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먹지 않는 돼지고기 부분 같은 것이 생기면 아파트 단지 뒷동 쪽에 고양이가 사는 곳에 가서 주고 오곤 했다. 시간이 얼마 흐르자 그들도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저멀리서 나를 발견하고 (냄새로 감지하고?) 달려오는 것도 봤으니까.
그런데 어제 두 차례나 그 자리에 가봤는데도 3마리 정도 있었던 고양이를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다. 조금 섭섭. 사실 미래를 기약하기 힘든 게 길냥이 삶이니...
오늘은 그래서 그쪽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지만 혹시나 해서 북어포를 들고 길을 나섰다. 수퍼마켓으로 가는 길에 어디선가 야아옹 소리가 들린다.
환청인가?
저기 뒷동 말고는 여기 앞동 쪽에는 고양이가 없었는데?
야아옹~
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인데 창문이 열려서 소리가 나는 건가?
아옹~~
발걸음을 멈춰섰지만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서 그냥 가려는데, 익숙한 그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 니가 여기 웬일이야? 자리 옮겼어?
이 고양이가 멀리서도 나를 알아채고 소리를 낸 것이었다. 신기함.
하지만 자주 가던 영역이 아니고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이라 겁먹은 고양이.
내가 준 북어포를 먹었지만 엄청 주위를 경계한다.
배가 고픈지 마침내 내가 사는 동 입구 바로 앞까지 나를 따라온 고양이.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고 거처를 잘 옮기지 않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이러다 내일은 집 현관문 열면 그 앞에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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