가서 봤을 때 얼굴이 얼룩덜룩한 경우가 있다.🤢





목시의  핑크색이 방 곳곳에 일관성있게 포인트 컬러로 장식되어 있다. 커피와 티백 등이 준비되어 있고, 아래 수납장에는 샤워가운과 1회용 슬리퍼가 들어있다. 무료 물 2병 제공.





개관 초기에 10만 원대 중반 요금이 책정된 때도 있었는데,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6-7만 원대로 숙박할 수 있다. 직접 방문해보니 6-7만원 대 요금일 경우에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10만 원대 이상을 지불하기에는 그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호텔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 (내가 6만 원대 후반에 예약한 게 최저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5월 중순 드디어 총액 5만원대 등장)

내가 Moxy 브랜드를 처음 인지하게 된 계기도, 뉴욕이나 오사카 등 물가 비싼 대도시에서 가장 저렴하게 요금이 책정되어있는 메리어트 브랜드 중의 하나였기 때문인데... 목시 인사동도 가격대를 높이지 말고 서울의 실용적인 숙소로 자리매김하는 게 좋을 듯하다.

가볍고 신선한 분위기의 젊은 호텔을 지향하는 것이 Moxy 브랜드 같은데(심지어 리츠 칼튼 톈진과 동급의 '메리어트 카테고리 4'로 분류되어 있기도), 목시 인사동은 호텔과 호스텔의 중간쯤 어디엔가 애매하게 위치한 것 같은 느낌. 카페같은 공간, 코인세탁실, 라커 등등 좋은 부대 시설이 많지만 외국의 훌륭한 호스텔에 설치된 그런 시설과 느낌이 비슷하다.

** 2021년 3월 3일부터 카테고리 3로 조정. 




* 장점

- 종로3가역 4번 출구 바로 앞. 종로/광화문쪽 여행 온 사람들에게 참 좋은 위치 
➡️사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왔을 경우에만 가장 편한 출구이긴 하다. 3개 노선이 통과하는 종로3가역이 워낙 크고 복잡해서. 3호선을 타고 왔을 경우, 굳이 4번 출구를 찾아서 나가기보다 차라리 3번 출구로 나와서 지상에서 걷는 게 낫다. 단, 4번 출구는 에스컬레이터지만, 3번 출구 쪽은 계단이 많다. 
- 깔끔하고 예쁜 실내 디자인
- 분위기 좋고 개방적인 체크인 공간(루프탑바)
- 호텔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어서 편리
- 넷플릭스를 즐기면서 얼리체크인-레이트체크아웃을 할 수 있는 패키지 등 여러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다.
- key-less 모바일 체크인도 가능하고, 키 카드를 받았더라도 1층 drop box에 반납하고 간편하게 체크아웃 할 수 있다. 비대면 체크인/아웃이 가능하다.




* 단점

- 몇달 전 전화 응대에서도 느꼈지만, 직접 와보니 퉁명스럽게 느껴지는 직원이 몇몇 있다. 직원 교육이 필요해 보임.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 필요한 추가 물품은 16층 프론트로 직접 물건 가지러 올라가야 함. 하우스키핑 관련 대응이 숙박 내내 느렸던 것은 그동안 코로나 탓에 손님이 줄어서 직원도 줄였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봄🤷‍♀️
- 주차 제한적. 그래도 주위에 도보로 갈 곳이 워낙 많은 곳이긴 하다.


- 옆건물에 의해 전망이 막혀 창문의 의미가 없는 어두컴컴한 방은, 공식 앱에서 방의 상태에 대해 limited view 등으로 더 설명하고 가격대를 낮추는 게 필요해 보임. 서울에 익숙하고 잠만 자러 온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종로쪽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일부러 이 호텔을 예약한 관광객이라면 크게 실망할 듯. 
-16층 규모이고, 각층에 객실이 많지 않은 것 치고는 엘리베이터 두 대의 운행이 너무 느림. 항상 한참 기다려야 함
- 윗층 사람이 늦게 입실하면 윗층에서 저벅저벅 걸어다니는 소리가 한밤중에 다 울림. 마룻바닥으로 인한 층간소음..... 😵
그리고 벽 사이 방음도 별로. 설계상 내 침대 바로 옆 벽과 옆방 화장실이 벽을 공유하다 보니, 사람이 화장실에서 목 긁어내는 소리(카아악 🗣캬아아악~ 🤧😵) 가 다 들림. 윽.








포포인츠 구로 Four points by Sheraton Seoul, Guro




내가 호텔 숙박에 대한 평을 남기면서 쓰기 싫어하는 애매한 단어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에 '룸 컨디션' '비즈니스호텔' , 그리고 '힐링'이라는 단어가 있다.

"비즈니스 호텔 치고는"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이라..." 이런 문장을 많이 보는데, 요즘 나는 솔직히 어떤 게 비즈니스 호텔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나도 2011년경에는 '비즈니스호텔처럼 단정하다' 이런 문장을 썼었다. 하지만 여러 번 호텔에 다니다 보니 비즈니스 호텔이란 게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숙박객 중에 배낭여행/단체여행 관광객이 제일 많이 머무는 호텔이더라도, 방이 작고 시설이 단촐하면 "여기는 비즈니스 호텔인데요." 라는 후기가 많이 보인다. 내 경우에도 2011년에 무심코 쓴 문장을 보면 내 생각 저변에는 '방에 막 샹들리에가 달리고 금장 세면대가 설치된 곳이 아니라 어두운 톤에 얌전한 방이면 여기는 '비즈니스호텔' 이런 게 깔려있었던 듯 하다.

Cnn에서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 명단을 보면, 한국에서는 보통 비즈니스 호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인 리츠 칼튼 두바이, 페어몬트 몬트리올 등이 들어있다. 한국/일본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과 western 쪽에서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은 개념이 다르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긴 하다.




한국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출장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는 무난한 곳' 같은 비즈니스호텔 개념은 토요코인 등을 앞세운 일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어쩐지... 비즈니스호텔 경우처럼, 내가 묘한 거부감이 들어 점점 싫어지는 단어들을 보면 결국 일본어인 경우가 많았다. '버진 로드'나 전기 '콘센트'처럼 영어권에서는 안 통하는 사실상 일본어인 단어들.

영미권에서 생각하는 비즈니스 호텔은 딱 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의 의미와 비슷하게 볼 때도 있다고 한다. 동양권에서 생각하는 출장자를 위한 간소한 호텔이 아닌, 회사 중역급이 찾을 만한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또한 위치로도 구분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여의도 콘래드/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이 이런 구분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비즈니스 호텔을 보는 범위가 달라서.. 
유명 연예인 결혼식이 열릴 수준의 최상위 몇몇개 호텔을 빼면 그외 모든 한국 호텔 후기에 '비즈니스 호텔'에 왔다는 말이 등장한다. 그래서 사실상 서울의 모든 "호캉스" 후기에서 -여긴 비즈니스 호텔이어서- -비즈니스 호텔급에서 예상치 못했던 - 같은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 한국 호텔의 98%는 비즈니스 호텔인 느낌. 출장자의 천국 😇? 

나는 내가 출장을 가서 묵으면 몰디브에 가도 비즈니스 호텔인 거고, 휴양을 하러 가면 도심 한복판에 딱딱하게 서 있어도 휴양 호텔이 되는 거다...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호텔로서도 '비즈니스 호텔'임을 표방하면 한계가 생긴다고 본다. 비즈니스 고객을 위해서도, 유아 동반 고객을 위해서도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결국은 경쟁력이 생길 테니까...

 이 호텔이 비즈니스 호텔이라서 이런저런 특성을 갖는 게 아니라, 3성 - 4성 - 5성의 차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난 굳이 어떤 호텔에 방문하면서 '이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이니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로남불....
프로모션에 낚여 안 해도 될 소비를 하는 사람을 비웃었지만, 숙박하면 보통 받는 포인트의 8배 이상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에 나도 파닥파닥 낚여,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는 포포인츠 구로로 향했다.

2010년 12월에 원래 '베스트웨스턴 구로'로 개관한 곳이었으나 좀 더 규모있는 호텔 체인- 메리어트- 에서 관리를 받고, 고객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2019년 5월에 '포포인츠 구로'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 문을 열었다. '몬드리안 서울'도 운영하는 요진건설이 소유주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내내 주위에 음식점들이 많아서 (깔깔거리-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호텔에 머무르면서 외식하기에도 좋은 입지이다. 위 사진에 얼핏 간판이 보이지만 호텔 1층에 스타벅스와 올리브영도 입점해 있어 편리하다.








예전에 이 호텔이 베스트웨스턴일 때 잠깐 방문한 적이 있는데, 포포인츠로 바뀌면서 로비가 가장 크게 바뀌었다. 산뜻하고 젊어진 느낌.
예약률이 높지 않은지 숙박비가 저렴한 날이었는데, 앱체크인을 하니 금방 방이 준비되었다고 알람이 왔다. 체크인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






엘리트 등급 회원이 아니지만 업그레이드는 종종 받곤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진으로만 보던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표시가 붙은 키 카드 커버를 받아봄.
프리미엄룸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15층으로.

2011년 예전 숙박객들 후기와 비교해 보니, 침대를 좋은 것으로 바꾸고 TV 크기를 키우고 바닥 카페트 시공만 새로 했을 뿐 전체적으로 바뀐 게 별로 없는 방인데도 2019년에 개관한 듯이 깔끔하다. 








옷장이나, 미니바 쪽, 테이블과 의자 등등이 모두 새것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설비들은 모두 예전 2010년 개관 당시의 사진 속 기재들과 똑같았다. 9년 이상 사용했는데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는지 신기...단지, 30m² 넓이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그 정도면 서울 시내 3-4성급 호텔 중엔 방이 넓은 편에 속하지만 그 숫자에 비해서는 크게 여유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 최근 지어지는 호텔에 비해 창이 작은 편이라, 약간 갑갑한 느낌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얌전한(?)분들이 머무른 호텔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콕 같은 도시는 개관한지 6-7년 된 곳에 가보면 유난히 탁자가 패이고, 욕실이 후줄그레해진 곳을 많이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방콕에 오면 여러 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긴장을 풀고 자유분방해져서 그렇게 된다고 난 생각한다. 
물가가 싸다고 생각해서 물건도 마구 쓰는 그런... 



개관 6년이면 탁자가 바스러지는 방콕 스타일~




여기는 포포인츠 구로




전신 거울은 옷장 문을 열면 나온다. 
포포인츠 브랜드는 처음 와봤는데, 여러가지 호텔 어메니티들이 생각보다 세심하게 모두 준비되어 있다. 방 입구 부분은 마룻바닥으로 되어있다.







욕실도 반들반들해서 2019년 재개관을 준비하면서 새로 고쳤나...했는데, 이 역시 2010년 첫 개관시 화장실 모습과 같다. 참 깔끔하게 관리된 호텔인 듯. 매우 작은 크기이지만 욕조가 있어서 피로를 풀기에 좋았다. 단지, 샴푸의 품질이 별로. 머리카락이 뻑뻑해짐.


크고 넓은 침대. 특별히 침대를 좀 더 신경썼다고 한다.
트윈 베드는 저층에만 있으니, 고층 전망이나 도로 소음이 줄기를 원하면 킹베드룸을 예약해야 한다.








사진으로는 느낌이 잘 안 오지만, TV 크기가 꽤 크다(55인치). 베스트웨스턴에서 포포인츠가 되면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는 이미 끝났지만, 혼자 침대안에 포근히 누워서 채널을 독점하고 테니스를 보니 참 좋았다.

로비는 산뜻하게 변신했지만, 사실 방 내부는 너무 딱딱하고 사알짝 촌스러운 느낌이라.... '이런 데를 사람들이 비즈니스호텔이라 부르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별로 쓰고 싶지 않은 단어.

하지만 투숙률이 높지 않은 날이라 숙박비가 저렴했고, 주위 룸에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어서 24시간 가까이 조~용했던 1박을 마치고 나니 "힐링"이 달리 없구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역시 맨앞에서 밝혔듯이 내가 싫어하는 단어인데도. 😁

내가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 이 호텔, 그냥 별 생각없이 묵었는데 의외로 느낌이 좋았다.
(호텔 입장으로는 안타깝지만)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방과 방 사이의 방음이 좋지 않아 옆방 소리가 들렸다는 평도 많았는데, 내가 머무른 기간에는 조용했다. '디지털단지'의 한가운데 있지만, 휴양의 느낌이 컸던 숙박. 









호텔 바로 앞에 공항버스 정류장이 방에서 보인다. 접근성도 좋은 편. 그리고 내 방이 최고층 15층이기도 했고 외부 소리 차단이 잘 되어서 6차선 도로에 인접했지만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얼로프트 강남 같은 곳은 도로 소음이 너무 커서 안 좋았던 것에 비하면.






영화 버드맨의 제목을 끝까지 다 쓰면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이다. 프로모션에 이끌려 '포인트를 모아두는 것은 미래 여행에 대한 준비'라는 생각에서 별생각없이 머무른 곳인데, 이 호텔은 내가 'unexpected virtue'를 발견한 호텔이라고 할까. 후기를 쓰면서 묘하게 이 영화 제목이 생각났다.





* 장점

- 교통 편리. 공항버스 정류장, 2호선 지하철역 등이 가깝고 주위에 다양한 음식점, 상점들이 있다.
-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이마트가 있다. 음식 등을 조달해서 먹기 편리. 외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와서 자잘한 마켓 물건을 쇼핑해가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행 마지막날 머무르기에 참 좋은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잔뜩 쇼핑한 뒤 바로 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떠나면 되니까.
- 개관한지 9년이 넘었고 리노베이션은 조금만 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실내를 유지하고 있다.
- 저렴한 가격에 조식을 제공해준다거나 와인 증정 같은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팔고 있다. 예약 전에 잘 찾아보면 좋다.



* 단점

-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내가 약간의 손해를 봐서 단점 항목으로😢. 서울의 매리어트 호텔 중에 흔치 않게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저렴한 요금 프로모션이 나와서 예약하고 다녀왔는데, 내가 호텔로 가기 전 오전에 확인했을 때만 해도 내가 예약한 가격 그대로였다. 

체크인 하고 나서 오후에 다른 것을 확인하느라 앱에 다시 들어가 보니 몇 시간 만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룸이 나옴.(😱 안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ㅎㅎ) 원래 나는 투숙률에 따라서 숙박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지지해왔지만 그건 역시 내가 이익을 봤을 때였고, 몇 시간 차이로 내가 낸 숙박비보다 더 저렴해지는 것을 보니 조금 아까웠다. 

나처럼 당일까지 취소 가능 요금으로 예약했다면, 체크인 직전까지 앱에서 요금을 확인해보는 것을 권장.





당신도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는, 홍콩 / 심천 국경에서 중국 비자 받기

  서울에서 중국 관광 비자 받는 과정이 무척 귀찮아졌다. 온라인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한참 동안 비자 신청서를 완성하고 비자 접수 날짜를 예약하려 하니 예약이 꽉 차 있었고, 보름에 가까운 여유 시간이 필요해서 나의 출국 날짜에 하루 정도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