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에 내 손 아래에 딱 위치한 고양이는 사람 손길을 너무 좋아해서 나를 가장 잘 따르는 고양이로
다른 사람들이 밥을 주고 있어도 (우리 아파트는 고양이에게 밥주는 사람이 많다) 그 사람을 등지고 나에게로 달려오는 경우가 많은 고양이이다. 물론 나보다 이 고양이와 친분 역사가 오래된 사람들도 있어 보이기는 한다. 한 번은 이 고양이랑 놀다가 그 자리(아파트 가장 뒷쪽)를 떠나 편의점에 다녀와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 고양이가 아파트 가장 앞동 우리집 현관에서 걸어나오고 있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니, 그 사이에 어떻게 찾아 왔지???
처음에는 자기에게 손도 못 대게 했는데, 언제부턴가 궁디팡팡에 중독되어 나를 보면 저렇게 엉덩이부터 들이대는 녀석이다. 먹는 것보다 사람의 손길을 더 좋아한다. 나도 처음에는 길고양이를 만진다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요즘은 친해지니 어쩔 수 없다. 🙈 동네 꼬마 어린이들이 "계피" 혹은 "레오"라고 이름지어서 부르는 걸 봤다. :)
두번째 노란 치즈냥이는 고양이 특유의 묘한 신호를 보내는 고양이로, 대체 나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나를 보면 나무 위에서 헐레벌떡 뛰어내려 오거나 아파트 철조망을 훌쩍 넘어 달려오기도 하는데, 음식을 주는 일이 뜸해진 요즘은 데면데면하게 군다. 나무도 잘 타고 사냥에도 적극적이고 발톱도 잘 세운다. 야생 생활도 거뜬할 것 같은 냥이.
가까이 가면 '아옹'소리 한 번 내며 인사하고, 나와 가까이 있기는 하는데, 툭 건드리면 약간 더 멀리 가서 앉는다. ㅎㅎ 처음부터 위 두마리는 친했고, 내가 노란 고양이를 쓰다듬어도 일명 "계피 aka 레오"는 그렇게 질투하지는 않는다. 소고기와 조기를 잘 먹는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북어포 등은 입에 안 댐. 요즘 빈손으로 가면 거리를 유지하는 걸로 봐서는 나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내가 오래 전 콩알만큼 주었던 소고기에 반해서 계속 기대감에 근처에 머무는 것 같다. 🥩
가장 멀리 있는 턱시도냥은 나를 엄청 따라다니는 고양이이긴 한데, "계피 aka 레오"에게 주눅들어 있다. 턱시도-노란 냥이랑은 서로 싸우긴 하지만 비등비등한 것 같았는데, "계피 aka 레오"는 이 턱시도냥이 나의 근처에 오는 것을 절대 불허해서 하악질을 하고 때려서 내쫓아버리곤 한다. 사실 턱시도냥이 덩치가 제일 큰데 "계피 aka 레오"가 권력 서열이 위인지 그냥 깨갱하고 끝. 그래서 "계피 aka 레오"가 놀이터에 없는 날에만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오늘 사진에는 안 찍혔으나, 역시 치즈냥이인데 절대 사람 근처로 오지는 않지만 내가 종종 음식을 던져주는 사람이란 것만은 인지하고 있는 고양이도 있다. 내가 나타나면 스윽 나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계속 내 주위를 맴돈다. 내가 멀리서 음식을 던지면 시크한 척 하다가 내가 자리를 떠나면 그 음식을 먹거나 입에 물고 사라진다. 절대 내 시야 안에서는 먹지 않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오늘은 눈인사를 하는 것도 봤는데 (고양이는 눈을 한 번 꾸욱 감는 눈인사를 한다) 앞으로 더 친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징은, 매우 억울하게 생겼다. ⬇️ 인간으로 치자면, 눈 앞트임 뒷트임 쌍수를 해주면 인상이 더 좋아질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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